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교계, '단일 문화적' 구조 버리고 '국제화'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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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교계, '단일 문화적' 구조 버리고 '국제화' 나서야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4.06.21 0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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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MA, '선교 훈련의 국제화' 주제로 지난 20일 포럼열어
▲ 한국세계선교협의회는 지난 20일 서울 방배동 방주교회(반태효 목사)에서 '선교훈련의 국제화'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최근 한중기독교교류회에 참석한 중국기독교협회 부회장 감보평 목사는 한국 교회의 성장과 모습에 감탄했지만, 계속해서 중국으로 파송되어 오는 선교사들에 대해서는 "정해진 과정을 통해 와 달라"고 요청했다. 우리에게는 사명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선교가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사상의 위협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서울 방배동 방주교회(반태효 목사)에서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회장:이영훈 목사) 훈련분과 주최로 '선교훈련의 국제화'라는 주제의 포럼이 개최됐다. 선교사를 만들어가는 훈련 과정이 국제적인 마인드 속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 선교지 자립을 도와라
"한국 선교사들은 조급한 나머지 서양 선교사들이 한 물질 투입 선교로 인해 자신이 중심이 되는 선교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랄프 윈터 박사가 말한 '서양 선교사들이 범한 12가지 실수(교회, 신학교보다 리더를 세우는 학교를 세워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를 반복하지 말아야 하며, 자립과 자전, 자치로 훌륭한 교회 성장을 이룬 한국 교회의 교훈을 선교지에서도 계속 실현시켜야 합니다."

이날 '선교지에서 한국 선교사에게 요구하는 자질과 자격'이라는 주제로 첫 발제에 나선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 한정국 목사는 직접적으로 "선교 후보생들은 필드 리서치 훈련을 통해 그 선교 대상에 대한 이해와 자신이 어떤 사역을 담당할지 그려보는 자질이 필요하다"며 "이 뿐만 아니라 선교사의 중복 파송이 심한 곳은 피해야 한다. 현지 언어 및 문화 적응 훈련도 그 대상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 이뤄지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한 목사는 또 21세기 한국 선교사의 역할에 대해 "모든 선교사들은 외부자"라며 "가장 좋은 것은 내부자들 사이에 그 민족 복음화를 위한 자각을 통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며, 선교사들은 그 지역 사역자들이 자립과 자전, 자치 등을 이뤄가도록 돕는 도우미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교회는 세계 선교에 있어 뒤늦게 초대받은 공동체이기 때문에 선교의 남은 과업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최선의 노력으로 경주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한 목사의 주장이었다.

첫 발제에 대해 논찬에 나선 GMS 훈련원장 조용성 선교사 또한 한 목사의 주장에 대부분 동의하며 "선교 훈련의 지름길은 없다. 그리스도를 닮는 훈련을 통해 서로가 다듬어진다"며 "결국 '기본기'를 잘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구조를 국제화 하라
두 번째 발제를 맡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Asia CMS의 탄강산 박사(Dr. Kang-San Tan)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해 말레이시아 Asia Gateway Training(이하 AGT) 이철우 원장이 대신 내용에 대한 발제를 진행했다.

15년간 OMF에서 사역하며 한국 선교사들과 함께 사역한 경험이 있는 탄강산 박사는 '국제 선교계에서 본 한국 선교사의 장단점'을 주제로 발제문을 써내려갔다.

그는 "한국 선교사들의 장점은 헌신적인 나눔의 삶, 교회 개척과 전방 개척 사역으로의 헌신"이라며 "더불어 한국적인 선교 구조와 전략, 모델 등은 새롭게 선교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아시아 지역의 여러 나라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점과 함께 한국 선교사들이 가진 약점들도 지적됐다.

한국 교회의 성장 둔화가 선교에 있어 많은 위협이 될 것이라는 생각과 한국 선교사들의 자민족 중심적 경향, 교단 중심적 성향 등이 바로 그것이다.

탄 박사는 "지난해 한국의 부산에서 열린 WCC 총회에서 한국 교회의 분열된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며 "분열의 모습 때문에 선교지의 연합 사역을 어려워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더불어 단일 문화권에서 자라 다른 민족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부분 등은 선교사역에 있어 어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한국 교회가 중앙아시아, 북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의 빈민들을 섬기는 전방 개척 사역에 더욱 열심히 나서 달라"고 요청하며 "한국 선교단체들은 단일 문화적 구조를 가진 경우가 많은데, 이를 국제화해서 자연스럽게 국제적 감각을 갖고 사역했으면 한다. 이렇게 할 때 다양한 관점과 전략들을 세워 사역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 교회 연합으로 선교 시너지를
"한국 교회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타문화권 선교사를 파송했지만, 이들 대부분은 한국 교회와 한국 선교단체가 연결해 사역하고 있고 같은 선교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많은 타국 선교사들과 협력해 사역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 이철우 원장은 "선교 훈련의 국제화는 한국 선교가 다른 나라들이 선교를 잘할 수 있도록 도울 뿐 아니라, 다른 선교단체들과의 연합해 사역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며 '아시아인 관점에서 본 선교 훈련의 국제화'라는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다.

이 원장이 사역하고 있는 AGT는 말레이시아의 감리교, 성공회 두 교단과 OMF, OM, Intersurve, 아시아 CMS, SIM 등의 여섯 선교단체들이 협력하여 세운 선교훈련원. 그야말로 선교 훈련이 국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역의 장인 것이다.

그는 "여러 나라에서 온 선교사과 교회들이 서로 협력해 연구하고 사역에 나선다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선교 훈련에 있어 많은 노하우를 지닌 한국 선교훈련원들이 국제 선교훈련원과 함께하면 복음화를 이루고자 훈련을 하는 일에 더욱 진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구체적으로 AGT의 훈련 프로그램들을 설명하며 국제선교훈련이 가진 이점들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논찬을 맡은 WEC국제선교회 이스데반 선교사는 "이제 한국 선교가 선교사를 보내는 것에만 치중했던 것에서 좀 더 잘 훈련된 선교사를 보내는 것에 집중하고, 앞으로 중국, 태국, 인도, 등지에서 나올 아시안 선교 헌신자들을 잘 훈련시키는 것까지 준비해 세계 복음화를 하루라도 앞당기는 데 쓰임 받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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