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은퇴 후, 함께 사는 마을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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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은퇴 후, 함께 사는 마을은 어때요?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4.06.16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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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와 노후를 준비하는 교회, 선교단체 이야기
▲ 올해 방콕포럼에서는 선교사 은퇴와 노후에 대한 이슈가 제시됐다. 그들의 은퇴를 준비하고 있는 교회, 선교단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4월, 2014년 방콕포럼을 통해 ‘선교사 은퇴와 노후대책’에 대한 이슈가 던져졌다. 그간 선교사 파송과 출구전략까지 구체적 논의가 이뤄졌고,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선교지에서의 선교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부분도 다뤄졌지만 복음을 전하기 위해 헌신한 선교사들의 은퇴와 노후에 대해서는 준비 못하고 있었던 현실이 부각된 것이다.

실제적으로 국제선교단체를 제외하고는 선교사들의 은퇴를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교단 선교부나 개 교회, 국내 선교단체들은 거의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 교회의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그들의 은퇴를 교회가 준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선교사들의 보편적인 시각이다. 그 중에도 틈틈이 그들의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선교사 빌리지’를 그리다
OMF선교회(한국대표:김승호 선교사)는 은퇴선교사 마을 건립을 위해 이미 사전조사를 마쳤다. 한 독지가가 OMF를 위해 제공하기로 한 충남 공주시 정안면 약 2만 평의 땅에서 선교사들이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컨설팅을 받은 것이다.

OMF손창남 선교사는 “모라비안프라트룸이라는 컨설팅 회사에 의뢰해 환경 분석, 마을의 컨셉 개발, 비즈니스 모델 수립, 중장기 계획, 수익성 분석 등을 마쳤다”며 “추후 그 마을에서 선교사들이 거주하며 자립해 생활할 수 있도록 할 여러 방안들이 나와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먼저 환경 분석은 OMF선교회가 가진 가치와 선교사의 가치, 지역적 가치, 소비자의 가치 등을 수렴하는 방향으로 마을의 모습을 구상했다.

2011년 장로회신학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한 ‘선교사 은퇴 후 복지 문제’라는 책에 따르면 선교사들이 은퇴 후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1위가 주택이며, 은퇴 후 귀국 생각이 없는 선교사들의 미 귀국 이유 중 1위도 바로 주택 문제였다. 생활비나 의료 등에 대한 걱정이 그 뒤를 이었다.

이런 그들의 고민을 접한 OMF는 선교사들이 함께 살며 생활비도 자급자족하고, 더 나아가 그들이 선교지에서 배우고 느낀 부분들에 대해 활용할 수 있는 선교사 마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컨설팅 업체에서 이익창출을 위해 제안한 방식들은 양봉과 밤 작물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 친환경 농산물 인증으로 채소 생산, 허브 생산, 등이다. 이런 생산품들의 판매는 OMF만이 가진 ‘패밀리 멤버’라는 제도를 통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 컨설팅 업체의 생각.

현재 ‘패밀리 멤버’ 제도란 한 달 1구좌 5천원이라는 선교 후원금을 받아 두 달에 한 번 OMF에서 내놓는 선교관련 서적을 보내주는 제도로, 적은 금액으로 선교후원을 할 수 있다는 장점과 선교 서적으로 선교적 마인드를 갖게 한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저렴한 가격 탓인지 벌써 4천7백여 명이 꾸준하게 후원을 이어가고 있다.

‘패밀리 멤버’라는 이름의 가족들은 선교사들이 생산한 양질의 품목들을 제공 받아서 좋고, 선교사들은 수익을 창출해 보다 안락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추가적으로 OMF는 은퇴선교사 마을에 ‘영의 온전한 회복’을 위한 도서관, 동아시아 미션 산책로, 교회, 묵상기도실과 ‘육의 온전한 회복’을 위한 운동시설, 산책로, 천국의 계단, ‘자연의 온전한 회복’을 위한 태양광 에너지 패널, 해먹, 정자, ‘공동체의 온전한 회복’을 위한 열린마당, 카페, OMF를 소개하는 박물관, 세미나실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은퇴선교사들의 노후와 함께 그들이 가진 달란트를 버려두지 않고 활용해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을 끝까지 이뤄간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OMF는 이번 그들이 컨설팅 받은 내용들을 그들의 선교사 마을을 세우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교사 은퇴에 대해 고민하는 단체, 교회 등 원하는 이들이라면 누구에게나 공개할 예정이다.

설악 ‘예수 마을’
남서울은혜교회(박완철 목사)는 ‘생명의 빛 예수마을’을 지난 1일 준공하고 감사예배를 드렸다.

먼저 예배당을 세웠고, 그 후 차례로 80-100가구의 은퇴선교사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오로지 은퇴선교사들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지만 그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자급자족해 마을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의사들의 순회 진료를 통해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할 도울 예정이다.

준공식에서 남서울은혜교회 홍정길 원로목사는 “선교지에서 활동하다 은퇴 시점에 귀국했을 때 머무를 수 있는 방 한 칸이 없다는 한 선교사의 말이 가슴 아팠다”며 “은퇴 선교사들이 남은 삶을 보낼 ‘예수 마을’이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시는 주님의 손길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예수마을에는 예배당과 게스트 하우스, 캠핑장 등으로 꾸려져 성도들에게는 ‘영혼의 고향’, 선교사들에게는 ‘마음의 고향’으로의 몫을 감당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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