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창업 도와주고 복음도 전하는 ‘커피 전도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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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창업 도와주고 복음도 전하는 ‘커피 전도왕’
  • 이성원 기자
  • 승인 2014.06.24 2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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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카페에서 커피를 나누고 있는 최경애 김영철 집사 부부.

반전이 있는 여자, 비엘코리아 최경애 대표
이런 교인은 교회 입장에선 금쪽같은 교인이다. 전도를 많이 해 작년에 교단 총회가 뽑은 ‘전도왕’의 반열에 올랐다. 커피 사업 하는 것을 활용해 가장 비싼 커피머신을 교회에 헌물하고 문화강좌의 커피 바리스타 과정을 무료로 맡아준다. 남편과 함께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부를 섬겨 몇 배로 부흥시키고 있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지금 다니는 교회에 오기 전까지는 그저 얌전빼고 주일만 지키던 교인이었다. 더 큰 반전은, 신앙을 갖기 전에는 매일 소주 2병은 기본이었고, ‘필’ 받으면 10병까지도 뚝딱 해치우던 여자. 겉보기엔 순정만화 여주인공 같이 가녀리게 보이지만 알고 보면 강골 스타일인 최경애 집사. 무슨 은혜를 그렇게 받아서 이렇게 바뀌었을까?

애초엔 교회 다닐 생각 자체가 없었다. 일요일에 놀러 안 가고 교회 가는 게 이상해 보였으니까. 게다가 장사를 오래 했던 그녀의 어머니는 ‘예수쟁이’들에 대해 감정이 좋지 않았다. ‘외상값 떼먹고 야반도주하는 인간들이 거의 다 교인이었다’는 것. 친구 따라 교회 갔다가 어머니에게 들켜 교복이 다 찢긴 적도 있었다.

꿈에선 귀신과 싸우고
“그런데 한 10년 동안 저를 전도한 분이 계세요. 그분이 한 번만 교회 가자고 해서 갔는데 그날 목사님의 말씀이 완전 제 이야기더라고요. 특히 자녀에 대한 말씀을 주셨는데 양심에 가책이 들면서 교회를 계속 다니게 됐어요. 아마 그 당시 하나님께서 저를 잡으시려고 특별한 말씀을 주신 것 같아요.”

그 당시, 최 집사는 심각한 상태였다. 남편(김영철 집사)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않았다. 몸도 좋지 않았다. 불교 집안이라 절에 종종 가면 오히려 몸이 더 아팠다. 밤이면 가위에 눌렸다. 꿈에 귀신들이 나와 말을 걸었다. 아침이면 밤새 천당과 지옥을 오가느라 초주검이 돼서 깼다.

“목사님께서 모든 나쁜 영적인 것들 때문에 힘들 때에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귀신아 사라져라’, 하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후로 나쁜 꿈을 꾸는데 꿈 속에서도 그 말씀을 기억해서 그대로 했더니, 정말 그후로는 귀신이 다시 안 나타나더라고요. 너무 신기했지요.”

▲ 사랑의교회 천웅 목사님과 함께 한 부부. 사랑의교회에서 교회를 섬기는 '맛'을 알아 열심히 봉사중이다.


믿음이 다시 떨어질 즈음에 아들 때문에 현재 다니는 사랑의교회(담임목사:천웅)로 옮기게 됐다. 이전 교회에 비해 작은 교회라 할 일이 많았다. 그것이 이들 부부를 교회에 뿌리내리게 했다. 주일 아침 중고등부예배를 시작으로 각종 예배와 사역에 참여하다 보니 이들 부부, 다시 말을 섞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대화의 문이 열리면서 마음도 열렸다. 아들과의 관계도 더욱 돈독해졌다.

‘비아그라’ 먹던 까닭은
최 집사의 집에는 ‘비아그라’가 박스채 쌓여있다. 이 때문에 남편 김 집사가 ‘능력없는 남자’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심장병으로 개복수술을 여러 차례 한 장애3등급 최 집사는 폐동맥질환 때문에 혈관을 확장시켜주는 비아그라를 처방받았다. 그나마 비아그라를 먹을 수 있었던 때는 좋았다. 10년쯤 된 작년 말부터 효과가 없어졌다.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그때의 심각한 상황을 ‘보호자’였던 남편 김 집사는 이렇게 회상한다.

“오히려 당사자인 아내는 그때 얼마나 심각했는지 모를 겁니다. 담당 교수님께서 저를 불러 더 이상 약이 듣지 않아 대단히 위험하다고, 자다가도 심장이 멎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다행히 올해 2월 스위스에서 관련 신약이 개발되었는데요, 그것을 또 아무나 임상으로 먹을 수가 없어요. 체질 테스트를 통과해야 먹을 수 있거든요. 첫 번째 테스트에서 떨어졌어요. 이제 다른 방법이 없었죠, 기도 밖에는.”

김 집사는 교회 단체 카톡방에 긴급하게 SOS를 쳤다. 교인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기도를 부탁했다. 평소 너무 활달하게 봉사해서 이렇게 중환자였던 것을 몰랐던 교인들은 목사님과 함께 뜨겁게 기도했다. 두 번째 테스트에서 딱 커트라인인 75점까지 올라갔다. 커트라인이라고 거부했던 스위스 쪽에 다시 따졌다. ‘75점 이상이면 75점도 포함된다’고. 결국 약을 먹게 되었고 현재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원래 대기업을 다니다가 교육사업을 창업해서 운영해오던 김 집사는 올해 아세아연합신학대학에 입학에서 목회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그 동기를 이렇게 고백한다. “저희 집이 교회 나가면서 가장 복 받은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내도 건강을 찾았고 부부간의 갈등도 해소되어 가정이 회복되었습니다. 이것을 좀 나누고 싶어요. 신학을 체계적으로 배워 전도도 많이 하고 싶습니다. 또 그 동안 혼자 일하느라 힘들었을 아내도 도와주고 싶고요.”

▲ 최 집사와 일하는 직원들도 교회를 함께 다니며 봉사활동에 참여하여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맨 왼쪽이 김현성 과장, 그 옆이 양미경 대리.

교회만 가면 힘이 ‘펑펑’
최 집사가 경영하는 ‘비엘코리아(02-977-1990)’는 커피 업계에서는 손가락 안에 드는 건실한 회사. 다른 회사들이 커피머신이나 커피재료 등 한 가지만 거래하는데 반해 비엘코리아는 ‘토탈 서비스’를 준다. 커피머신부터 재료는 물론 창업에 필요한 인테리어 설비나 바리스타 교육까지 제공한다. 창업 후에도 전화 한통화면 기계나 재료 등 모든 부분에서 통합적인 애프터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지금까지 1,500군데 이상 창업을 해주었다. 그 가운데에는 교회 카페도 여러 곳 된다. 특히 높은 비용 때문에 기존 프랜차이즈로 갈 수 없었던 개인 창업자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이쪽에서 직원이 10명이 되는 곳은 저희 밖에 없어요. 다른 회사들은 보통 2-3명이에요. 그만큼 저희는 더 빨리 더 성실하게 도와드릴 수 있죠. 여자가 실질적인 사장으로 있는 곳도 저희밖에 없네요. 이렇게 기계를 만지는 거친 일을 하다 보니 그렇죠. 저는 제가 기계 설치하는 일까지 같이 하거든요. 무역회사에 근무했던 경험으로 커피머신도 직접 수입하고요. 여자인 만큼 커피 문화를 더 잘 이해하고 자상하게 고객들의 형편을 살펴줄 수 있는 장점도 있죠.”

이렇게 전심전력으로 고객들과 상담하고 일을 처리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따르기 마련. 옛날 같으면 술로 풀었을텐데, 이제는 기도한다. 기도하다 보면 마음과 몸이 회복되는 것이 느껴진다. 교회에 더 자주 갈 수밖에 없다.

“일 끝나고 집에 퇴근하면 그냥 쓰러지거든요. 그래도 교회만 가면 하나도 안 힘들어요. 주일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모임마다 뭐 먹을 일들이 많잖아요. 또 저희가 커피머신도 설치했으니 커피 내려드리는 일도 많고. 그 많은 설거지를 해도 안 아파요. 제가 병이 있으니까 주변에서 걱정해서 주방에서 나가라고 하는데, 저는 너무 즐겁고 재미있어요. 제가 버틸 수 있는 힘을 주님께서 계속 주시는 것 같아요.”

쉬는 날 놀러 안 가고 교회 가는 사람들이 영 이해가 되지 않았다던 최경애 집사.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사업 때문에 교회를 한주만 못 나가도 그 주간은 참 팍팍하다고 고백한다. 이런 깨달음이 은혜다. 함께 교회에 나가 커피 바리스타 교육에 봉사해주는 직원들이 고맙고, 몸이 쳐질 때마다 기도로 세워주는 교인들이 감사하고, 늘 말씀으로 힘을 충전시켜주는 목사님도 땡큐다. 만약 교회를 다니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어떡할 뻔 했을까.

▲ 최 집사가 교회의 문화아카데미에서 바리스타 과정을 제공하고 있는데 여기 참여하는 교사와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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