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중심부에 심겨진 한인 교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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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중심부에 심겨진 한인 교회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4.11.11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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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교회 16곳... ‘오일머니’ 바탕 선교 전진기지 역할 톡톡
▲ 아부다비 온누리교회의 성도들

이슬람의 발원지인 중동에도 크리스천이 있을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무려 2천만 명에 이르는 크리스천들이 중동에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어렵게 지켜온 믿음은 외부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는다. 이들 대부분이 지하교회의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곳에도 교회는 있다. 대부분은 외국계 거주자들이 세운 교회다.

‘세계기도정보’에 따르면 이슬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속한 아라비아 반도의 경우 사우디와 예멘을 제외한 5개 나라(쿠웨이트, 오만,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카타르)는 정부의 승인 아래 외국계 크리스천들이 자유로운 예배를 드리고 있다. 한인교회는 16곳에 이른다. 가정교회로 출발한 경우가 대부분인 한인교회들은 주로 초교파적 성격을 띠는 독립교회가 많다.

한인교회 대부분은 건설 ‘현장교회’로 태동

중동과 아랍의 한인교회는 1970년대 한국의 건설 회사들이 중동에 진출하면서 시작됐다. 근로자 중 기독교인들이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며 기초를 닦았다. 중동선교회 홍계현 본부장에 따르면 당시 중동 건설 사업장에는 150개의 ‘현장 교회’가 존재했다. 현장 교회는 차츰 가족을 동반하는 회사 직원들과 자영업자들이 증가하면서 교회 주일학교도 생기기 시작했고 종교 부지를 허용한 국가들의 경우 미국과 영국교회 예배당을 임대해 한인교회를 탄생시켰다.

1978년 쿠웨이트의 삼호교회에 시무했던 순복음부천교회의 차군규 목사는 “건설 현장에서 일하던 한인 기독교인만 3000명이 넘었다”며 “이들의 사막기도와 철야기도, 금식기도가 이슬람 선교를 이루는 초석이 됐다”고 말했다.

요르단복음주의신학교 정형남 교수에 따르면 아라비아 반도 내 한인교회는 바레인 1개, 쿠웨이트 2개, 아랍에미리트(UAE) 11개, 카타르 1개, 오만 1개 등이다. 카타르의 경우는 사우디와 같이 교회가 전혀 없었으나 2005년 5월 외국인들에게 종교 부지를 50년 간 임대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교회당 건축이 가능해 졌다.

‘현장 교회’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3년까지 중동 지역에 진출한 국내 인력은 1만 5,325명이다. 관리직과 기능직으로 나뉘며 플랜트, 토목건축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기독교인 비율을 최대 25%로 잡으면 3,800명이 넘는 기독교인이 중동 현장에 있다는 얘기다. 이들은 현장이나 주요 도시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며 선교 비전도 얻는다. 실제로 UAE나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등의 한인교회에서는 현지 신학생 장학금 후원, 아랍권 선교사 지원 등 간접 선교에 참여하고 있다.

선교하는 교회로 변신하는 중동의 한인교회

아부다비 온누리교회에서 3년 6개월간 사역하다 최근 한국으로 돌아온 노규석 목사는 중동의 한인교회들의 근황을 전했다. 노 목사에 따르면 중동에서 가장 큰 한인 교회는 두바이 한인교회로 이 교회는 매 주일 1000여 명의 성도가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 UAE를 중심으로 선교비자 발급이 용이해지면서 중동지역 한인 목회자 모임도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다고 한다.

그가 시무했던 아부다비 온누리교회는 현재 200여 명의 성도가 모이고 있으며, 교회는 현재 UAE에서 건설중인 바라카 원전에 2개의 교회를 세우는 등 교회 밖 사역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전에 세워진 교회는 2500명의 한인 근로자들을 위한 예배와 성경공부를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각국 언어로 된 예배 모임도 진행하고 있다.

이 교회는 지금껏 30개의 선교팀을 북아프리카와 시리아 등지로 파송했다. 노 목사는 “교회 성도 대부분이 정부 프로젝트를 맡아 돈을 버는 사람들”이라며 “중동의 한인교회들은 오일머니로 이슬람에서 선교하는 교회”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아부다비 온누리교회의 경우 한국의 본 교회 도움 없이 매년 6만 불의 선교비를 지출했다”며 “중동의 한인 교회들이 한인 노동자들을 위한 교회를 넘어 선교하는 전진기지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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