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소생언에서 핀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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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소생언에서 핀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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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1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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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강렬한 햇빛이 소생언에서 핀 해바라기밭 위를 비추었다. 소생언 입구 우측에는 월계수 한 그루가 있었다. 소생언의 진입로 좌우로는 침엽수와 활엽수가 조화를 이루며 소생언으로 들어가는 길을 안내했다.

1년 전 창조의집에서 발생한 방화사건은 전화위복이 되어 소생언을 세상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5년 전 진선린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시작한 것이 소생언이었다.

소생언에는 선린처럼 사회에서 소외된 소년들, 자식들로부터 버림받은 노인들이 모여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소생언에 대한 소문이 바람처럼 퍼지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소생언에서 일할 수 있는 건강한 사람은 낮에는 농장에서 농사일했다. 농사일이 끝나면 창조의집에서 각자 원하는 일을 했다.
설희는 퇴근 후에 창조의집 문화실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소년들을 가르쳤다. 백진승 변호사는 소생학원을 설립하고 대안학교 설립신청을 마치고 그 허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생언 설립 5주년 기념식이 개최되었다. 시장, 군수, 교육구청장 등 지역 내의 기관장과 유지들이 참석했다. 백진승의 개회사에 이어 시장의 축사가 시작되었다. “여러분, 오늘 소생언이 이곳에 세워진 지 5년이 지났습니다. 이곳은 소외된 노인들에게 편안한 안식처가 되고, 가정이 없는 소년들에게 밝은 삶을 시작하는 희망의 터전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김백수의 집>
김백수(후에 김창진으로 개명)의 아버지가 술이 만취해 그의 부인을 주먹으로 폭행했다. 폭행하는 장면을 목격한 10대 김백수가 벌벌 떨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는 무자비할 정도로 부인을 계속 푹행했다. 김백수는 씽크대 위에 있는 철 후라이팬을 두 손으로 꽉 잡고 폭행에 정신이 없는 그의 아버지 뒤에서 아버지의 정수리를 세게 후려쳤다. 잠시 후 그의 아버지는 입에서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의 어머니도 쓰러진 채 있었다. 잠시 후 김백수가 경찰관에게 연행되었다.

<소년원 보호실 내부>
한 방에 살인 피의자 김백수, 그림을 그리다 사기죄로 입건된 주도원, 빵을 훔치다가 구속된 황금원이 있었다.

“우리가 여기를 나가면 어디로 가야 할까?”
김백수가 말했다.

“문제는 돈이야. 우리가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을 해결할 수가 있지.”
주도원이 말했다.

“돈 벌기가 그렇게 쉬우면 무슨 걱정이겠어.”
“방법은 얼마든지 있어.”
“그게 무슨 말이야?”

<소년원 교육실>
소년원 교육실에는 37명의 소년들이 책상에 앉아 있었다. 잠시후 총무과장과 진선린이 함께 교육실로 들어왔다.

“이분은 S검찰청 수사관 진선린 씨입니다. 여러분에게 좋은 말씀을 들려주기 위해서 우리 소년원에서 특별히 초청한 분이십니다.”

진선린의 소년원생들을 위한 정신훈화가 시작됐다.
“여러분, 사람의 미래는 무엇이 결정합니까? 아는 사람 손들어 보세요?”

한 소년이 손을 들었다.

“돈입니다.”
“아닙니다. 운명입니다.”
“아닙니다. 사람의 노력입니다.”

소년들은 각자의 의견들을 말했다.

“여러분, 여러분의 미래는 돈도 아니요, 운명도 아니요, 여러분의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사람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선택과 포기’라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어떤 선택과 포기를 하는가에 따라 여러분의 미래가 결정되는 것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소년들은 선린의 말을 경청했다.

<소생언에서의 첫날밤>
새벽 2시 침침한 실내에 복면을 한 자가 실내로 들어왔다. 그는 실내에서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다. 인기척에 선린은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거기 누구요?”
“꼼짝 마, 반항하면 죽여 버릴 테다.”

순식간에 칼을 든 자와 선린의 몸싸움이 벌어졌다. 선린은 침입자를 제압하자 그는 손에 든 칼을 떨어뜨리면 바닥에 쓰러졌다. 바닥에 쓰러진 자는 고통스러워했다.

“너 백수구나.”
“수, 수사관님.”

선린은 그를 일으켰다.

“칼을 들고 왜 나를 찾아 왔느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저를 죽여 주십시요.”
“그래 죽여 주마.”

선린은 백수의 왼뺨을 세차게 때렸다. 그리고 포옹했다.

<소생언의 모습>
선린과 설희는 소생언 입구에서 해바라기밭을 바라보며 지난날에 있었던 일들을 회상했다. 화창한 봄날 비룡산 초원에서 선린과 설희가 소꿉놀이를 하고 있었다. 설희는 겨울에 내린 눈이 녹지 않은 곳에서 피어난 꽃을 보며 선린에게 말했다.

“오빠, 이 꽃을 봐요.”
“야, 아름답다.”
“이게 무슨 꽃이에요?”
“설연화라고 해, 처음 이 꽃을 본 사람은 그의 꿈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어.”
“그럼 내 꿈도 이루어지겠네.”

삼일원으로 오르는 경사진 암벽에 벚꽃이 만발했다. 설희는 벚꽃을 따려고 팔을 펴고 있었다.

“위험해!”

선린은 소리치며 설희를 향해서 달려갔다. 설희는 발이 미끄러지면서 50m 아래 암용소로 추락했다. 설희가 추락한 지점에서 선린도 암용소 아래로 뛰어내렸다.

비룡산 소생언 해바라기밭에서 설희가 환한 표정을 지으며 선린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선린은 설희를 향해 달려갔다. 설희는 해바라기밭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선린은 설희를 찾아서 해바라기밭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넓은 초원 위에서 설희가 달려가고 있었다. 선린이 그를 향해서 쫓아갔다. 설희는 달려가다 풀위로 넘어졌다. 선린도 달려가다가 설희 옆에 넘어졌다. 선린과 설희는 서로 포옹했다. 9월의 하늘에는 솜털 같은 구름이 떠 있었고 소생언에 핀 해바라기꽃들이 훈풍에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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