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이 ‘파수꾼’의 영성으로 탈핵운동 동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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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이 ‘파수꾼’의 영성으로 탈핵운동 동참해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07.17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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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없는 세상을 위한 YMCA운동 연구 및 정책 워크숍 개최

“기독교 신앙과 핵은 양립할 수 없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YMCA운동 연구 및 정책 워크숍이 지난 17일 오후 2시 한국YMCA전국연맹 5층 회의실에서 열린 가운데 이날 세미나에서는 탈핵운동에 있어 그리스도인으로써의 ‘파수꾼’ 역할이 강조됐다.

▲ 핵 없는 세상을 위한 YMCA운동 연구 및 정책 워크숍이 지난 17일 오후 2시 한국YMCA전국연맹 5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기조강연을 펼친 장윤재 교수(이화여대)는 “그리스도인들이 탈핵운동과 파수꾼의 영성을 갖춰야 한다”며 “핵은 지구의 모든 생명을 위협하는 죽음의 체제로 생명과 평화를 가르치는 종교를 믿으면서 핵무기를 지지하거나 핵 발전을 옹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핵무기와 핵 발전이라는 ‘죽음의 놀이’를 가지고 생명과 평화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시대”라며 “생명을 담보로 평화를 도박하는 ‘죽임의 문화’가 지배하는 시대에 상황에서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요청은 분명하다”며 탈핵운동의 당위성을 전했다.

특히 탈핵운동을 통한 그리스도인의 ‘파수꾼’ 역할을 강조한 장 교수는 “우리는 탐욕과 지배욕에 눈이 멀어, ‘죽임의 문화’에 빠져 있는 이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평화의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새로운 종교적 구상이 ‘피폭자’의 자리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3자의 관찰자가 아니라 희생자와 피해자의 입장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

장 교수는 “땅 덩어리가 좁은 남한에서 한번 핵발전소 사고가 나면 서울이나 수도권도 핵 방사능 오염의 ‘사정거리’ 안에 있다”며 “핵발전소로부터 아무리 멀리 살아도 모든 한국인은 ‘잠재적 피폭자’ 혹은 ‘유예된 피폭자’”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우리 모두가 피폭자의 눈으로 핵 문제를 바라보아야 한다”며 “과학기술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생명의 관점에서, 앞으로 태어날 수많은 세대들과 전 우주 생명공동체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만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핵 발전이 안전하다는 거짓 신화에도 벗어나야 한다”며 “핵 발전 사고는 매일 일어날 수 있고 또 실제로 매일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하면, 2012년 전 세계에서 한국은 현재까지 모두 22기의 핵발전소를 세워 가동 중인데 원자로 가동 대수로는 세계 5위이나, 핵 발전 밀집도에 있어서는 세계 1위에 해당한다.

더욱이 지금까지 알려진 사고만 해도 총 654번이나 되며, 최근 들어 제어봉 관련 고장이 잦아지고 한국형 원자로의 사고 발생률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

특히 고리 1호기는 한국에서 향후 30년 이상 가동한 노후 핵발전소 처리의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현재 월성1호기(1982년 11월 임계)는 2012년 11월에, 고리2호기(1983년 4월 임계)는 2013년 4월에 각각 설계수명 30년의 시한을 채웠다.

장 교수는 “30년이 넘는 핵발전소들은 순차적으로 폐쇄하고 신규 핵발전소 건설을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제적 힘을 모아야 하며, 끝없는 에너지 탐욕과 소비주의 위에 번성하고 있는 핵 문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장의 소비 지향적 삶을 위해 이웃과 자연, 후손에게 해악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절제와 인내로 재생 가능 에너지를 촉진하려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

끝으로 그는 “지금 인류는 ‘핵’으로 인한 총체적 생명의 위기 앞에 서 있다”며 “집착과 탐욕에서 벗어나는 영적인 대각성이 이 시대의 신앙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핵 없는 세상을 향한 출애굽의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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