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쉼은 나를 넘어 ‘사회적 쉼’까지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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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쉼은 나를 넘어 ‘사회적 쉼’까지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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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9.1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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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원 연구위원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원장

주일이 안식일이 아니고, 그래서 구약의 안식일처럼 지켜야 할 필요는 없지만, 실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 주일은 안식의 정신을 가시적으로 실천하고 훈련하기에 용이한 시간으로 보인다. 초대 교회 성도들에게 그 날은 휴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안식의 의미를 충분히 살리기에는 제한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과중한 업무 속에서도 새벽이나 밤 시간을 내어 모이기를 힘썼다는 것은 우리에게 주는 도전이 크다.
우리는 그들과는 달리 일주일에 하루, 일요일이라는 공식적인 쉼의 시간을 부여받았다. 그러므로 이 날은 하나님의 안식의 정신을 실천하기에 가장 적합한 날이다. 그러므로 초대 교회로부터의 전통을 이으면서 안식일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 이 날을 스스로 구별하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우선 안식의 모형으로서의 육체적, 정서적, 영적 쉼을 누리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나의 욕심을 위한, 나의 성취를 위한, 내가 스스로 준비하고 대비하기 위한 어떤 ‘일’들을 배제하면서 하나님만이 나의 삶의 기초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안식의 시작은 창조와 연관되기에 하나님의 창조물과 더불어 하나님의 창조를 기리고 즐기고 누리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안식의 의미를 살리고 실천하기 위해 스스로 구별한 날은 결코 율법적인 날이 아니다. 그것은 구약의 안식일 규정을 준수하려는 동기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그리스도인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율법적인 이유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도 아니다. 하루를 떼어서 안식의 정신을 실천하려는 것은 안식을 파괴하려는 세상 권세 잡은 자의 계략을 파괴하고, 하나님 나라의 참된 가치를 선포하려는 적극적인 동기에서 하는 것이다. 이런 동기로 행할 때 조심해야 할 것이 두 가지 있다.
첫째, 율법에 매인 것처럼, 의도했던 대로 하지 못할 때 죄의식을 느끼는 것은 좋지 못하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 그의 나라가 확장될 것에 대한 기대, 그리고 종말의 완전한 안식에 대한 소망을 품고 있다면, 안식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은 자발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 되어야 한다.
둘째, 다른 사람을 내가 생각하는 어떤 틀을 기준으로 판단하거나 정죄해서는 안 된다. 물론 안식의 정신을 권면하고, 가르치고, 잘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필요는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식의 정신의 실천은 은혜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율법적인 규율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안식은 하나님이 주시는 가장 큰 축복이요 우리의 가장 큰 소망이다. 성경은 창세기에서 안식으로 출발해서 요한계시록의 완전한 안식으로 끝난다. 그만큼 안식은 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의도를 가장 잘 담고 있는 개념이다.
비록 구약의 안식일 제도가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었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정신은 여전히 살아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안식일 ‘제도’에 매이지 않지만, 그 ‘정신’을 실천하려는 노력을 멈추지는 않는다. 오히려 점점 더 안식을 잃어가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면서, 참된 안식이 무엇인지 알리고, 그 안식을 향한 소망을 선포하고, 그것을 지금 이 땅에서부터 누리는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과 미래성을 믿는 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할 일들이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통해서 불안과 절망 속에 살아가는 이 땅의 사람들에게 참된 안식이 전해진다면 우리에게 먼저 안식을 주신 하나님의 의도가 아름답게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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