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처치 기독교 공동체의 특성은 지역성의 파괴 혹은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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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처치 기독교 공동체의 특성은 지역성의 파괴 혹은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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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6.16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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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종 교수 (서울신학대학교)

도시화에 따른 한국 교회의 급성장과 대형 교회화. 이른바 ‘메가교회’의 등장은 과연 나쁜 것이기만 할까. 그리고 도시화로 인한 문제점은 없는 것일까. 서울신학대학교 기독교사회윤리연구소가 정기 세미나를 열고, 한국 사회의 도시화와 한국 교회, 그리고 기독교 공동체의 도시적 형태들에 대해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 주>

1995년 이후의 한국 종교 인구의 변동, 특히 개신교의 정체와 가톨릭의 성장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두드러지는데, 이는 1960년대 이후의 한국 개신교의 성장이 산업화, 도시화, 그에 따른 사회 변동과 연결된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1960년대의 사회 변동에서 미국, 혹은 개신교의 자리매김이 한국, 특히 수도권의 개신교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면, 1990년대 이후 사회 안정은 이러한 개신교의 성장 동력을 어느 정도 제어하는 역할을 하였다.

한국 개신교의 성장 시기, 즉 1960~90년의 한국 교회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는 교회적 형태는 메가처치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메가처치는 주요 특징, 성장 시기, 신도들의 구성 등과 관련하여 전통적 유형, 카리스마적 유형, 중산층 유형의 3가지로 나눌 수 있지만, 이러한 유형에 상관없이 메가 처치는 종교와 시장 혹은 소비자 경제의 특징이 결합된 여러 가지 양상을 보인다.

한국에서 이러한 메가처치는 일종의 ‘구별짓기’를 두고, 거대 집단에의 소속을 통한 안전 확보의 기제로도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전통적인 카리스마적 리더십과 현대적인 행동과학적 통찰의 결합 또한 한국 메가처치의 중요한 특징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러한 메가처치의 주류적 소비 양식에 저항하여 오히려 작은 교회를 추구하는 또 하나의 형태가 서울이라는 메가시티의 공간에서 적지 않게 출현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높은 수준의 학력과 계층 집단에서 두드러지며, 기존 교회에 비해 목회자에 대한 의존도도 상당히 낮은 특징을 보인다.

이는 마페졸리가 얘기한 현대 사회의 일종의 ‘부족주의’에 대한 추구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집단 교회의 추구 또한 현대 소비자들에 특유한 소비를 통한 자신들의 ‘구별짓기’ 전략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메가처치든, 소집단 교회든 그 형식에 상관없이 나타나는 메가처치 기독교 공동체의 중요한 특성은 지역성의 파괴 혹은 확장이다. 제시된 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교회 공동체는 더 이상 지역이라는 요인을 통해 성도들을 끌어 모으고 있지는 않다. 이는 카스텔스가 제시한 ‘흐름의 공간’이 지배하는 현대 메가시티의 특성에 어느 정도는 상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 ‘흐름의 공간’ 이 지배하는 경제 혹은 문화적 영역에 비해서는 정보 통신의 역할이 그렇게 두드러지지는 않는데, 이는 성도의 연령적 특성과도 어느 정도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즉, 상대적으로 장노년층의 비율이 높은 메가 처치의 경우 인터넷,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 형성은 이들 장비 사용의 한계로 인해 그렇게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에 반해 청장년층 중심의 소집단 교회들은 공간의 분리를 어느 정도 통신 수단을 통하여 보완하고 있음은 본문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도시 공간, 특히 메가시티 공간에서 기독교 공동체들이 어떤 양상으로 발전해 나갈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다. 다만, 지역이라는 전통 교회의 특성이 더 이상 예전처럼 중요하게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현대 도시 공간에 있어서도 지역성을 매개로 의미 있는 사역을 펼치는 교회들도 있다.

이러한 교회들은 특히 ‘흐름의 공간’에 대한 저항적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대 도시 공간의 삶의 모습들이 지역보다는 여타의 요소들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현실에 있어서, 틈새 시장적 양상이 아닌 주류적 흐름으로서 지역성을 매개로 한 교회 공동체의 구성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한 지역적 공간성의 극복이 어떻게 기존 공동체를 변화시켜 나갈지는 종교사회학적, 신학적으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살펴보아야 할 주제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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