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과 쉼의 결합으로 안식일의 ‘공공성’ 회복해야”
상태바
“노동과 쉼의 결합으로 안식일의 ‘공공성’ 회복해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08.25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느헤미야 제5회 신학캠프, ‘주일이 맞나요? 안식일이 맞나요?’ 개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바쁜 현대인에게 있어 ‘쉼’은 때로 나태함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만큼 쉬는 것에 자유롭지 못하고 불편함을 느끼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쉼’이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오는 현대인들에게 구약의 ‘안식일’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러한 고민과 함께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원장:김형원)는 제5회 신학캠프를 ‘주일이 맞나요? 안식일이 맞나요?’를 주제로 지난 23일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열었다.

▲ 느헤미야 제5회 신학캠프가 ‘주일이 맞나요? 안식일이 맞나요?’를 주제로 지난 23일 백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 강조된 것은 ‘안식일’은 그 자체로 거룩하며 주일의 대체일이 아니라 온전한 ‘쉼’과 회복의 시간이라는 점이다.

김근주 교수는 “안식일은 십계명에서 유일하게 창조에 근거한 계명”이라며, “안식일은 모두에게 평등하다는 점에서 다른 휴일들과 구별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창조주 하나님은 만물을 창조하고 칠일 째 되는 날 휴식을 취하셨고, 자신같이 사람들도 쉴 것을 권면하셨다”며 “창세기는 처음부터 쉼을 가리켜 복된 것이며 거룩한 것이라고 증언한다”고 전했다.

오늘날 안식일이 갖는 의미에 대해 그는 “일하시고 노동하시는 하나님을 따라 일하는 것도 하나님 닮는 것이며, 쉬는 것도 하나님을 닮아가는 거룩”이라며, “쉼 없는 노동, 여유 없는 노동은 단지 안타까운 상황이 아니라, 하나님 본받기를 거절하는 끔찍한 거절이요 거역”이라고 진단했다.

그런 점에서 쉴 수 없게 만들고 쉬지 않는 것이 경쟁력이 있다고 여기는 현 사회의 단면은 하나님을 거역하고 대적하는 행위라는 것.

이러한 맥락에서 ‘약자’를 노동의 억압과 탈취에서 보호한다는 측면에서 안식일이 갖는 의미도 매우 중요하다. 

김동춘 교수는 “안식일은 신학적 차원만이 아니라 노동하는 인간에 대한 약자 보호법적 차원이 동시에 함축되어 있다”며 “주일은 단지 그리스도인 개인의 신앙 표식이라는 사적인 의미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식일에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전체 인간에게 주신 인간의 주권을 보호하는 공공의 차원이 함축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김근주 교수도 “쉴 새 없이 일하게 하는 것은 어느 시대에나 노예를 지배하고 관리하는 최고의 방편으로 이용되었다”며, “노동이 쉼과 함께 결합되지 않으면 노동은 도리어 억압과 착취가 되어 버린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잘 쉬기만 해도 하나님을 본받는 삶”이라며, “노동과 쉼은 서로를 위한 것이면서 동시에 독자적이기도 하다”며, “쉼은 노동을 위해 힘을 보충하는 시간이 아닌 독자적인 것으로 창조 질서로까지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일 성수와 안식일을 규정하는 것이 별개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동춘 교수는 “안식일은 구원을 얻기 위한 신자의 의무행위나 행위규칙이 아니라 오히려 출애굽을 통해 보여주신 하나님의 구속의 업적에 대한 결과”라며,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대한 응답으로서 드러내야 할 신자의 표지라는 것을 재조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국 교회가 안식일의 사회적 의미를 재발견하려면 주일에 대한 의미 발견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구약의 안식일 신학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하며, 그것을 주일 신앙과 결합하도록 고민해야 하다”고 전했다.

주일을 안식일로 가르치는 것에 대해 조석민 교수는 “주일 성수와 안식일 규정을 준수하는 것은 아무 관련이 없다”며 “복음서에서 안식일은 그리스도인들이 지켜야 할 율법으로 제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과 약속한 날, 약속한 시간에 하나님께 나아가는 일은 안식일 규정 준수와 상관없이 그리스도인들 각자가 책임을 갖고 지속적으로 성실하게 이루어야 할 경건한 의무이며 특권”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