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통합 특별기도회’는 열지만 여전한 신학차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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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통합 특별기도회’는 열지만 여전한 신학차 확인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4.07.25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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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경총회장단 지난 24일 기자회견...“분열의 죄 회개”


WCC로 인한 신학적 입장차 불구 3가지 신앙적 합의 도출
사회 합동 서기행 목사, 설교 통합 김삼환 목사가 맡기로

한 뿌리에서 출발한 예장 합동과 통합이 오는 8월 10일 오후 4시 사랑의교회에서 ‘특별기도회’를 열고 그간의 분열을 회개하며 화합과 회복을 기원하는 시간을 갖는다. 단, 이 기도회는 교단의 공식 결의 없이 진행되는 ‘증경총회장단’ 주도의 기도회로, 정치적 목적을 배제한 ‘순수’ 기도 모임으로 그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합동-통합 증경총회장단 특별기도회’는 지난 5월 양 교단 증경총회장 5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합의됐다. 55년 전 일어난 양 교단의 분열이, 한국 교회 분열의 씨앗이 됐다는 점에서 회개와 화해의 시간을 갖기로 한 것이다.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은 지난 24일 장충동 앰버서더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도회 목적과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합동 증경총회장 김동권 목사는 “지금 한국 교회는 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었고, 우리 사회 역시 어려운 시련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이러한 때 증경총회장들이 한국 교회와 국민 앞에 자신의 죄를 고백하면서 하나님의 축복을 다시 기원하는 절실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도회가 정치색을 배제한 순수한 모임이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통합 증경총회장 김순권 목사는 “양 교단을 통합하기 위한 모임이나 새로운 연합기관을 만들기 위한 수순은 아니다. 내년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기도의 필요성을 느껴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또 “합동과 통합이 분열함으로써 한국 교회 안에 많은 교파가 생겨나는 아픔을 겪고 있다. 이런 아픔에 대해 하나님 앞에 반성하고 우리 양 교단의 책임을 통감하며, 증경총회장들이 회개하는 기도의 시간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경총회장들이 순수 기도모임을 강조하는 이유는 양 교단의 신학적 입장 차이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WCC 부산총회로 인해 상당한 갈등을 겪었고, 양 교단 증경총회장 중에 WCC 한국준비위원회 대회장과 합동 WCC반대 대책위원장이 포함되는 등 도저히 가까이 할 수 없을 것 같은 양 교단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합동과 통합의 분열에 WCC 문제가 자리하고 있었고, 통합은 지금도 여전히 WCC 회원으로 활동하는 상황에서 합동 교단 원로들이 함께 공식 행사를 마련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합동 증경총회장 서기행 목사는 “이 기도회는 연합기관 문제나 WCC 등과는 상관이 없다. 합동과 통합에 600만 명의 성도가 있다. 600만 명의 성도들이 책임 있는 모습으로 회개해야 한다. 또 우리 두 교단은 헌법적으로는 차이가 있어도 거의 많은 부분이 일치한다. 합동은 정당한 교단끼리는 당회 결의로 강단교류를 할 수 있어 순수하게 기도회를 열게 됐다”고 강조했다.

양 교단이 기도회를 열기까지 난관도 있었다. 합동 측 일부는 교황 방한을 앞두고 한국 교회의 위기의식을 담아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통합 측은 “외교적 결례”라면 교황 방한 문제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양 교단 증경총회장들은 △오직 성경만이 정확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고 △우리의 구원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가능하며 △사도신경은 우리의 신앙고백이라는 이 세 가지에 합의했다. 그리고 세 가지 합의를 넘어서는 논의는 서로 자제하기로 한 것.

특별기도회에서 다뤄질 기도제목도 △한국 교회 분열에 대한 장자교단의 책임 △유병언 사건으로 보는 한국 교회 이단 문제와 유사종교 배격 △국가 위기 극복과 한국 교회의 책임 △한국 교회의 분열과 위기 극복 등 4가지 맥락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8월 10일 기도회에는 사랑의교회와 명성교회에서 각각 500명 씩 1000명의 성가대가 모일 예정이며, 사회는 합동 서기행 목사가, 설교는 통합 김삼환 목사가 맡기로 했다.

통합은 총회장 명의로 서울 등 수도권 지역 성도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공문을 발송했으며, 합동은 “이 기도회에 임원들은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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