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목사 체제 한기총, 과연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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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목사 체제 한기총, 과연 달라질까?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4.09.02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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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행정 보류 교단 복귀가 한기총 변화의 열쇠

이-홍 ‘공동 선언문’이 발목 잡을 수도

이영훈 목사가 한기총 제20대 대표회장에 선출되면서 이 목사에게 거는 교계의 기대가 크다. 그러나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 못지 않게 ‘과연 달라질까’라는 의구심 또한 상당한 상황. 대화와 통합을 표방하면서도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을 긋게 만든 한기총의 그 동안의 행보를 보면 임시총회를 기점으로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이영훈 목사가 대표회장에 취임한다고 해도 별반 달라질 게 없어 보인다”는 전망이 아직까지는 강하다.

임시총회를 개최했다고는 하지만 이전까지의 상황에서 변한 것이라고는 대표회장이 바뀐 것 뿐, 한기총은 여전한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로 단독 출마한 이후 지난달 28일, 당시 대표회장이던 홍재철 목사와 공동으로 발표하고 서명한 ‘공동 선언문’도 이 목사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의견도 강하다.

이 선언문은 홍재철 목사와 이영훈 목사가 공동으로 작성해 발표한 것으로, ‘한기총이 그동안 진행했던 모든 것을 수용하고 계승한다’는 내용이 주 골자다. 그리고 이영훈 목사는 “홍재철 목사의 신앙 노선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선언들의 내용들로 추론해 볼 경우 이 목사가 이른바 하루아침에 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원진과 실행위원들, 그리고 모든 행정 구조와 상황들이 여전히 그대로인 데다, 예장 통합과 합동을 비롯한 상당수 교단들이 현재 한기총을 탈퇴하거나 행정 보류 중인 상태여서 특별한 구상이 이 목사에게 있더라도 현 상황에서는 ‘시기상조(時機尙早)’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가 되고 있는 이단 해제 문제를 비롯한 산적한 문제들은 예장 통합총회를 비롯한 특정 교단들의 복귀와 후원이 있을 때 어느 정도 가능해 보이며, 이 목사가 주장한 “적법한 절차에 의한 처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교연과의 대화에 있어서도 ‘선 복귀, 후 대화’ 원칙을 내놓았다. 공동 선언의 내용 그대로 그동안 홍 목사가 줄기차게 부르짖었던 것을 수용하고 계승한 것이다. 이런 입장이라면 한교연과의 통합을 위한 대화의 가능성도 어두워 보인다. 한교연 또한 ‘7.7 정관 이전으로의 회복’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수 있다.

이 목사가 말한 ‘적법한 절차’는 한교연과의 통합 문제와 관련해서도 지속적으로 강조한 부분으로, “탈퇴한 교단들의 조건 없는 복귀가 먼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교연과의 어떤 토론이나 만남도 가능하다. 그러나 (한기총을 탈퇴한) 교단들이 먼저 돌아와서 입장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한기총이 처음 창립된 당시의 정신으로 돌아가서 모든 교단들의 조건 없는 복귀를 촉구할 것”이라고 말한 데서도 이런 입장은 읽을 수 있다.

이런 상황들을 볼 때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예장 통합과 고신, 백석, 기성 등 한기총을 탈퇴하거나 행정 보류 중인 교단들의 복귀 여부에 따라 일정 부분 변화는 감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교계는 화해를 위한 이영훈 목사의 부지런한 노력과 대화를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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