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따라 교회 나온 중2 나홀로 신자… “부모님 전도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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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따라 교회 나온 중2 나홀로 신자… “부모님 전도할래요”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4.11.05 0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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⑬위로나 아래로나, 대를 잇는 신앙 교육

“저희 부모님은 교회에 다니지 않으세요. 저는 친구가 교회에 가면 재밌다고 해서 따라갔다가 예수님을 만났어요. 부모님은 성경을 읽지 않으시지만, 저는 매일 밤 자기 전 성경 읽고 기도하고 자요.”
중학교 2학년 이경엽 군(은평교회, 합동)은 교회에 출석한 지 2년이 되어간다. 처음에는 천국에 가야한다는 맹목적인 생각으로 교회에 다녔다. 하지만 말씀을 들으면 들을수록 믿음이 생겼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다는 이야기가 장난처럼 들리지 않았어요.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사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셨다는 이야기가 커다란 사랑으로 다가왔죠.” 이 군은 함께 사는 부모를 전도하기 위해 기도하고 있다. 자신만 예수님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다.

“아버지, 저는 교회 다니기 싫어요. 왜 아버지가 목사라는 이유만으로 제가 교회를 다녀야 하는 거죠?”
박 목사는 아들과 식사를 하던 중 아들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교회에서 말썽 하나 피우지 않았던 ‘내 아들’, 신앙 하나는 끝내준다고 칭찬받는 ‘목사 아들’이었다. 박 목사는 당황스러웠다. 자신의 아버지도 목사였지만, 박 목사는 아버지가 ‘목사’이기 때문에 아들로서 늘 교회 일에 최선을 다했다. 당연히 내 아들도 자신과 같은 생각, 마음일 거라 생각했다.

“부모님과 다른 교회에 다니고 싶어요. 눈치보지 않고 교회 가고 싶어요. 사람들이 권 장로님 딸, 송 권사님 딸이라고 부르는 게 너무 싫고 부담스러워요. 정작 제 이름은 모른다니까요?”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부모와 함께 교회를 다닐 수밖에(?) 없었던 청년 권 씨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부모님이 다니는 교회에 함께 다닌다. 교회 안에서 장로, 성가대, 봉사 등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부모님과 달리 내성적인 성격탓에 또래 청년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은 권 씨였다. 그래도 하나님께 예배 드리고자 줄곧 부모님을 따라 나섰다. 하지만 교회 안에서 한두 번 상처받은 게 아니었다.
“한번은 부모님과 함께 목사님께 안수 기도 받으러 갔는데, 목사님 조차도 제 이름을 모르셨어요. 그저 전 권 장로 딸, 송 권사 딸이었죠. 기도 중에 제 이름을 모르셔서 이름을 물어보시기까지 했다니까요.”


▲ 사진제공 하이패밀리
대한민국 믿음의 자녀들은 고통받고 있다. 이를테면 ‘모태신앙’으로 태어나 믿음의 유산을 물려 받았지만 정작 본인들은 믿음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이들이다. 종교가 무었이냐 물었을 때, ‘기독교 신자이긴 기독교 신자인데 예수님은 잘 모르겠다’라거나 스스로 신앙에 자신이 없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이들 중에는 장로와 목사 직분을 가진 부모 자녀도 적지 않다.

자식 교육은 정답이 없다. 키우면 키울수록 어렵다고 느끼는 부모도 많다. 어릴 적에는 주일마다 교회에 잘만 따라오던 자식이었지만, 어느새 손을 놓고 도망가버렸다.

반면 이경엽 군처럼 부모 없이 교회에 정착해 가문에 유래 없는 믿음의 꽃을 피우기도 한다. 모두 놓칠 수 없는 ‘자녀’들이다. 교회 안에서 하나된 자녀들의 신앙 교육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교회 학교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 속에서 미래를 이끌어갈 자녀들은 하나님이 한국교회에게 맡긴 과제물이나 다름 없다.

그렇다면 가정과 교회가 다음세대를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바로 하나님을 알게 하는 일이다. 먼저 머리로 하나님을 인식해야 한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녀들에게 성경을 읽히고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틈틈이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한다.

중학교 2학년 김한울 군(살렘교회)은 모태신앙이다. 한울 군은 “성경 읽는 게 재밌다”고 말한다. 집에서 부모님 두 분이 성경 읽는 모습을 자주 보면서 스스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읽기 시작했다. “출애굽기가 가장 재밌어요. 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이야기를 제일 좋아하죠. 그리고 잠언은 하루도 빠짐없이 읽고 있어요. 인생의 나침반이랄까요.” 김 군은 학교에서도 성경읽기 모임을 만들 계획이다. 성경을 읽고 생각한 것을 공유하면 더 재밌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다.

본지가 실시한 중•고등학생 종교의식 조사에서 평소 부모님께 신앙교육을 얼마나 받고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5명 중 3명 가량(74.9%)이 부모로부터 신앙교육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받지 못하고 있다(별로+전혀)’는 25.1%로 나타났다. 교육받고 있다는 응답에 대해서 한 부모만 교회에 다닌 경우보다 부모 모두 기독교인 경우에 더욱 높게 나타났다.

머리에 축적한 지식만으로는 자녀를 신앙 교육하기가 힘들다. 머리로 인지한 하나님을 삶 속에서 경험했을 때 “나는 하나님을 안다”고 말할 수 있다. 때문에 자녀에게 하나님을 알게 하려면 부모가 먼저 하나님을 알고 경험해야 한다. 또한 아낌없는 기도의 투자를 해야 한다. 특히 가정 안에서 신앙적 교류가 필수적이다. 본지가 실시한 의식조사 중 지난 1주일 동안 가족 간의 신앙생활을 위해 어떠한 활동을 했는지 질문한 결과, ‘가족간 기도’(중복응답 기준)가 31.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가정예배’(23.8%), ‘신앙 나눔/상담’(17.6%), ‘QT 나눔’(8.2%)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별다른 활동이 없는 경우는 5명 중 2명 정도인 39.5%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정 내 신앙적 교류는 부모님 한 명만 기독교인 경우보다 부모님 모두가 기독교인 경우 좀 더 다양하고 활발한 신앙 교류가 이뤄지고 있었다. 혹시 부모가 가정 내 신앙보다 교회에 과중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자녀와 함께 교회 안에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활동을 제안하거나 찾아 자녀가 교회 안에서 바로설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소망이 없던 탕아 어거스틴이 돌아오기까지는 그의 어머니 모니카가 흘린 눈물의 기도가 있었다. 아들이 방황하던 시절, 모니카는 암브로시우스 감독으로부터 “눈물로 기도한 자녀는 결코 망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이 모니카의 뇌리에 박혔다. 그녀는 그 말을 약속으로 붙잡고 방탕한 길을 헤매는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밤낮 눈물로 하나님께 매달리며 기도했다. 자녀를 향한 어머니의 기도는 지칠 줄 몰랐다. 포기하지 않는 모니카의 기도는 기어코 탕자 어거스틴을 성인(聖人)으로 만들었다.

자녀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먼저 하나님을 경험해야 하는 것처럼 자녀에게도 ‘기도의 경험’이 필요하다. 총신대 김병태 교수는 “기도의 추억을 가진 사람은 다른 길을 갔다가도 다시 돌아온다. 왜냐하면 기도의 추억이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힘이 되기 때문”이라며 “기도에 대한 경험이 많은 자녀들은 신앙의 확신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영적 성장은 많은 기도 응답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도 처음부터 영적으로 완벽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하나님의 복음’을 위해 사도로 부르심을 받았다고 말했다(롬 1:1). 하지만 스스로 믿음으로 거듭나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을 때, 비로소 사도 바울은 복음을 ‘나의 복음’이라고 고백한다(롬 16:25). 자녀 또한 마찬가지다. 부모님이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자녀 또한 신앙인인 것이 아니라, 자녀 스스로가 신앙을 고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베드로 또한 스스로 예수님을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했다. 이 말을 들은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천국 열쇠’를 주셨다(마 16:19).

자녀에게 믿음을 유산으로 주는 것만큼 하나님께 받은 은혜에 보답하는 최고의 방법이 또 있을까?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어주신 과제 앞에 벼락치기는 있을 수 없다. 자녀가 스스로 “예수 그리스도는 나의 주”라고 고백할 수 있도록, 당장 교회와 믿음의 부모들은 자녀들과 함께 눈물로 기도하며 말씀을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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