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처한 공교육, 기독교에 책임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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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공교육, 기독교에 책임을 묻다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4.08.1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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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에서 종교 중립, 공교육에서 종교를 완전히 배제하는 것일까?

공교육 전반 기독교적 공적 가치 실현해야
성경적 가치에 기반 둔 교육 이념 제시해야

최근 몇 년간 기독교 교육계에서는 공교육 속 기독교 교육에 대한 정당한 방향 모색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인성이 무너져가는 한국 사회를 다시 일으키고자 많은 교육자들은 공교육 속에 기독교 교육을 대안으로 접목시키고 있다. 사회 안에서 함께 도모할 수 있는 방법을 기독교적 가치 안에서 찾거나, 공교육의 위기를 회복시키는 처방전으로 기독교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식이다.

좋은교사운동(공동대표:김진우, 임종화)이 ‘공교육과 기독교’(강영택, 김창환, 유재봉, 송순재, 정병오, 카를 크리스티안 에기디우스 공동 저)를 출간했다. 독일, 영국, 덴마크, 미국, 한국의 근대 공교육 전개 과정에서 나타난 기독교의 역할을 담았다. 각 나라의 공교육과 기독교의 관계에 대한 역사절 고찰을 통해 성경적 가치에 근거한 좋은 교육 이념과 대안을 풀어냈다.

공교육은 16세기 종교개혁을 계기로 시작됐다. 종교개혁을 일으킨 마틴 루터의 가장 중요한 ‘오직 성경’과 ‘만인 제사장’ 사상 때문에 모든 사람이 성경을 읽을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했다. 그래서 루터는 독일의 영주와 시의원들에게 국가가 재정을 부담해 모든 국민들이 차별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공립학교 설립을 제안했다. 그 이후 유럽 전반에 공교육이 정착되기 시작했다. 공교육은 모든 사람들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보고,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이 심어주신 은사와 재능을 잘 계발해 자아를 실현해 사회에 기여한다는 기독교의 신학과 정신에 근거했다. 뿐만 아니라 교육 내용에 있어서도 교회가 중심 역할을 했다.

물론 공교육은 근대 국가 형성과 함께 국가 이데올로기를 심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한 시대의 변화에 따른 기독교의 역할과 모습이 변화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유럽 사회의 기독교는 그 사회의 공적 가치를 지키는 보루로서, 공교육 가운데서 인성교육의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은 조선 말기, 근대 교육의 도입이야말로 조선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 생각했다. 관에서는 물론 민간에서도 근대 교육 형성을 위해 노력했지만 공교육을 형성할 정신적 기반이나 에너지에 한계가 따랐다. 당시 갓 개척된 조선의 교회들은 교회 부설 소학교 설립으로 초등교육을 담당했고, 선교사들은 중등학교 설립을 통해 근대 공교육의 기초를 형성했다. 비록 이러한 노력은 일제의 탄압으로 꽃을 피우지 못했지만, 당시 기독교의 노력이 있었기에 조선은 근대 공교육의 출발을 할 수 있었다. 또한 일제 시대와 해방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공교육의 한 축을 형성해 왔다.

현재 한국 공교육의 위기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이를 해결해 낼 주체나 에너지는 뚜렷하게 남아있지 않다. 한국 기독교 또한 한국 사회가 기대하는 공적인 영역에서 기여는커녕 오히려 공익에 반하는 형태의 선교를 강행함으로 한국 사회를 실망시키고 있다. 이에 한국 사회는 과도한 종교 중립을 내세워 기독교를 공적 영역에서 배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좋은교사 전 대표 정병오 교사는 “한국 기독교에게 주어진 숙제는 공교육의 본질과 생명을 회복하는 일에 나서고 실제적인 열매를 보이는 것”이라며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독교 내 자산들이 많이 형성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 교회와 기독교육운동은 공교육에서의 종교 중립이라는 이름으로 기독교를 공교육으로부터 배제하려는 움직임에 위축되지 말고 기독교가 가진 풍성한 공공성과 교육의 본질을 살리는 교육적 능력을 세상 가운데 드러내 보이기를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 ‘공교육과 기독교’는 한국 공교육에 대한 기독교의 책임과 대안도 제시한다. 오랫동안 한국의 공교육을 지배해온 ‘인재 양성’에 대해 기독교적 가치에 근거한 반성과 대안을 비롯해, 기독교적 가치를 사랑과 정의 등 추상적 차원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왜곡된 우리 교육 현실을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언급한다.

임종화 공동대표는 “한국 공교육 내에 종교교육을 도입하는 문제를 논할 때 순서가 중요하다”며 덴마크의 공교육을 설명했다. 덴마크의 경우 대안교육을 공교육과 비슷한 수준에서 지원하고 있다. 이는 질 높은 공교육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고 오히려 다양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임 공동대표는 “우리나라와 같이 공교육의 질이 높지 못한 상황에서 대안교육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게 되면 대안교육이 특권교육이 되면서 공교육은 더욱 위축될 수가 있다”며 “마찬가지로 공교육 전반에 기독교적 공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교육 내에 공적 가치가 매우 약한 상태에서 종교교육이 들어올 경우 종교가 통합의 순기능보다는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더 높다. 때문에 한국 기독교가 공교육 내 종교교육을 도입하는데 에너지를 쏟기보다는 공교육 내 공적 가치를 높이는데 우선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인간을 산업 발전의 도구로 생각하고 교육하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는 요즘, 기독교의 입장에서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성경적 가치에 기반을 둔 좋은 교육 이념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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