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에 방독면 옆에 두고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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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에 방독면 옆에 두고 생활"
  • 승인 2003.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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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들이 우려했던 전쟁이 벌어졌다. 곳곳에서 죽음의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전쟁의 공포가 온 세계를 뒤덮고 있는 가운데, 많은 한국선교사들이 묵묵히 선교지를 지키면서 사역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동선교회 소속 선교사를 비롯 수 명의 중동선교사들이 현지인들과 함께 자리를 지키며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본지는 중동지역 선교편지를 긴급 입수, 한국교회가 이라크 전쟁의 아픔을 나누면서 그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길 바란다.

<편집자 주>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고 걱정했던 전쟁이 시작되었다. 계속되는 공습 사이렌과 폭음으로 인해 구토, 설사, 식욕감퇴, 놀람 등으로 어린이들이 전쟁의 직접적인 피해자를 받고 있다.

이곳 베들레헴 사람들도 상황에 따라 쿠웨이트에 발사된 미사일이 이곳으로 날아 오지 않을까 걱정하면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91년 걸프 전 당시 겪었던 전쟁의 공포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한 밤중에 울리는 공습 사이렌으로 인해 얼마나 두려움에 떨었던지 지금도 생생하다.

이스라엘측은 이미 방독면을 정부 차원에서 나누어 주었지만, 팔레스타인 지역은 그저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다. 각자 알아서 전쟁을 준비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만약 이라크 전쟁이 화학전으로 확산될 경우, 이곳도 생명의 위협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오후, 전쟁 비상식량(쌀10킬로,밀가루,소금.설탕.기름.마카로니.화장지)을 나누어 주기 위해 집들을 돌아 다녔다. 베들레헴 지역의 기독교인들과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의 집을 찾아 가서 직접 비상 식량을 나누어 주었다.

팔레스타인 지역은 지난 2년 반 동안 계속된 유혈 충돌로 인해, 다른 부분들도 마찬가지만, 경제적으로 너무나 어려운 상황에 있다. 대부분 지역이 봉쇄된 상태에서 실업율은 6-70%가 넘었고, 외부의 도움이 계속되지 않으면 심각한 위기를 맞을 정도다.

비상 식량을 나누기 위해 집들을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일을 하지 못해 식량 구하기도 힘들다. 일부 부유층을 빼고는 대부분의 가정들이 어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어려워질 상황에 대해 토로하면서, 왜 안 떠나고 이곳에 있느냐, 이라크가 화확 미사일을 쏠 것 같지 안느냐, 아무 준비도 안 했는데 마음이 떨린다는 등 답답한 마음들을 이야기했다.

우리 식구들도 이곳에 남아있고, 집 창문을 비닐로 봉하지도 안은 상태이니, 우리를 봐서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를 했다.

그제 서야 마음이 진정된다고 이야기를 했다. 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위로와 이들을 위한 기도임을 절실하게 깨닫고, 어려울 때 좋은 친구로 이들과 함께 해야만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에 전 세계가 반대를 하고 있음에도 미국은 전쟁을 강행하고 있고, 수 많은 사상자를 내면서 더욱 치열하게 전쟁이 진행 중에 있다.

이미 미국내 교회에서도 이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전쟁은 중동 선교에 악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극단적으로 미국 선교사는 중동 선교를 할 수가 없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이야기들이 나올 정도다. 분명한 것은 이번 전쟁으로 인해 이 지역 선교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 중동 지역 선교를 위해서 한국교회의 역할이 증대 되어야 하고, 더 열린 마음으로 이곳 선교를 위해 나서야 한다.

지금까지 이곳 중동, 특히 아랍권에 가졌던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을 버려야 한다. 이들도 구원의 소식을 들어야 할, 우리들과 같이 귀한 존재들임을 인정해야 한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이들을 받아들이고, 이들에게 복음의 소식을 전하기 위한 선교적인 노력들을 해야한다.

주님께서 담대함과 함께 하심을 믿고, 아침에 온 식구들이 손을 잡고 같이 주님께서 평안함으로 함께 하여 주실줄 믿고, 사모와 아이들에게 평안하게 지내도록 다시한번 이야기를 했다.

예루살렘에서 구입한 방독면을 옆에 두고 생활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걱정을 해서 구입을 했는데, 방독면을 쓸일이 없도록 기도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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