서로를 위할 때 그러하다, 영화 ‘누구에게나 찬란한’
상태바
서로를 위할 때 그러하다, 영화 ‘누구에게나 찬란한’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4.11.15 2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님이 계획하셨기에 ‘찬란’ 할 수 있다

‘찬란’. 그 단어가 주는 느낌은 매우 영롱하다. 하지만 지난 6일 개봉한 다큐멘터리 독립영화 ‘누구에게나 찬란한’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영화 제목처럼 꼭 ‘찬란’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그들이 가진 꿈만큼은 매우 찬란하기에, 꿈을 향해 나아가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믿는다. 하나님이 계획하신 그들의 꿈이 찬란하게 빛날 것을.

영화 ‘누구에게나 찬란한’(감독:임유철)의 주인공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집안이 가난해도 너무 가난한 초등학생들이라는 점과 축구가 너무 좋아 장래희망이 ‘축구선수’라는 것. 오로지 축구만이 자신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그들이다.

하지만 적나라하게 스크린에 다 드러나는 가정 형편을 보면 영화 제목만큼 그들의 삶은 찬란함과 거리가 멀다. 아이들 대부분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저소득층 자녀들이다. 경상남도 지역에 소재하는 아동센터의 도움을 받는 아이들이다. 그 중 축구를 좋아하고 재능도 겸한 아이들을 모아 ‘희망 FC’ 구단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영화 제목만큼이나 팀명 ‘희망’의 의미 또한 반전이 숨어있다. 영화 포스터도, 제목도 그럴싸하지만 현실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100% 거짓이라고는 할 수 없다. 타이틀만큼이나 찬란하고 희망이 넘칠 가능성이 영화 속 그들의 리얼리티에서 속속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나 그들의 부모들이나 축구에 희망을 건다. 축구는 그들에게 삶의 탈출구이자 찬란한 미래를 바라보는 희망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시작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임유철 감독은 6년이 넘는 긴 시간을 그들과 동고동락하며 구단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관객들에게 숨김없이 다 보여준다. 임 감독이 그들의 삶을 조명하며 대중들에게 내놓은 이유는 뭘까? 그건 소외받는 축구팀을 통해 ‘희망’을 얘기하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축구를 조금이라도 좋아한다면 그 감동은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87분 동안 펼쳐지는 아이들의 인생은 말 그대로 캄캄한 어둠 속에서 튀어나와 찬란하게 성장해가는 감동의 드라마다. 희망 FC 김태근 감독은 “축구는 놀이며, 내가 아니라 우리가 하는 것”이라고 아이들에게 강조한다. 김 감독의 칭찬과 사랑이 가득 담긴 축구 지도를 통해 왕따였던 아이, 무시당했던 아이,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해 분노로 가득한 아이 등 희망 FC의 아이들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워나간다.

영화 마지막은 희망 FC의 마지막 경기가 치러진다. 마치 축구 경기를 생중계로 보는 듯한 장면이 펼쳐진다. 상대편이 반칙을 하거나 골슛이 골대밖으로 나가면 안타까워하는 탄식이 상영관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초등부 주말리그에 결승전까지 올라간 희망 FC는 본선 진출에 실패한다. 경기가 끝난 후 아이들은 서럽게도 엉엉 운다. 사실 희망 FC가 결승전까지 올라가 1골이라도 득점한 것도 대단한 일이다. 상대팀에 비해 현저히 실력이 낮은 희망 FC이기 때문이다. 선수들도, 감독도 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기는 게 감독님께 은혜를 갚는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뛴다. 김 감독도 눈물을 훔치며 아이들을 끝까지 격려한다. “너무 잘했어. 만족스러운 경기였다. 난 너희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영화를 지켜보는 몇 안 되는 관객들도 훌쩍이는 건 마찬가지다. 전혀 모르던 아이들이 어느새 조카처럼, 교회 아이들처럼 가깝게 느껴지기에 더 이상 영화관이 아닌 희망 FC 응원석으로 자리잡는다.

경기 후 김 감독과 아이들은 강가로 간다. 그곳에서 김 감독은 아이들에게 그들의 꿈을 외치게 한다. 아이들은 한 명씩 난생 가장 큰 소리로 혼신을 다해 “축구선수가 될래요”라고 외친다.

희망 FC는 지난해 말 공식 해체됐다. 재정난으로 더 이상 팀을 이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김태근 감독과 아이들은 모여 공을 찬단다. 아이들은 다시 팀으로 합쳐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들의 ‘찬란한 희망’은 또한 누구에게나 찬란한 복의 통로로 발휘될 수 있다. 그들의 성장 드라마 영화 ‘누구에게나 찬란한’을 통해 소외된 이웃들에게 찬란한 희망을 기부해보는 건 어떨까. 말 그대로 하나님 형상대로 지어진 우리 누구나 찬란할 수 있기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