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낙태 “안 된다”고만 … 성경 속에서 답 찾는 힘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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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낙태 “안 된다”고만 … 성경 속에서 답 찾는 힘 키워야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4.07.21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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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삶에 파고들지 못하는 기독교 교육, 이대로는 안 된다

“그릇된 일” 정죄만 말고 기독교 세계관 가르쳐야
청소년은 시대를 보는 거울 문화윤리적 타락에 가속도

다음세대 한국 사회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을 신앙으로 불러들이는 일이 한국 교회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청소년들이 어떠한 사고를 바탕으로 성장하느냐에 따라 한국 사회의 미래가 달라진다고도 할 수 있다. 물론 다종교 사회에서 ‘기독교’만이 대안이라고 말한다면 여러 비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성경’ 속에 모든 삶의 지혜와 해답이 담겨 있고, 이 세상이 하나님의 창조물이라는 관점에서 창조질서를 보존하고 지키는 일, 하나님의 문화명령을 수행하는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복음’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청소년들의 경우, 사회의 문화와 가치관 등을 배워나가는 시기라는 점에서 기독교 신앙교육의 중요성을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성경을 바탕으로 한 도덕과 윤리로 성장해 나갈 때, 미래 한국 사회를 밝게 만들 수 있다. 교회교육이 단순히 ‘한 시간짜리’ 예배로만 끝나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청소년, 윤리의 현주소

지난해 10월 한 시민단체가 조사한 청소년 정직지수 조사결과에 따르면 ‘10억 원이 생긴다면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다’는 질문에 초등생의 16%, 중학생의 33%, 고등학생의 4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살면 된다’는 질문에는 초등학생 19%, 중학생 27%, 고등학생 3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청소년에게서 한국 사회의 희망을 보고 싶어서 시작했다는 설문조사는 이처럼 ‘참담한’ 결과를 내놓고 말았다. 물질만능주의와 배금주의에 빠진 우리 사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고, “나만 잘 살면 된다”는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청소년기부터 형성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조사대로라면 청소년 정직지수는 연령이 높을수록, 점점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기독-비기독 중고생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서도 청소년들의 윤리에는 이미 ‘빨간불’이 들어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 윤리의식에 있어 기독 청소년들의 도덕성이 다소 높은 것으로 확인되긴 했지만 전체 청소년들의 응답과 아주 큰 편차를 드러내진 못했다.

현대사회 윤리문제에 대한 인식을 ‘긍정률’(상황에 따라+해도 무방)로 비교했을 때, 음주에 대해 비기독 청소년의 70%가 허용하고 있었고, 흡연은 19.9%, 이혼은 79%, 낙태는 48.9%, 혼전성관계 63.9%, 뇌물제공 17.6%, 동성애 73.6%가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응답자별로 분석해보면 음주와 흡연에 대해서는 남학생들이 더 개방적이었으며, 이혼과 낙태는 여학생들의 응답이 더 높았다. 학년별로는 중학생보다 고등학생이, 중소도시보다 대도시 응답자들이 더 개방적이었다.

기독 청소년들의 응답을 보자. 음주 49.6%, 흡연 19.7%, 이혼 54.1%, 낙태 31.4%, 혼전 성관계 38.4%, 뇌물제공 15.3%, 동성애 40.3%의 긍정률이 나왔다. 전반적으로 고등학생의 응답이 높았고, 이혼과 낙태에 대한 긍정적 답변은 비기독 청소년과 마찬가지로 여학생의 응답이 높았다.

청소년 사역자들은 “한 시대의 청소년을 이해하기에 가장 좋은 척도는 청소년 문화 현상을 그대로 보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 청소년기에는 아직 자기 정체성이 명확하게 형성되어 있지 않아 사회적 분위기나 현상을 자신들의 사고에 그대로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이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의식 속에서 우리 사회의 의식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음주와 흡연에 대한 조사가 대표적인 경우다. 음주문화에 관대한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이번 응답에 그대로 담겨졌다. 반면, 어린 시절부터 ‘흡연’의 위험성에 대해 배워온 청소년들은 흡연에 있어서만큼은 보수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혼과 낙태에 있어서 여학생들의 긍정률이 높은 것도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무거운 책임이 여성들에게 집중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삶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게 될 결혼과 출산, 즉 이혼과 낙태 문제에는 관대할 수밖에 없는 청소년의 현실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청소년들의 윤리에 대한 태도도 모순된다. 아주 평범한 조사로 부정행위에 대한 경험을 물었다. 본지가 조사한 설문에서 전체 청소년의 4.8%, 기독 청소년의 6.5%, 비기독 청소년의 3.5%가 ‘컨닝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조사된 청소년 정직지수에서도 ‘시험 볼 때 컨닝을 한다’는 질문에 초등학생 96%, 중학생 93%, 고등학생의 92%가 ‘그러면 안 된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친구의 숙제를 베껴서 낸다’는 질문에는 초등학생 30%, 중학생 69%, 고등학생 78%가 ‘괜찮다’고 답했다.

# 성경 속에서 스스로 깨닫게 하라

이유는 뭘까. 청소년 정직지수 설문을 주관했던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안종배 윤리연구센터장은 “친구의 숙제를 베끼는 것은 컨닝만큼 처벌이 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즉, 가벼운 처벌이 학습된 경우에는 윤리의식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본지가 실시한 청소년 종교의식조사 설문 가운데 일반윤리의식 조사에서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은 ‘기독 청소년’들의 윤리 의식이다. 컨닝과 왕따 등에 있어서 일반 청소년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사회 윤리 문제에 있어서도 약 20% 정도의 편차밖에 나타나지 않았다.

기독 청소년의 절반은 ‘성인이 된 다음부터 술을 마셔도 된다’고 응답했고, 성관계 역시 ‘성인이 된 후에는 무방하다’는 응답이 47.6%를 차지했다. 한국 교회가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도 기독 청소년의 40.6%만 ‘절대 안 된다’는 응답이었으며, 비기독 청소년의 65.8%, 기독 청소년의 37.7%는 ‘사랑한다면 가능하다’라고 답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한 가지 확실한 대답은 ‘교육의 부재’다. 한국 교회는 그동안 술과 담배에 대해 금기시 하고 혼전순결을 강조했으며, 이혼에 대해 완고하고 동성애를 경멸하는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교회의 보편적 태도일 뿐, 누구도 성경적 입장에서 ‘이것이 왜 나쁜지’를 말해주지 않았다. 음주와 흡연, 낙태, 성관계, 동성애 등의 사회 윤리적인 이슈들이 어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이미 현실적인 문제가 되었다는 것을 교회는 간과하고 있었다.

청소년교육선교회 대표 손종국 목사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의 해답은 성경 속에 있지만 그것을 찾아내고 적용하는 능력을 교회가 길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음주나 흡연, 성 문제 등에 대해서 교회의 입장은 “된다” 혹은 “안 된다”의 이분법적 대답으로 나뉜다. 교회에서는 여전히 ‘정죄’로 일관하지만 이미 교회 청년들에게 음주나 혼전순결의 문제는 고민거리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손 목사는 “왜 성경은 이것에 대해 반대하는가를 전하며 ‘설득’해야 하지만 아무도 그런 교육을 하지 않는다”며 보수교단일수록 일반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금기를 강조할 뿐, 고민을 들으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 지금 교회의 현실이라는 것.

백석대 최태연 교수도 “기독 청소년 문화를 좀 더 성경적으로 확립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세계관을 교회학교 교육과 연계해서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세계관은 죄에 의해 인간과 문화가 총체적으로 타락하고 오염되었음을 인정하면서 교회와 신자를 통해 이 세상의 문화를 성경의 가르침과 성령의 깨우침에 따라 변화시켜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성경의 가르침에 적합하면서도 사회적으로 적실성이 있는 문화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결론은 ‘성경’에 있었다. 손종국 목사는 “성경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힘과 하나님을 만날 기회를 주는 교회교육이 되어야 한다”며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는 토론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통해 청소년들이 나아갈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옳다”, “그르다”라는 답변을 어른들이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직접 판단하고 말씀 속에서 해답을 찾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목회사회학연구소장 조성돈 교수 역시 “학생들에게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의 가장 큰 문제“라며 “성공하기 위해 살아가고, 경쟁사회에서 이기기 위한 목적이 우선된다면 학생들에게 고착된 문화나 생각은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기독교의 입장에서 기독교적 가치관을 바르게 가르치고 그것을 삶의 기준으로 삼고 행하면서 살 수 있도록 하는 살아있는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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