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사회"라는 말 고쳐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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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사회"라는 말 고쳐써야 한다
  • 승인 2003.03.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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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개혁교회의 예배 때 그 예배의 구성요소의 진행순서를 맡아 주관하는 일을 ‘사회’또는‘인도’등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하여 장로회 통합측은 예배는‘인도’ 또는 ‘인도자’로, 성례전은‘집례’ 또는 ‘집례자’로 사용키로 표준예식서를 총회결의로 확정했다고 하고 혹자는 이미 보편화되어 있는 ‘사회’ 라는 말을 쓰는 것이 적당하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필자는 한국교회 예배갱신을 위해 그 관점을 달리 하고자 한다.

물론 예배와 관련하여 진행자를 사회자로 지칭하여 사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사회(司會; preside)란 말의 우리 언어의 문화적 개념은 회의 등에 진행을 맡아보거나 어떤 계약적 회합에 주관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고 영어의 개념도 원칙적으로 회의에 의장직을 맡는 일이나 이를 통괄 수행(사회)하는 일이 주된 뜻으로 사실상 예배와 관련하여 부적절한 것인데 이를 한국교회는 오랜 관행으로 그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다.

그리고 최근에 와서 "예배인도" 라는 말로 바꾸어야 한다고 하여 ‘인도’라는 말의 사용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나 엄밀히 말해서 이도 역시 적합한 말이 될 수는 없다.

이 인도(引導)라는 말의 의미는 두 가지로 보는데 그 하나는 “가르쳐 이끌거나 길을 안내함”을 뜻하기도 하고 다른 하나는 불교적 배경을 가진 뜻으로서 “갈 길을 알지 못하는 중생을 이끌어 오도(悟道)에 들게 함” 이나 “죽은 사람의 넋을 정토(淨土)로 이끌기 위하여 장례 때 중(僧侶)이 관(棺) 앞에서 경(經)을 외우는 일”이라는 뜻으로서 이는 불교적 용어와 불교의 법열(法悅)에 관계되는 배경을 가진 용어이기도 하다.

그리고 ‘인도’라는 말을 쓰고자 하는 논리를 가진 사람들의 견해는 기독교 선진국에서도 Worship Leader(예배인도자)라는 말을 쓰고 있으니 ‘인도’라는 말이 무난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Leader 라는 말도 엄밀히 보면 ‘지도자’ 또는 ‘선도자’라는 뜻이 주개념인데 우리는 인도자라는 이 말에 대입시켜 그 뜻을 새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도’라는 말도 예배순서를 관장하는 일이나 그 일을 맡은 자를 나타내고자 하는 말로는 문제점이 없지 않으며 인도라는 말이 의역(意譯)상으로 그 뜻을 "알려 주어 이끄는 일"이라고 해도 적합하겠는가? 하물며 그것이 불교적 배경을 가진 용어라면 더더욱 달갑지 않다.

그렇다면 ‘예배사회’ 또는 ‘예배인도’라는 말을 무엇으로 갱신할 것인가? 필자의 관점은 예배의 본질적 의미로 보면 예배는 “하나님의 역사”요 “신적 제공”이며 “성령님의 인도”로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인간의 만남과 응답”이라고 볼 때 사람이 예배를 ‘사회’나 ‘인도’등으로 주관한다는 말은 부적절한 것이다.

그런고로 목회자가 하나님과 회중 사이에서 하나님의 예배적 사역의 수종자로서 신학적인 예배 구성요소의 모든 순서를 정하여 그 수종자가 목회적 직무를 가지고 예배 수행자로서 이를 엄숙하게 그 ‘진행’을 주관하는 것이므로 대안적인 제안을 한다면 “예배순서를 이끌어 하나님께로 나아간다”는 뜻을 가진 ‘예배진행’ 또는 ‘예배진행자’라는 말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미 사용되고 있는 ‘사회’라는 말은 예배와 관련해서는 쓰지 말아야 하고 ‘인도’라는 말을 불교적 배경의 뜻을 불문하고 사전상의 제일의(弟一義)적 개념으로 보아 어감이 자연스럽다는 견해가 있는 만큼 ‘인도’라는 말에 기독교적 의미인 “예배의식 절차에 따라 회중을 이끌어 간다”는 뜻을 창조적으로 부여하여 ‘예배인도’라는 말로 그 사용에 교회적 통일을 하든지 아니면 필자의 관점과 제안대로 ‘예배진행’ 또는 ‘예배진행자’라는 말을 채택하여 예배신학 원리와 정신에 저촉이 없는 용어로 사용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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