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녀, ‘피는 꽃’ 되길 바란다면 입시부터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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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녀, ‘피는 꽃’ 되길 바란다면 입시부터 버리자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4.10.23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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⑫ 입시교육, 관점을 바꾸고 ‘샬롬’을 위한 교육 걷자

두 딸을 둔 김 권사는 첫째딸이 고3이 되자 주일날에도 입시학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잠깐 뿐인 ‘고3’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늘 예배를 중요시했지만, 막상 첫째딸이 수험생이 되니까 예배보다 입시학원 특강에 보내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첫째딸은 좋은 대학에 가지 못했다. 오히려 ‘재수’를 하게 됐다. 재수를 하게 된 첫째딸을 경험하면서 김 권사가 깨달은 것은 ‘예배의 중요성’이다.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삶의 중심이 예배가 되지 못한다면, 인간은 나약하기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더군요.”
반면 둘째딸은 고3이어도 지극 정성으로 예배 드리게 했다. 주일날 마땅히 드려야 하는 온전한 예배뿐만 아니라 예배 곳곳에서 섬길 수 있는 봉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물론 공부도 열심이었던 딸이었다. 그 결과 둘째딸은 스스로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다. 이어 첫째딸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학에 입학했다.


공부 아무리 잘해도 삶의 중심이 예배 되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하나님 중심’ 세계관 세워야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의 부모들 대다수는 자녀 교육에 있어 세 가지 사고유형으로 나뉜다고 한다. 첫 번째 유형은 자녀에 대한 모든 교육을 대학 입시에 맞추는 방법이다. 공교육과 사교육을 대학에 들어가는 방편으로, 대학 졸업 후 더 나은 직장을 얻기 위한 도구로서 교육을 보는 유형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 김호준 교수(기독교교육학)는 “이런 부모들의 교육 목적은 경쟁구조 속에 자녀들을 몰아 넣어 사회의 엘리트가 되길 바라며 양육하는 것”이라며 “자녀들에게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 부모들은 자신의 노후보장 등 모든 것을 포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유형은 입시 위주로 치닫고 있는 한국의 공교육을 탈피해 이를 대신하는 홈스쿨링이나 대안학교를 통해 자녀들을 전인적으로 교육하려는 흐름이다. 인성이 중시되고 공동체가 중시되는 교육을 하기 위해 부모들끼리 자녀들을 가르치는 품앗이를 하거나, 더 나아가 대안학교를 세우기도 한다. 또는 교사 중심으로 참교육을 하는 곳을 찾아 자녀들에게 보다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기독교인 부모들은 신앙 중심의 교육을 하기 위해 기독교 대안학교를 선호하기도 한다.

세 번째 유형은 위에서 언급한 첫 번째 유형과 두 번째 유형 사이에서 갈등하는 부모다. 상황에 따른 선택을 하면서 본인들뿐만 아니라 자녀들도 혼란에 빠지게 하는 유형이다. 김호준 교수는 “한국 부모들 대다수가, 특히 대부분의 기독교인 부모들은 기독교적인 가치와 사회적인 가치 사이에서, 신앙교육과 일반교육 사이에서, 거룩함과 세속함 사이에서 자녀교육에 대해 늘 갈등하며 어떤 것을 선택할 지 늘 고민한다”고 말했다.

품안에 있는 자녀들에게 적합한 교육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면, 우리는 교육에 관한 하나님의 생각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육’이란 용어는 성경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훈육’, ‘가르침’, ‘훈련’, ‘제자훈련’에 관한 많은 내용이 나온다. 이 네 가지는 교육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자녀의 삶의 중심이 ‘신앙’이 되기 위한 핵심이기도 하다. ‘하나님 중심 교육’으로 자녀를 양육했을 때 그들의 세계관은 ‘하나님 중심’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부모의 역할이 크다.

본지가 실시한 중•고등학생 종교의식 조사에서 일주일 동안 부모와의 대화시간을 조사한 바 ‘시험기간과 주일 예배가 겹칠 경우 예배 참석에 대한 인식’에서 55.8%의 크리스천 학생들은 ‘공부보다는 신앙생활이 우선이기 때문에 교회는 빠지지 말아야’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절반에 이르는 크리스천 학생은 ‘시험 기간 동안에 교회보다는 독서실이나 학원에 가서 공부를 할 수 있다(26.7%)’, ‘잘 모르겠다(17.5%)라고 대답해 주일예배 결석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학생들은 출석 교회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특히 부모님이 모두 기독교인 경우 주일 예배를 우선시 하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즉 부모의 신앙관에 자녀들이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우리 부모들은 자녀들이 어떤 교육을 받는지에 따라 그들의 세계관이 결정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자녀들의 최고의 관심사가 하나님 중심인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 부모의 역할인 것이다.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인 ‘K팝스타 2’를 통해 인기를 끌어모았던 남매가수 악동뮤지션(이찬혁, 이수현) 뒤에는 부모의 ‘성경적 가치관’에 따른 자녀교육법이 있었다. 최근 ‘오늘 행복해야 내일 더 행복한 아이가 된다’를 출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악동뮤지션의 부모 이성근, 주세희 선교사와 아들 찬혁, 딸 수현.

악동뮤지션의 부모 이성근, 주세희 선교사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몽골로 떠나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홈스쿨링’을 선택하게 되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선교지 상황과 환경 때문에 홈스쿨링이 순탄치 않을 때면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했다. 아이들도 부모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부모가 모든 교육의 주권을 하나님께 온전히 맡겼을 때 아이들은 변하기 시작했다.

이성근 선교사는 “홈스쿨링의 방향성을 하나님께 맡기자 하나님은 홈스쿨의 선생님이 되셨다”며 “지식의 근본이 하나님을 경외함에 있다는 기준부터 바로 잡으니, 하나님이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달란트, 즉 재능을 주셨다는 것을 신뢰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찬혁과 수현의 달란트를 발견한 계기는 부모가 계획했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너희들이 하고 싶을 것을 하라”고 했을 때부터였다. 아이들은 즐겁게 놀면서 스스로 공부하는 환경을 만들어갔다. 어느 날 교회에서 고등학생 형 하나가 ‘아이팟’이라는 노래를 만든 것을 본 중학생 찬혁은 ‘갤럭시’라는 노래를 만들었다. 이 선교사는 “사실 깜짝 놀랐다. 찬혁이가 사춘기라 내성적이라고만 생각했다. 은하수를 생각하며 예쁜 노랫말이 가득한 노래를 만든 찬혁이의 감성이 놀라웠다”며 “참 잘한다고 칭찬해주니 다시 방에 들어가 ‘뚝딱뚝딱’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왔다. 그렇게 매일 노래를 2개씩 만들어 왔다. 노래를 만들기 시작한 찬혁이는 평소 내가 알고 있던 아이가 아니었다. 아이 안에 자기 세계와 언어가 있다는 것을 보며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수현이 또한 자신만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 사진출처:YG Ent.
아이들이 노래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길거리 공연도 하고 여러 방송 매체에서 출연 요청도 있었다. 그러던 중 아이들이 ‘K팝스타’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K팝스타 2’에 나가는 것이 그저 홈스쿨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홈스쿨링을 하면서 쌓은 실력을 시험해보려고 했던 일이 지금의 악동뮤지션을 만든 것이다.

이성근, 주세희 선교사의 홈스쿨링 중심에는 ‘가정예배’가 있다. 이성근 선교사는 아이들이 스스로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깨닫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이성근 선교사는 “말씀 안에서 자신의 비전과 방향이 무엇인지 스스로 경험하는 게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건 신앙뿐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부모가 경험한 하나님을 자녀들 또한 동일하게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부모가 먼저 하나님을 신뢰했을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주세희 선교사는 자녀의 성향 파악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주 선교사는 “부모가 기대한 모습을 아이가 보여주지 않더라도 자녀에게 ‘좋아? 정말 즐거워?’라고 물으며 지지해주어야 한다. 또 그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부모의 관점으로 앞서가지 말고 아이가 스스로 더 배우고 싶을 때까지 기다려주라. 아무리 좋아도 부모가 억지로 시키면 자녀들은 싫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지가 실시한 의식조사 중 청소년들이 가장 큰 고민으로 삼고 있는 것이 ‘진로(24.9%)’와 ‘학교 성적(22.9%)’로 조사됐다. 또한 스트레스 받는 요인으로 ‘하기 싫은데 공부를 해야만 할 때(20.7%)’, ‘학교 성적이 떨어졌을 때(14.4%)’, ‘부모님으로부터 잔소리나 꾸중을 들었을 때(13.5%)’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와 자녀의 대화 부족으로도 이어진다. 자녀가 원하는 진로는 어떤 방향인지, 장래희망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면서 무분별하게 ‘좋은 성적’만 원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부모가 스스로 되짚어보아야 한다.

또한 기독교 사학 및 대안학교도 ‘하나님 중심 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자칫 일류 대학 합격률에 급급해 학교의 창립 이념을 잊은 채 입시 교육에 과열되기 쉽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서 분석한 ‘2010년 1월~2014년 9월’까지 초•중•고 자살 현황이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한국 초•중•고교생들이 지난 5년간 평균 사흘에 한 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인으로는 가정 문제가 가장 많았고, 우울증과 성적, 진로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에 전국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학생은 630명으로 파악됐다.

2.74일에 1명꼴이다. 주요 원인 1위는 가정 문제(35%), 2위 불명(20%), 3위는 우울증(16%)이다. 4위로는 성적이나 진로 문제(12%)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재정 의원은 “가정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들과 대화 시간을 더욱 많이 가져야 하는 것도 있지만,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가정환경 등 생활에 더욱 신경 쓰고 상시적으로 상담 및 교육을 진행하는 세심한 지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교회도 학교와 연계해 건강한 관계를 맺고, 학교가 ‘하나님 중심의 교육’ 철학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교회에도 교회학교가 있기 때문에 학교와 협력한다면 학생 상호 간 교류나, 공동으로 다양한 프로그램 기획도 할 수 있다. 자기주도적 학습 프로그램, 진로지도 프로그램, 은사 개발, 학습 전략 세우기 프로그램 등을 공유할 수 있다. 또한 신앙 성숙을 위한 제자훈련 프로그램, 성경 통독 등 다양한 신앙교육도 함께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부모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다.

오늘날의 자녀들은 공교육의 대학 입시 과열로 상처받고 고통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회와 학교, 가정의 연계는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한 사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교회가 다음세대를 이끌어갈 자녀들에게 하나님 나라, 하나님 중심의 교육을 펼쳐야 할 사명이 더 커지고 있다.

한국교회가 부모의 인식을 변화시키고, 부모 또한 입시교육에 대한 관심을 달리 했을 때 다음세대인 자녀들은 ‘하나님 중심’의 세계관으로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할 것이다.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코 앞으로 다가온 이 때, 부모도 자녀도 행복하지 않다면 입시교육의 관점을 다시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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