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한국 교회 선교에 위기 해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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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한국 교회 선교에 위기 해법 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4.09.15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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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90주년 기념토론회서 박창현 교수, 초기 선교현상 조명

우리나라에 개신교가 전래된 지 130주년이 됐다.
의사이자 외교관으로 복음 전파에 힘썼던 알렌 선교사가 부산항에 입항한 1894년 9월 14일, 제물포항(지금의 인천항)에 들어온 9월 20일을 기준으로 하면 올해가 바로 130주년이 되는 해이다.

미국 장로교와 감리교단에서 파송된 언더우드와 아펜젤러 선교사가 입국한 이듬해 1895년을 기준으로 하면 내년이 130주년이 된다.

천 년이 넘는 서구 교회에 비해 역사는 짧지만, 한국 교회 130년의 선교 역사는 세계 교회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역동적이었다. 특히 구한말부터 1970~80년대까지 한국 교회의 엄청난 부흥 성장에 지금도 세계 교회의 관심이 적지 않다.

하지만 성장세는 멈춰 1990년대 이후 교세가 줄고 있고, 더 큰 문제는 교회를 향한 사회적 신뢰도마저 심각하게 하락하고 있다.

‘천만, 천 2백만 기독교인’을 이야기하며 한껏 고무된 때도 있었지만, 2006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이단을 포함한 기독교 ·인구는 약 850만명에 그치고 있다. 10년마다 실시되는 종교인구 항목조사가 내년에 예정돼 있어 그 결과가 궁금하지만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상은 회색빛이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는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90주년 기념토론회에서 감리교신학대학교 박창현 교수는 “한국 개신교의 출발점이 됐던 초기 선교 역사를 올바로 이해하고, 당시의 하나님의 선교를 회복하는 것이 오늘날 한국 교회가 가진 위기를 극복할 수 길”이라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특히 1903년~1907년 사이 원산과 평양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된 영적 대각성운동을 다시금 조명하며, 당시 대각성운동이 곧바로 전도운동을 이어졌다는 데 주목했다.

실제 1903년 3만 명이었던 감리교와 장로교 인구는 1908년 15만 명으로 증가했고, 이 현상은 ‘백만인 구령운동’으로 정책적 발전을 이뤘다. ‘날 연보’ ‘쪽복음 전도’ 등과 같은 새로운 방식의 전도활동에 수많은 교인들이 헌신자로 자원했다.

박 교수는 “더 중요한 것은 선교와 함께 기독교인들의 삶의 변화가 동반되었다는 데 있다. 교인들이 성령을 받자 불의하고 부정한 일들을 스스로 깨닫고 돌이켜 바로잡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의 설명대로 실제 교인들의 영적 대각성은 노비 면천, 축첩 중단, 절제 운동 등의 실천으로 이어졌다.

결국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고, 삶이 변화하고 실천하는 공동체를 회복하는 길이 지금의 한국 교회가 나갈 길이라는 게 박 교수의 주장이다.

한편, 토론회에서 한국YMCA 생명평화센터 이윤희 사무국장은 ‘한국 에큐메니컬운동의 선교적 과제’를 주제로 발제하고, “한국교회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교권과 분열, 패권, 부패에 매몰된 것은 아닌지 스스로 질문해봐야 한다”며 “한국 교회가 하나님의 생명과 정의, 평화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은 전 인류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정의, 평화, 인권, 생태 등의 많은 문제에 한국 교회가 응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토론회를 개최한 교회협은 오는 18일 오후 2시 구세군빌딩에서 “흔들리는 교회, 다시 광야로”를 주제로 90주년 기념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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