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속에서 들여다 본 추수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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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에서 들여다 본 추수의 기쁨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4.11.1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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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루이스의 ‘첫 추수감사절’

추수감사절은 1620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 미국에 정착한 영국 청교도들이 이듬해 11월 추수를 마치고 3일간 축제를 연 데서 유래한다. 존 루이스(Jean Louis Gerome Ferris)의 그림 ‘첫 추수감사절’(The First Thanksgiving, 위 사진)처럼 미국 원주민 인디언들과 함께 추수의 기쁨을 누리며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을 것이다.

많은 크리스천 화가들은 추수감사절을 주제로 다양한 명작들을 남겼다. 대표적인 예로 밀레(Jean-Francois Millet, 1814~1875)를 들 수 있다. 평생 신앙심을 표현하고자 했던 화가 밀레는 성경 말씀을 노동의 가치에 비유하며 그림으로 믿음을 실천했던 최초의 화가였다.

밀레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는 ‘만종(晩鍾, L'Angelus, 1857)은 프랑스의 자랑으로 꼽힐 정도로 수세기에 걸쳐 지금까지도 대중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 밀레의 '만종'
저녁 노을이 지는 들녘에서 가난한 농부 부부가 고개를 숙인채 삼종기도(아침, 점심, 저녁에 드리는 기도)를 하고 있다. 캐다가 만 감자가 바닥에 흩어져 있고, 멀리 보이는 교회당이 정지된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는 그림이다. 밀레는 가난한 농부가 자신의 일과를 책망하지 않고, 그날 일용한 양식을 주셨다는 데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그려 당시 대중들에게 커다란 칭찬을 받았다.

‘만종’과 더불어 최고의 걸작으로 추앙을 받고 있는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Les glaneuses, 1957)도 빈곤한 농부의 삶을 화풍에 담아낸 그림이다. 부드러운 햇살이 비치는 황금 들판에서 세 여인은 허리를 숙인 채 이삭을 줍고 있다. 당시 프랑스는 번영과 풍요의 새 시대를 살았지만, 밀레는 극빈한 농부들을 그렸다. 이삭을 줍는 것조차 허가를 받아야 했을 정도로, 농민들은 고통 속에 살고 있었다. ‘땅에서 곡식을 거둘 때에 밭 모퉁이까지 다 거두지 말고, 떨어진 이삭도 줍지 말고 가난한 사람과 거류민을 위해 버려두라’(레 19:9~10)는 하나님의 말씀처럼, 이삭은 극빈한 하급 계층이었던 농민들의 최후 식량이었다.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은 가난한 농민에 대한 밀레의 연민과 신앙심을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밀레의 ‘씨 뿌리는 사람’ 작품 속에 나타난 농부에게서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주님을 엿볼 수 있다.

밀레는 많은 화가들에게 신앙적 모티브를 주었다. 특히 고흐는 밀레의 그림을 모작할만큼 밀레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작가 중 하나다. 인상주의 대표 화가라 불리는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도 기독교인이었다.

고흐의 그림 ‘낮잠(밀레 작품 모사)’(Noonday Rest, 1889)은 추수를 마치고 평화롭게 잠든 농부 부부의 모습을 담아냈다. 또 고흐를 위대한 화가의 반열에 오르게 한 최초의 걸작으로 불리우는 ‘감자 먹는 사람들’(The Potato Eaters, 1885)에는 노동으로 정직하게 수확한 양식(감자)를 나누는 농부 가족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그려졌다. 작품 안에는 등불 아래 다섯 명의 식구가 낡은 탁자에 둘러앉아 감자를 먹고 있다. 램프가 실내를 밝히고 있지만 그림 속 실내는 어둠이 더 짙게 내려 앉아 있다. 그림 속 가족의 모습은 힘든 노동으로 인해 거칠고 투박하고, 차려진 식탁도 찐 감자와 차 한 잔 뿐으로 초라해보인다.

하지만 그 어느 식사 장면보다도 진실함이 가득해 보인다.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나는 램프 불빛 아래서 감자를 먹고 있는 사람들이 접시로 내밀고 있는 손, 자신을 닮은 바로 그 손으로 땅을 팠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려고 했다”고 썼다. 이외에도 고흐는 ‘수확하는 농부’, ‘라 크로스의 추수’, ‘프로방스의 추수’ 등 농촌 생활과 풍경을 그려냈다.

▲ 로다 나이버그의 '은혜'
기도의 놀라운 증거를 얻은 기도의 왕, 죠지 뮬러의 기도하는 모습으로 알려진 로다 나이버그(Rhoda Nyberg)의 그림 ‘은혜’(Grace)도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의 내용이 뭉클하게 담겨 있다. 이 작품은 미국의 사진작가 에릭 엔스트롬(Eric Enstrom)이 1918년에 찍은 사진작품이었다.

1918년 미국 미네소타의 보베이 탄광촌에 있는 엔스트롬의 작업실에 신발 흙떨개를 팔러 온 찰스 윌덴(Charles Wilden)의 실제 사진이다. 엔스트롬은 노인이 빵 한 조각을 두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보며 ‘이 노인은 세상의 많은 것들을 갖지는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가졌구나. 그는 감사 할 줄 아는 마음을 가졌으니까’라고 생각했다.

사진은 흑백과 세피아톤으로 현상되었는데, 훗날 그의 딸 로다 나이버그가 유화로 그렸다. 제목 ‘그레이스’(Grace)는 식전(식후)의 감사 기도라는 뜻도 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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