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래가 궁금해요. 누가 좀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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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미래가 궁금해요. 누가 좀 도와주세요”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4.07.28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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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③ 미래를 이끄는 신앙교육, 교회와 가정이 함께 해야

교회가 어떤 곳인지 알고 있고, 예수님이 누구인지는 알지만 도대체 믿음이 생겨나질 않는다는 청소년들. 이와 함께 교회는 다니지만 ‘부모의 권유로’ 할 수 없이 나가는 아이들까지 아직 교회가 전도하고 양육해야할 많은 영혼들이 있다. 이미 주일학교 학생의 감소는 수치를 통해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에 대한 교회의 관심과 열정은 미온적인 상황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세상이 온통 ‘자본’의 논리에 집중하면서 교육까지 ‘성공주의’로 흐르고 있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교회에서도 일단 청소년기에는 “공부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성적-입시-취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속에서 정작 중요한 꿈은 펼쳐보지도 못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현실은 어둡고 암담하다.

그 어둠 속에서 허우적 거리는 청소년들에겐 ‘왜 살아야 하는가’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이 필요하다. 그들은 지금, 누군가가 말해주길 원하며 들을 자세를 갖추고 있다. 과연 교회는 그들에게 무엇을 들려줄 것인가. 가정은 지금 신앙의 관점을 명확히 자녀에게 물려주고 있기는 한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적극적인 해답이 필요하다.

청소년들, 예배 외 활동으로 진로와 고민에 대한 상담 원해
교회에서 가르쳐도 부모의 이원화된 세속적 삶이 혼란 부추겨
가정은 신앙의 모판 … 교회와 함께 통일된 신앙교육에 나서야

청소년을 위한 교회의 사역은 무척 단순하다. 주일예배와 공과, 그리고 여름과 겨울에 진행되는 수련회가 전부다.

주일예배의 풍경 또한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어렵다. 승용차를 이용해 원거리 교회를 다니는 현대 성도들의 삶 속에 청소년들도 속해 있다 보니, 주일 아침 부모를 따라 교회에 나와서 예배를 드리고 부모가 돌아가는 시간에 맞춰 교회를 빠져 나간다. 공동체 안에 속해 있다기보다, 주일성수의 의무만 다할 뿐이다. 청소년들이 목사님의 설교와 예배에 힘을 얻는다고 답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이 의지할 별다른 프로그램을 교회는 적극적으로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기독 청소년들이 교회에서 예배 이외에 참여하는 활동은 성가대나 찬양단, 악기나 춤 등 찬양 사역과 관련된 활동이 대부분이었다. 본지가 조사한 중고생 종교의식 조사에서 기독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예배 이외의 활동을 조사한 결과 ‘성가대나 찬양단’이 30.8%로 가장 많았고, ‘악기나 춤 등 취미활동 프로그램’이 29.9%로 그 뒤를 이었다. ‘공과 이외의 성경공부 모임’이 29.7%를 차지했으며, 예배만 드린다는 학생도 16.7%로 나타났다. 주일학교 풍경이 예배와 찬양 사역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독 청소년들이 원하는 교회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37.8%의 기독 청소년들이 ‘취미생활(특기적성 프로그램)’을 1순위로 꼽았고 36.5%는 ‘장학금 지원’과 같은 실질적인 도움을 원했다. 눈길을 끄는 응답은 26.2%가 진로 상담을, 18.7%는 고민 상담을, 18.3%는 신앙 상담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목회사회학연구소장 조성돈 교수는 “고등학생의 경우 부모의 동의 하에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교회이기 때문에 취미활동 등 여유 시간을 갖고자 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런 점에서 교회는 청소년들에게 복합적인 공간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이 응답에서 진로와 신앙, 고민 등 상담에 대한 요구가 많은 것을 볼 때, 구체적인 교회의 대책이 시급하다”며 “전문적인 상담과 익명성의 보장, 교사와 목회자의 기본적인 상담 소양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청소년의 미래를 세우는 교회교육

청소년들을 사로잡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못한 교회교육의 문제는 그들의 미래에 고스란히 투영된다. 단순히 일주일에 한 번 예배만 드리고 끝나는 신앙으로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청소년들이 말씀으로 무장한 ‘바른 크리스천’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지금 교회의 문제다.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가치관과 인격 형성에 영향을 준다고 응답한 청소년들은 오히려 기독교 학교의 진학이나 직업 선택에서는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독 청소년의 39.7%가 기독교계열 학교 진학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고, 직업 선택에 있어서도 39.1%만이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신앙이 도움이 되거나 신앙의 영향을 받는다는 응답은 추상적인 부분에는 적용되지만 ‘현실’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청소년들의 의식을 주도하고 그들의 미래를 이끌어갈 교회교육이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이미 중학교 1학년부터 ‘진로’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아직 어떠한 평가를 내리기 어려운 초기 단계지만 정부는 진로상담교사 확충과 학부모 진로 코치 육성 등을 내세우며, 미래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다. 그러나 교회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삶은 어떠한 것인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교육하고 있지 못하는 현실이다.

올 초 교회교육리더십센터가 개최한 ‘교육목회 전략세미나’에서는 교회도 진로교육의 한 축을 감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교회교육과 진로교육의 성경적 근거’를 주제로 발표한 정은상 목사는 “교회 교육이 진로 교육을 주도하지 않으면 교회의 사명 자체가 왜곡되거나 교회 교육이 사회 교육을 보조하는 정도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 목사는 또 “같은 직업을 선택했어도 다른 결과에 도달하는 것은 가치관의 차이 때문”이라며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가치관이 곧 신앙관이며 교회의 진로교육은 성경과 예배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앙의 풀뿌리는 ‘가정’

교회에서 아무리 신앙교육을 잘 시켜도 청소년들이 일주일 내내 생활하는 가정에서 신앙교육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모두 헛수고가 될 우려가 있다. 청소년들이 신앙생활에 있어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곳이 가정이고, 또 부모님이지만 가정에서는 신앙교육은 전무한 실정이다.

기독 청소년의 51.9%가 모태신앙을 가지고 있고, 가족이나 친척의 전도로 교회에 다니는 경우도 33.7%였다. 교회에 다니는 이유도 ‘가족이 다녀서’라는 응답이 40.1%에 달했다. 가족공동체가 신앙공동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어머니의 신앙적 영향력은 아버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그러나 한국 교회가 장년 중심의 목회에 집중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신앙이 자녀들의 신앙교육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하는 역할은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

청소년교육선교회 대표 손종국 목사는 “교회에서 말씀을 열심히 가르치고, 성경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나눈다고 해도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부모가 물질적 세계관에 집착한다면 교회에서 받은 교육은 모두 헛 것이 되고 만다”고 우려했다.

손 목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도들이 신앙과 삶이 괴리되는 이원론적 행태를 보이고 있고, 이것이 자녀교육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 즉, 교회에서 가르치는 이론들이 가정에서도 동일하게 전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교회 안에서 부모교육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 교회교육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두란노어머니학교 대표 한은경 권사는 “자녀의 신앙은 가정이 모판”이라며 “지금부터라도 교회가 중심이 되어 어머니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여성의 정체성을 일깨우고 자녀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쳐 자녀들이 마땅이 가야 할 길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권사는 “‘좋은 어머니’란 건강하고, 경건한 자녀로 양육하는 것임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며 “어머니들이 추구하는 가치관이 정말로 성경적인지 체크해보고 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교회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교육의 위기는 이미 1990년대부터 시작됐다. 주일학교 감소 곡선을 외면한 한국 교회는 당장 10년 뒤 미래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대로라면 부모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청년기, 교회를 떠나는 이들을 잡을 방법이 없다. 교단에서는 교회학교를 책임질 전문 사역자들을 양성하고 그들에게 보다 중요한 사명을 맡겨야 하며, 교회에서는 가정과 교회가 함께 하는 신앙교육에 나서야 한다.

사랑의교회 주일학교 팀장 김경덕 목사는 “자녀들을 말씀으로 양육하는 것은 주일학교와 교사들만의 사역이 아니라 온 교회와 전 세대가 함께 힘을 모아야 하는 사역”이라며 “교회는 온 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신앙의 장을 마련하여 부모와 자녀가 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하고,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을 위한 콘텐츠와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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