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기독교인 학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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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기독교인 학살 시작됐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4.08.1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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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 이라크 기독교인 위한 중보기도와 긴급구호 호소

급진 이슬람 무장단체 ‘이라크 시리아 이슬람 국가(Islamic State of Iraq and Syria, 이하 ISIS)가 이라크 북부지역 기독교인들에 대한 학살을 본격적으로 자행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세계 교회가 기도와 지원을 절실히 요청하고 있다.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WCC) '세계선교와 전도위원회' 금주섭 총무는 최근 한국교회에 보낸 서신에서 “북부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ISIS가 지난 7일부터 기독교인들에 대한 학살을 시작했으며, 약 4만 명에 달하는 이 지역 기독교인들은 기본적인 채비도 하지 못한 채 급하게 탈출하고 있다”고 알려 왔다.

ISIS는 지난달 기독교인들에게 보낸 최후통첩에서 “이 지역 기독교인들이 이슬람으로 개종하거나 모든 재산을 포기하고 다른 나라로 이주하지 않는다면, 남아 있는 기독교인들을 모두 처형하겠다”고 협박한 바 있다.

실제 모술과 니느웨 평원 등 이라크 북부 지역에서 여성과 어린이들을 포함한 기독교인들과 야지디족, 쿠르드족 등이 살해되고 있다는 소식이 언론보도와 SNS 등을 통해 외부로 알려지면서, ISIS를 향한 국제사회의 비난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라크 내 기독교인들을 지원하고 있는 시리아정교회 마타 로햄 대주교는 “개종을 거부한 기독교인들은 모든 재산을 강탈당했고, 이 가운데 잔혹하게 살해된 사람도 상당수”라며 “현재 모술 교구와 니느웨 교구에서 쿠르드지역으로 피신한 약 4천 가정이 물과 식량, 의약품의 절대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이라크 북부지역은 초대교회 중 안디옥교회에 복음이 전해진 곳으로 기독교인 약 10만명 이 거주해온 곳으로 추산돼 왔다. 이 곳에는 초기 기독교 역사를 알 수 있는 유적도 상당해 ISIS에 공격으로 인한 유적의 파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WCC는 “UN이 이 지역 사람들에 대한 안전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또 세계교회를 향해서는 “피해 주민들에 대한 구호와 흩어진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기도와 지원에 아끼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WCC는 중보기도와 함께, ‘이라크 기독교인들에 대한 긴급지원’과 ‘장기적 차원에서의 난민촌 건설 지원’을 위한 회원교회에 동참을 호소했다.

국제앰네스티도 “최근 기독교 도시 카라쿠쉬에서 수천 명이 피난에 나섰으며, 미처 떠나지 못한 주민들이 지역 내 고립돼 있다”며 “국제사회가 지원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ISIS는 이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을 잇는 ‘시아파 초승달’ 지역에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것을 목표하고 있는 수니파 무장단체로, 올 2월에는 무차별적인 폭력 활동으로 알카에다에서조차 퇴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8일부터는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승인으로 ISIS 반군에 대한 미군의 공습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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