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정체성 살리려면 대형 교회 지원부터 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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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정체성 살리려면 대형 교회 지원부터 끊어라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4.06.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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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정책협의회, ‘90주년 성찰과 100년을 향하여’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는 12일 서울유스호스텔에서 열린 2014 에큐메니칼 정책협의회에서 '90주년의 성찰과 100년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논의를 이어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김영주 목사)가 정의와 평화, 생명을 세워 가는데 앞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정체성이 조금씩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불거지고 있다.

교회협 정의평화위원회 장애인소위원회 위원 이범성 교수는 “교회협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준비할 것은 재정이 아닌 정체성”이라며 “교회협을 운영에 있어 사업 확장 뒤에 따라오는 것이 재정문제다. 하지만 재정 때문에 스스로의 가치를 져버리는 경우가 많다. 초대형교회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비판하고 있다면 뭔가 결단해야 한다”며 “초대형교회를 파트너에서 배제하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안이 제시될 때 보다 뜻 있는 중소형 교회들이 교회협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교회협의 사업들 중 일부는 대형 교회들의 튼튼한 재정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교회협의 에큐메니칼 정신으로 봤을 때 이 또한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지난 90년을 성찰하고 앞으로 100년을 준비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2014 에큐메니칼 선교정책협의회’가 지난 12일 서울유스호스텔에서 개최됐다.

이날 선교정책협의회에서는 90년 동안 교회협이 진행해 온 여러 가지 사업에 대한 긍정적 평가, 통렬한 자기비판과 함께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구현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대안들이 제시됐다.

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성찰적 근대화를 위한 어떤 몫을 감당하고자 한다면 교회에 체화된 그 성격에서 환전한 환골탈태를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한 천안살림교회 최영묵 목사는 “지금 90주년을 맞이하는 교회협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온전히 구현하고자 하는 세계 교회의 일원으로 그 몫을 다하기 위해 스스로가 처한 상황을 분명히 인식하고 나아갈 바를 모색해야 할 때”라며 “세계교회협의회 총회 주제 가운데 처음으로 ‘정의’의 문제가 부각된 것은 오늘의 세계 상황에 대한 긴박한 문제의식을 드러낸다. 탐욕의 경제가 사회적 불의를 야기하고 생태계의 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만큼 정의 회복을 그 위기 해법의 출발점으로 삼고 이를 위해 더불어 연대적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반적으로 오늘날 에큐메니칼 신학은 정의ㆍ평화ㆍ생명으로 수렴되는데, 이를 단지 병렬되는 과제로 인식하기보다는 상호 연관된 과제로 인식하고, 이를 통합하는 신학적 틀을 형성해야 한다”며 “장공 김재준 박사의 휘호였던 생명 평화 정의는 의도된 배열로 지상의 평화, 궁극적으로 범우주적 사랑의 공동체에 이르는 출발점은 곧 이 땅에서 정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형묵 목사는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상황 속에서 교회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며 “교회가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없었다. 성도들에게 전해지는 메시지 뿐 아니라 구조가 변화해야 하며, 수렴할 만한 제도 개편과 저변 운동이 시작돼야 한다. 희망을 가지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인사말을 전한 김영주 총무는 “온전히 회복하는 일과 에큐메니칼 인재를 양성하는 일, 평화통일을 이루는 일, 한국 교회의 역사를 세우고 보전하는 일, 생명문화를 확장하는 일 등 교회의 본질을 찾아가는데 필요한 과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있다”며 “지구를 품고 일하시는 하나님의 동역자로 세상 속으로 들어가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정책협의회 참가자들은 신학일치, 정의평화, 화해통일, 양성평등, 생명윤리, 청년 등의 분야별 자유 토론을 갖고, 토론에서 제안된 이야기들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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