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읽지 않는 청소년, 스스로 신앙생활 하도록 가르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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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지 않는 청소년, 스스로 신앙생활 하도록 가르쳐야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4.10.02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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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생활이 균형 잡힌 성숙한 크리스천으로 키워라"

치열한 입시경쟁이 아이들의 시간을 빼앗고, TV와 인터넷, 스마트폰은 끊임없이 자극적인 콘텐츠들이 쏟아내 아이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신앙생활은 아이들에게 부차적인 문제가 돼버렸다. 스스로 성경을 읽지 않고, 하나님을 찾지 않는 이 아이들을 한국 교회의 주역으로 길러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교회가 할 역할은 무엇일까. 솔루션 마련이 시급하다.

청소년 성경 읽기 실태 ‘암담’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한 교회 고등부에서 최근 이 교회에 다니는 청소년 100명을 대상으로 성경 읽기와 기도생활과 관련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는 뚜렷했다.

청소년 열 명중 일곱 명(77%)이 일주일 동안 성경을 거의 읽지 않거나 ‘전혀 읽지 않는다’ 고 답했다. 매일 규칙적으로 성경을 읽는다는 응답은 9%에 불과했다. 희망적인 것은 설문에 참여한 청소년 56%가 성경을 ‘삶의 지침이자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이 ‘삶의 지침’인 성경을 읽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성경을 읽지 않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 번째는 성경이 어렵다는 것이다. 성경의 내용 자체가 어려워서 읽어도 무슨 얘기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레위기나 예언서의 경우는 학생들이 접근하기 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게 현장 사역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두 번째는 학생들의 바쁜 스케쥴이다. 입시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성경읽기는 공부에 우선순위가 밀릴 수밖에 없다. 공부를 하지 않는 여가시간에도 학생들은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하기 바쁘지 성경을 읽지 않는다. 세 번째는 ‘하나님과의 관계 부족. 학생들 개개인이 하나님과의 관계가 연결이 안 되다 보니 말씀에 대한 갈증도 없는 것이다. 청소년교육선교회의 손종국 목사는“근본적으로 하나님과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발적인 신앙생활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성경읽기, 방학과 주말을 적극 활용하라
그렇다면 교회가 청소년들을 자발적인 신앙인으로 양육하려면 어떻게 교육해야할까.
손 목사는 ‘방학을 잘 활용하는 것이 청소년 신앙교육의 관건’ 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성경 통독에 있어서 방학은 절호의 기회다. 2박3일 짜리 통독 프로그램도 있기는 하지만 성경의 맥을 읽는다는 측면에서 손 목사는 40일 통독 프로그램을 권장했다. 통독반은 소그룹으로 주말에 진행하고 주중에 읽을 분량을 정해 읽기표를 체크해, 성실한 참가자에게는 시상도 한다. 그는 "성경통독을 한다고 처음부터 모든 내용 이해하기는 힘들지만 학생 스스로 성경읽기의 중요성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방학 중 교회학교가 실시하는 신앙교육으로 수련회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손 목사는 3년 단위로 수련회 기간 성경과 관련해 집중 교육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지난겨울 수련회에서 창세기 하나만 가지고 수련회를 진행했다면 이번에는 민수기, 다음에는 여호수아를 집중적으로 배우는 식이다. 그는 “창세기의 내용을 가지고 콩트를 만든다던지, 레위기에 나오는 성막을 직접 관찰할 수 있게 한다면 성경에 대한 아이들의 이해의 폭을 크게 높여줄 수 있기 때문에 수련회 이후 성경읽기에 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체험 이후 적절한 수준의 퀴즈를 통해 배운 내용을 다시 상기시키는 것도 바람직하다.

눈높이를 맞추라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일광교회(담임:신점일 목사). 교회 교육관에는 언제나 만화성경이 비치돼있다. 이 교회의 신점일 담임목사는 “성경을 가르치는 것이 신앙생활의 시작”이라며, “만화성경은 성경을 읽지 않는 청소년들에게 매우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신 목사는 “성경에 대한 지식이 늘어나면서 설교를 듣는 태도가 크게 바뀌는 것을 느꼈다”며, “어떤 아이들은 만화 성경을 10독, 20독씩 하기도 할 만큼 성경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키는 데도 만화성경이 큰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화성경을 선택할 때 철저한 고증을 거쳤는지, 그리고 요즘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그림체로 그려졌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라”고 조언하는 한편 “만화 성경을 읽은 다음에는 성경 읽기로 이어지도록 교사와 학부모가 징검다리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중에 나와있는 쉬운성경(아가페출판사)과 우리말성경(두란노), 현대인의 성경(리빙바이블 한국어판, 생명의말씀사), 현대어성경(성서원) 등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문체로 구성된 성경을 이용하는 것도 또 다른 방안이다. 교회 전체가 우리말성경을 사용하는 온누리교회의 차세대 본부 노희태 목사는 “기존의 성경이 어렵다는 인식은 주로 단어와 문체가 어렵다는 것에서 온다”며, “우리말성경은 학생들이 접근하기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배가 고프면 고플수록 밥이 맛있는 것과 같이 아이들이 성경을 읽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경만 본다고 옳은 신앙을 갖는 것은 아니”라며, “교회공동체에서의 예배와 나눔, 선교, 봉사 등의 균형을 잡아 주는 것도 성숙한 크리스천이 되도록 돕는 방법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도, 어른들이 먼저 보여줘야
기도 역시 성경 읽기 못지않게 신앙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주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명 중 일곱명은 기도를 '생각 날때마다 하거나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기도의 중요성에 대한 교육과 습관화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한국성결신문이 전국의 중고등부 교회학교 학생 1,4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얼마나 자주 기도를 하는가'라는 물음에 학생들의 59.9%가 '가끔 생각 날때마다 한다'고 응답했고, 12.9%는 '거의 안한다'고 응답했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자신의 삶에서 신앙생활이 '많이'중요하고(84.3%), '예수님이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다'(89.2%)고 믿고 있음에도 기도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지가 실시한 조사 결과를 살펴 보면, 열명 중 6명(66%)이 기도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어색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기도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라는 응답도 33%나 됐다. 그렇다면 교회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기도하는 환경 속에 아이들을 자주 노출 시켜야 한다. 목회자와 교사들이 먼저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끈기 있게 기도하는 방법을 가르친다면, 아이들의 기도생활도 한층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신앙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가정과의 연계도 중요하다. 몇몇 교회들이 실시하고 있는 ‘자녀와 함께하는 금요철야 기도회’ 나 ‘자녀와 함께하는 새벽기도’ 등의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가정예배 확산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의 조성돈 교수는 “지금은 교회학교를 아이들 신앙교육의 전문기관으로 생각해서 가정이 관여를 안 해도 알아서 아이들 신앙교육을 해줄 것을 바라고 있는데, 그럼에도 실제 신앙교육에는 부모의 역할이 교회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아이들이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것 또한 교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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