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삶과 신앙을 잇는 교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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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삶과 신앙을 잇는 교사가 필요합니다”
  • 이인창,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09.17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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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청소년 신앙 교육, 교사들에게 달려 있다

교회학교 청소년 사역을 흔히 ‘마라톤 경주’에 비유하곤 한다. 시간을 두고 큰 그림의 전략을 짜야 하고, 고른 숨고르기와 일정한 보폭으로 청소년들과 함께 충분히 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중간에 지쳐도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힘 있게 달릴 때 비로소 그 결실을 맺을 수 있는 것도 청소년 사역과 마라톤의 공통점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인내하고 노력한다고 해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사역도 아니다. 교회 울타리를 넘어 청소년들의 삶 속에서 함께하는 신앙교육이 일어나야 한다. 그래서 청소년 사역의 최전선을 맡고 있는 교사들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사들이 청소년들의 신앙교육과 비전을 키워가는 마중물 역할을 제대로 할 때, 한국 교회의 생명력 있는 변화도 가능하다.

▲ 교회 현장에는 청소년들의 삶과 신앙을 잇는 실질적 교육이 필요하다. 사진은 지난 8월 열린 좋은교사운동 대회.

#청소년 교회교육 교사도 어렵다

교회에서 유독 기피하는 사역.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식당일과 청소 등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는 봉사도 많지만 그중에서도 선뜻 나서기를 꺼려하는 사역이 바로 ‘교사직’이다. 확실한 은사나 비전이 있지 않는 이상 쉬이 자처하지 않는, 그렇다고 아무나에게 맡길 수 없는 사역이 바로 교회학교 교사이다.

‘중2병’, ‘고3 상전’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이 시대를 사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관심을 필요로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청소년들인 만큼, 이들을 위한 교회, 특히 청소년 부서 교사들의 고민은 깊어진다. 또 청소년 사역이라는 것이 단순히 열심히 한다고 해서 단시일 내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기 어렵기 때문에, 칭찬을 듣기도 어렵다. 교사들의 인내와 꾸준한 돌봄이 없으면 사역은 쉽게 무너진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일 년을 채우지 못하고 교사직을 내려놓는 경우도 많다. 결국 정체성을 정립하는 과도기에 있는 청소년들이 혼란을 겪게 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이러한 문제 때문일까. 실제 청소년들의 신앙생활에 교사가 미치는 영향도 매우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가 청소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신앙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을 조사한 결과, 불과 응답자의 2.8%만이 ‘교회학교 선생님’이라고 답했다. ‘학교 친구·선후배’라고 답한 5.2%에 절반 밖에 되지 않은 수치다. ‘어머니’(47.2%)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던 것과 비교해 볼 때도, 교사들이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정도는 현저히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청소년들의 전인적인 신앙교육을 위한 교사 수도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농촌 교회와 도시 미자립 교회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교회 학교가 없는 경우 남아있는 청소년들마저 방치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교사들이 주중에는 청소년들과 소통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꾸준한 돌봄이 필요한 청소년들의 특성을 고려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 결국 이러한 방식의 교육이 지속될 경우 청소년들이 교회를 멀리하게 되거나 삶과 신앙이 이원화될까 염려된다.

물론 청소년들을 살리는 교회학교 교육은 비단 교사들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청소년들의 신앙 교육을 위해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투자하고 기도하는 헌신된 교사들도 있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막막하다. 이러한 현실의 벽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충분한 교사교육과 교회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교회-교사의 연계가 활발히 이뤄지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뒷받침 될 때 교사가 가진 역량을 백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청소년들의 전인적 신앙교육 참여해야

서울 광염교회에서 고등부를 맡고 있는 손00 교사는 최근 대학에 다니는 제자들을 만나 식사와 차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고등부를 졸업해서도 찾아주는 제자들이 고마운 손 교사. 그가 다른 교사들과 달리 제자들과 더 돈독하게 지낼 수 있는 이유는 중등부 3년, 고등부 3년을 내리 맡았기 때문이다.

이 사례처럼 교사들이 청소년들과 오래 관계를 지속하는 경우가 많을수록 좋지만, 실제 대다수는 그렇지 못하다. 교사를 그만두는 경우도 많고, 맡게 되는 학년도 매해 바뀌면서 학생과 교사가 끈끈한 관계를 맺기에 한계가 있다. 게다가 주일에만, 그것도 길어야 20분 정도의 제한된 공과공부 시간에만 만나는 교육 현장에서 제대로 된 신앙교육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과 같다.

교회교육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삶 속에 깊이 관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예장 통합 교육자원부 강성훈 간사는 “성경 지식에서 그치는 신앙교육이 아니라 성경대로 살 수 있도록 전인적인 신앙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물량 선교에 매몰되지 말고 교사들이 청소년들의 신앙문제와 삶의 고민을 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금 청소년들은 물질적인 부족함이 없는 세대이다. 치열한 입시경쟁, 성적 지상주의에 내몰리며 대화할 상대가 부족하고 영적 갈급함은 채우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필요에 교회학교 교사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청소년들의 현실 속 문제에 교회와 교사들이 얼마나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지도 돌아봐야 할 부분이다.

본지 설문조사에서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을 묻는 질문에, ‘진로’에 대한 고민이 24.9%로 가장 많았다. ‘교회가 무엇을 제공해 주기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취미생활 익히기’가 37.8%로 최고로 나왔고, 다음으로 장학금 지원(36.5%), 진로상담(26.2%), 봉사활동(25.8%), 신앙상담(18.3%) 등이 뒤를 이었다.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중요하게 볼 것은 진로, 신앙, 고민 등의 상담에 대한 요구가 많다는 것”이라며 “교회가 막연한 교육보다는 전문적인 상담과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삶의 방향과 구체적인 직업 선택의 기준을 제시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것은 교사들”이라고 설명했다.

더 이상 추상적 신앙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신앙을, 신앙 속에 삶을 고민할 수 있도록 돕는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렇게 할 때에 청소년들이 신앙 정체성에 바탕을 둔 비전을 세우며, 인격과 성품을 바르게 키워나갈 수 있다.

좋은 사례가 예장 통합이 실시하고 있는 ‘국제 청소년 성취 포상제’이다. 이 제도는 일선 교회의 청소년들이 봉사활동, 자기계발, 신체활동, 탐험활동 영역에서 개인 성취 목표를 달성하면 포상하는 제도로, 전 세계에서 142개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교회에서의 성취 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선교 모델로 여겨지고 있다.

# 교사 역량강화를 위한 대안은?

교사들의 자질 향상과 교사 수의 부족 문제에 대해 한국 교회가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농촌지역 교회 내 청소년 학생들을 위한 교사 부족 현실을 해소하기 위해 교회들간 통합 교육시스템을 마련하려는 노력들이 늘고 있다. 참여가 아쉽지만 노회마다 교사 재교육도 지속되고 있는 것도 다행이다.

특별히 각 교단들은 교회 내 교육전문가 양성을 위한 계획들을 실천해가고 있다.

예장 합동총회는 청소년 지도자 학교를 운영해, 취학 청소년뿐 아니라 미취학 청소년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교회 교육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교육 내용도 청소년 문화이해, 청소년기 특징, 청소년 설교기법 등으로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교사들의 자질향상과 신앙성장, 교회학교 발전을 위해 ‘교회학교 교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사교육원 운영을 하고 있다. 기본교육과정부터 전문교육과정까지 4 단계 과정에서 7과목에서 10과목에서 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통합 총회는 일선 교회에서 실제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평신도 교육사 양성 과정’이 신설될 수 있도록 올해 정기총회에 상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교사들이 무기력한 모습을 극복하고 더욱 열정적인 자세로 청소년 교육이 임하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단순한 교육 방법론이나 신앙 연륜이 쌓이면 하는 교사로는 안 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열정 있는 교사를 길러내는 목양사역도 강조되고 있다.

김경덕 목사(사랑의교회 교육부 팀장)는 “오늘날 청소년들은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서적, 신앙적으로는 위태로운 현장에 살고 있다”며 “교사는 무엇보다 목양적인 마음과 자세를 가진 인도자가 되려는 교사들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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