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는 비전문가, 설교권 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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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는 비전문가, 설교권 줄 수 없다
  • 승인 2001.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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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권과 치리권을 가진 장로를 ‘목사’라 하고 치리권만 가진 장로를 ‘장로’라 한다’. 장로교 헌법에 명기된 목사와 장로의 자격에 대한 규명이다.
최근 장로들이 설교를 행하는 문제에 대한 지적들이 심심찮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예장통합 총회에서 ‘장로의 설교권을 인정하는 판결’이 내려져 장로의 설교권에 대한 또 한번의 논란이 일어날 조짐이다.

장로들의 설교권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통합총회가 이를 공식적으로 판결함으로써 선례를 남기게 됐다.
장로가 설교를 행하고 있는 교회들은 서울에 위치한 Y교회 등 몇몇 교회들이 공식적인 예배에서의 설교를 인정하고 있으며 문제가 된 통합총회의 경우 Y노회 노회장인 모 장로가 목사 안수식에서 안수식에 참여하고 설교도 행함으로써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설교권 허용과 관련 이에 반대하는 목회자와 평신도들의 반응도 상당하다. 장로들에게 설교권을 주어야 한다는 측에서는 이른바 “설교권이 목회자에게만 주어진 사항이라면 전도사와 집사들이 주일학교나 구역예배(속회예배)때 행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즉, 목회자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를 보완하고 지원하기 위해 행해지는 설교도 전면 중단돼야 하며, 지금껏 한국 교회가 용인해 온 이런 관례를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가 문제로 남게 된다.

그러나 최근 기독교 인터넷방송인 c3tv에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장로들에게 설교권을 주어야 한다는 의견보다는 설교권을 허락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상대적으로 강했다. 지난 10일 현재 ‘장로들에게 설교권을 주어야 할까요?’라는 주제로 진행된 온라인 투표에는 7천5백99명의 네티즌들이 참여, 83.3%인 6천3백31명이 설교권에 대해 반대의견을 던졌으며 16.7%인 1천2백68명 만이 이에 찬성했다. 특이한 것은 대부분의 네티즌들이 젊은층인데도 반대의견이 강했으나 목회자들의 참여가 많은 매체의 특성상 가능한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장로들의 설교권에 대한 각 교단들의 의견은 대부분 공식적으로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 실정이나 통합총회의 분위기는 상당히 대립적이다.
통합측 전국장로회연합회 기관지인 장로신보는 지난 3월31일자 기사를 통해 총회재판국이 장로노회장의 설교권에 대해 손을 들어준 기사를 1면 기사로 다루어 이를 환영하는 입장을 보인 반면 목회자신문은 4월7일자 신문을 통해 ‘장로가 설교하거나 축도하려면 교단헌법을 장로교회에서 회중교회로 바꾸라’고 지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이 문제와 관련 통합총회는 지난달 20일 연석회의를 통해 장로노회장의 설교권과 목사안수문제를 논의했으나 별 성과를 얻지 못한 상태에서 헌법의 해석으로만 다룰 문제가 아니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연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함에따라 장기국면에 접어들게 됐다.
현재 장로의 설교권 문제는 교계 전반적인 면에서 볼 때 반대 입장이 다소 강하다. 그러나 시발점이 된 통합총회의 특수성을 차치하고서라도 이 문제는 논란의 소지를 많이 내포하고 있는 사안이어서 당분간 뜨거운 논쟁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공종은기자(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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