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을 상징하는 3가지 키워드 ‘믿음·연합·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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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을 상징하는 3가지 키워드 ‘믿음·연합·전진’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4.09.24 0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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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총회’ 은혜롭게 진행 … 회개와 용서, 화해 실천
연합은 백석의 십자가 … 전진위한 ‘내려놓음’ 감동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은 이름 그대로 ‘승리하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오직 성경에 순종하는 ‘개혁주의’ 교단임을 이번 총회를 통해 여실히 증명했다. 총대들은 교단 어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것이 성경적으로 옳은가, 아니면 그른가만 판단했다. ‘백석’이라는 이름이 사라질 위기 앞에서도 “하나님의 뜻”이라며 박수로 모든 것을 수용했다. 한국 교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성총회(聖總會)’였다. ‘믿음’으로 백석이 이뤄낸 ‘연합’과 앞으로 행할 ‘전진’에 대해 정리했다.

# ‘믿음’만 있다면 가능하다
믿음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용서와 화해에 기반한다. 사람의 마음으로는 밉기도 하고, 아깝기도 하지만 모두 “주님의 것”이라는 고백만 있다면 어려울 일도 아니다.

지난 22일 열린 예장 백석 제37회 총회 개회예배에서 장종현 총회장은 “믿음은 세상을 이기는 것”이라며 “보혈의 능력을 믿는 우리의 믿음이 하나되게 만든다”고 말했다. 하나님께로부터 난 사람은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 “개혁주의 신앙이야말로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밝힌 장 총회장의 말은 여러 총대의 가슴을 울렸다. 이날 총회에서는 ‘용서와 화해’가 이어졌다.

첫 날 회순을 바꿔 대신과의 통합을 먼저 다룬 백석총회는 합의서에 명시한 임원 입후보자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합의서에 제3부총회장으로 지명된 이주훈 목사는 이번 회기 목사부총회장 후보이자 장종현 총회장의 지명을 받아 등록했다. 과거 부총회장에 출마했다가 낙마한 경험이 있다. 당시 이주훈 목사는 총회 임원을 상대로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여러 총대들에게 상처가 남아 있는 것.

총회 석상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노회 한 총대는 “물의를 일으키고 총회를 탈퇴한다고 했던 인물이다. 무작정 지명해서 부총회장에 당선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항의했다.

그러자 장 총회장은 이주훈 목사에게 정중한 사과를 요청했다. 총대들에게는 “사과를 받고도 미우면 그때 말씀하시라”며 발언의 기회를 주었다.

이 목사는 “나는 못난 사람이었다. 성질도 더러웠다. 수양이 되지 않아서 목사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스승의 가슴에 못을 박은 적도 있고, 노회편을 들면서 학교에 반대한 적도 있다”며 “지금까지 사죄할 자리가 없었다. 사죄드린다. 용서해달라”며 총대들 앞에 큰절을 올렸다.

당시 가처분 피해를 입은 유만석 증경총회장은 “과거의 앙금만 가지고 간다면 우리 총회는 용서도 없고 사랑도 없는 총회일 것이다. 내가 가장 많은 상처를 받았지만 내가 이주훈 목사를 추천했다. 받아달라”고 호소했다. 총대들은 박수로 용서의 마음을 전하며 이주훈 목사에게 총회를 위해 헌신할 것을 당부했다.

# ‘연합’은 하나님의 뜻
백석이 이뤄낸 연합은 인간의 눈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회기 세 차례 통합 과정에서 백석총회 안에서는 숱한 구설과 루머가 난무했다. 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장종현 총회장의 입장은 강경했다. 앞으로 다가올 시대 작은 교단으로는 목회가 어렵다는 것. 그들에게 ‘백석’의 이름 안에서 목회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또 신학적으로 갈급한 통합 회원들에게 연장교육을 제공하며 ‘백석 동문’으로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있다.

대신과의 통합은 더 어려운 일이었다. 대신 측은 교단 통합을 먼저 요청하면서도 교단의 자존심을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교단 명칭과 회기, 신대원 명칭 등을 양보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이에 전권위원들은 “분열 없이 대신에서 90% 이상의 교회가 합류한다면 ‘대신’이란 이름을 쓰겠다”는 확인서를 전달했다.

증경총회장 유만석 목사는 “수도권 일부 노회와 지방 교회들이 통합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들었다. 물론 반대하는 분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광훈 총회장님께서 시대적 요청에 따라 통합을 반드시 성사시키시겠다는 의지가 상당히 강하시더라”고 설명했다.

대신과 통합 추진 소식이 알려지면서 백석도 술렁였다. “이제 5천 교회로 성장한 백석이 굳이 대신과 통합을 추진할 이유가 있느냐”는 반대 목소리도 들려왔다. ‘백석'이라는 이름은 이제 교단의 정체성이자 신학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이름이었다. 백석이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생소한 '대신'의 이름을 사용하는데 총대들이 찬성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백석은 교단 명칭을 과감히 양보했다. 이유는 어려운 발걸음을 내딛는 ‘대신'을 위해서였다.

장종현 총회장은 “총회 이름을 대신 백석으로 한다는 것은 상대 교단에 대한 배려”라며 “나아가 대신에서 분열 없이 100% 통합에 합류한다면 나는 기꺼이 ‘대신'이라는 이름으로 사용하길 소원한다”고 밝혔다.
장 총회장은 또 “이 시대 기독교가 몰락하고 장로교 분열하는 이유는 명예와 물질에 있다. 장로교 분열 그 이면에는 명예를 탐한 원인이 있다”며 “내 것을 내려놓는 것이 믿음이다. 이 모든 것을 주면서도 통합이 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나는 허락하겠다. 다 주겠다. 그렇게 되면 백석이 하나님께 칭찬받는 교단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1천여 명의 총대들은 모두 기립박수로 화답하며 대신과의 통합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이와 같은 연합의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대신과 통합 후 7천 교세를 이루는 백석은 향후 1만 교회의 대형교단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세계 복음화를 향한 ‘전진’
이제 백석총회가 나아갈 방향은 ‘글로벌 백석’을 향한 전진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한 개인의 어려운 결단도 있었다.

이미 지난 2년 간 정영근, 장종현 총회장을 모시며 부총회장으로 섬겨온 이종승 목사가 다시한번 총회장 승계를 양보했다. 사람의 욕심으로 불가능한 일을 두 번이나 하면서 ‘총회’를 위해 자신을 내려놓았다.

이 부총회장은 “우리 총회는 숫자상으로는 작은 교단이 아니지만 재정적으로 열악했으며, 지난 회기까지 총회관 부채를 해결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채무를 변제하고 100억 대 자산으로 성장했다.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더 큰 능력을 가진 장종현 목사님께 총회장을 한 번 더 해달라고 간곡히 청해왔다”고 밝혔다.

이 부총회장은 “스가랴서를 읽던 중 봄비가 내릴 때 큰 비를 구하라는 말씀이 마음에 들어왔다”며 “이는 하나님이 복을 주실 때 더 받으라는 말씀으로 1년 동안 우리 총회가 이렇게 도약한 것에서 멈추지 말고 더 큰 복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멈추지 말고 전진해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믿음으로 연합하여 전진하는 총회’를 37회기 슬로건으로 내건 백석총회는 ‘연합’을 기치로 한국 교회를 선도해 나갈 전망이다. 장종현 총회장은 “우리의 연합은 갈라진 교단들을 하나로 묶고 하나되라고 하신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이라며 “우리를 둘러싼 어려운 환경의 울타리, 편견의 울타리를 넘어 그리스도의 생명을 낳는 믿음의 전진을 계속하겠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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