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로는 미래 없다…‘교단 통합’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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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로는 미래 없다…‘교단 통합’ 가속도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4.09.17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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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백석 ‘연합의 구심점’… 대신총회 비롯해 장로교 연합 움직임

분열로 얼룩진 한국 교회에 ‘연합’의 새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회기 세 차례 조건없는 통합을 이뤄낸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총회(총회장:장종현 목사)를 중심으로 예장 대신과 고신, 합신 등 주요 장로교단들이 ‘통합’ 헌의안을 다루며 분열의 죄를 회개하고 연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서 이번 장로교단 총회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5일 열린 예장 대신 총회에서는 백석총회와의 통합을 논의한 ‘전권위원회’ 보고가 있었다. 전권위원장 박재열 목사는 “대신과 백석은 이미 여러 차례 통합 논의가 있었다. 교리와 신학이 같은 교단이 합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하며 교단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대신 측은 백석과 통합을 이룰 경우, 현장 목회자들의 전도와 선교에 상당한 유익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교단 신학교 운영이나, 교회 개척 등에 있어서 월등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신과 통합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백석총회는 일단 대신총회의 결과를 지켜보는 중이다. 그러나 ‘연합’의 기치를 내세운 백석은 “인간적인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의 뜻만 바라보자”는 입장이다. 지난 세 차례의 통합 역시 ‘하나님의 뜻’에 맡겼고, 사람의 욕심이 앞섰다면 할 수 없는 일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백석총회를 중심으로 한국 교회가 다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연합’의 움직임이 강하게 일어나는 것은 현재 한국 교회가 처한 위기로부터 출발한다. 한국 교회는 계속된 분열과 갈등으로 대사회적 신뢰를 잃었을 뿐 아니라 성도 수와 교회 수, 신학생의 감소 등 숱한 위기 앞에 놓여 있다.

앞으로 10년 후면 이름있는 주요 교단 신학교 몇 곳을 제외하고는 정원 도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예장 통합과 고신, 기장 등 역사와 전통을 가진 교단들이 신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일부 교단에서는 신학교 통폐합 논의를 시작했다. 성도 수의 감소는 오래된 숙제로, 2030년이면 300~400만 명으로 기독교인이 감소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 바 있다.

지난 회기 3,200교회에서 올해 5,300교회로 교세 성장을 이룬 백석총회 역시 개척으로 인한 증가는 100여 곳에 불과하며, 교단 통합으로 2천 교회가 늘어났다.

작은 교단들이 백석을 선택한 이유는 같은 장로교단으로 교리와 신학이 일치한다는 기본 전제 아래 건강하고 안정적인 신학교육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대다수의 교단들이 재정적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백석은 총회관 건립 등 오히려 공격적인 행정과 선교에 나서는 것도 강점으로 평가됐다.

지난 2일 백석과 통합한 예장 성경 총회장 곽성현 목사는 “백석총회는 개혁주의신학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중요하게 실천하는 생명력 있는 교단이다. 그동안 신학교를 통해 교역자를 양성하고 나아가 세계 선교를 위해 일해 온 역사와 저력이 있는 곳”이라며 “하나님의 큰일을 이뤄온 백석총회가 훌륭한 교단이라고 생각해 통합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백석과 통합을 고심하고 있는 또 다른 교단 총회장은 “우리 교단의 미래를 위해서는 백석이 아니더라도 우선 통합을 깊이 생각할 문제”라며 “앞으로 10년 안에 많은 군소교단들이 교리가 틀리지 않은 범위 내에서 짝짓기 통합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의 구심점’으로 불리는 백석총회는 예장 대신과 더불어, 앞으로도 크고 작은 교단들과 통합 추진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통합 논의가 오가는 교단 중에는 정통 보수교단으로 꼽히는 주류 교단도 포함되어 있는 등 백석을 중심으로 장로교회를 하나로 만들어 나가자는 분위기가 교계 전반에 확산된 상태다. 상대 교단을 존중하는 조건 없는 통합도 ‘선례’가 되고 있다.

백석 총회장 장종현 목사는 “교단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교회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하나됨으로 성경이 말씀하신 하나되라는 명령에 순종하기 위함”이라며 “사람이 가진 모든 기득권 내려놓고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돌리겠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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