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한국 교회가 하나 되는 장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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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한국 교회가 하나 되는 장 될 것”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4.06.0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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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 선정, 모금 등 과제 산적 해결 방안은?
▲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위원회 사료분과위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무엇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교단의 분열과 함께 여기저기 흩어진 한국 기독교 역사의 사료들을 한데 모으고, 한국 기독교가 대한민국의 형성에 기여한 역사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한다는데 목적을 둔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 준비가 한창이다. 부지 선정 과정부터 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까지 많은 이들의 기대와 우려를 함께 받고 있는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은 한 계단씩 진행되고 있다.

지난 2월 7일 건립위원회 발족식에서 격려사를 전한 고문 이만열 박사는 “종래 한국 교회가 이런 문제를 두고 힘을 합쳐본 경험이 많지 않은 만큼 우리 세대가 후손들에게 기독교문화 보존의 유산으로 이를 남긴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합심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건립위원회(위원장:이영훈 목사) 발족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의 건립 준비와 그간 진행 상황을 살펴봤다.

#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최초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시작된 건립 준비는 진보는 물론 예장합동, 예장백석, 예장고신, 침례회 등 보수교단 인사들도 함께 참여해 건립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큐메니칼에서 시작한 사업이기 때문에 이들의 목소리가 더욱 진하게 담기지 않겠냐는 우려가 조금씩 해소되고 있는 대목이다.

부지 선정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한국기독교장로회 선교교육원 부지가 당초 부지로 선정됐지만 해당 부지가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는 사실과 기장 목회자들의 거센 반대로 무산됐고,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가 무상임대하기로 한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 부지는 접근성이 너무 떨어지며 기부채납 방식으로 부지를 선정하기엔 부담이 있어 부지를 직접 매입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접근성이 좋은 부지가 나타났고, 이에 대한 의견도 모아진 상황이라 대금에 대한 부분만 조정되면 조만간 부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아무래도 기금마련 문제. 건립비 366억 원 중 국고지원이 109억8천만 원으로 확정된 상황이지만 나머지 256억2천만 원은 개신교계가 그대로 부담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월 6일 기자회견에서 전 예장통합 총회장 손달익 목사는 “건립위원회에 전담 체계를 갖춰 범교단적 모금 운동에 나설 것”이라며 “각 교단과 개별교회, 기독교 실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방식의 협조 요청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 교회 사상 최대 규모의 모금이기 때문에 256억 원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건립위 측은 국고지원을 더 늘려 다시 신청할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한국 근현대사를 주도해 온 한국 기독교의 신앙과 역사를 과거에서 현재로 그리고 미래로 이어가겠다는 ‘이음’ 프로젝트를 전개하면서 새로운 CI도 공개했다.
 

▲ 지난달 20일 건립위원회가 발표한 새로운 CI.

건립위는 “새 로고는 한국 역사와 교회를 품고 우리가 함께 역사를 이어가야 함을 형상화 했다”며 “건립위원회의 전체 슬로건인 ‘이음과 엮음’을 표현해 제작했다. ‘이음’은 역사를 계승한다는 의미와 한국 기독교가 전해진 경로를 보존한다는 의미가 있으며, ‘엮음’은 각 지역의 기독교 역사 네트워크를 하나로 묶는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 무엇을 담아낼 것인가

건립위원회 사료분과위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난 30일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무엇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라는 주제로 공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국립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미국 필라델피아의 장로교회총회 사료관이 역사문화관 건립에 있어 모델로 제시됐다.

국립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건립 과정에 대해 설명한 김권정 박사는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의 건립에 있어 “전시는 전시자료가 말한다”며 “건립규모와 전시면적의 한계를 감안해 필수 전시품과 대표 소장품을 우선 수집하되 개관 이후 수집영역 및 대상물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역사적 사건의 의미를 부각하는 대표적 실물 전시자료의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구체적으로 △한국 기독교의 정체성 설정 △보편성과 특수성의 공존과 조화 △한국 기독교의 파별성 △교회 바깥에서 바라보는 문화관에 대한 고민 △상설전시를 통한 통사적 이해 심화 등에 대해 검토할 것을 조언하며 “최근 작지만 알찬 박물관들이 지어지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검토와 배움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미국 장로교회총회 사료관에 대해 분석한 임희국 교수(장신대 역사신학)는 사료관의 역사와 시설, 규모 예산 등과 함께 사료보존과 수집 및 운영, 봉사, 홍보, 회원제도 등에 집중해 추후 역사문화관이 운영될 때 벤치마킹할 수 있는 부분들을 나열했다.

특히 그는 예산과 관련해 1년 예산 약 250만 달러 중 80%를 총회가 배정하고 나머지 20%를 모금과 유산기증으로 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며 건립과 더불어 건립 후에도 꾸준한 모금이나 독지가들의 기증, 수익사업 구조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전 건국대학교 박물관장 채현석 박사가 “건립 계획을 보면 2017년에는 전시관을 개관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이에 맞춰 언제까지 마감이 되고 언제 1차 전시가 시작될지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표가 하나 둘 나오는 것이 좋겠다”며 “수집된 사료들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시할지에 대한 기획안을 받아보면 더욱 효과적인 전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에 생명의 숨결을 담아냈으면 한다고 말한 국립여성사전시관 이성숙 관장은 “한국 기독교가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유산, 물려주고 싶지 않은 유산도 있을텐데, 긍정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부분도 함께 보여주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문화관 속에 채워질 사료들은 기증을 받거나 구입하는 것으로 성공적 수집이 가능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모금 계획도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역사문화관 건립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은 지금까지 여러모로 노력해 온 건립위에서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바다. 하지만 후손들에게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계승한다는 사명 아래 어려움 속에서도 조금씩 꾸준히 계단을 오르고 있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위원회 안병태 부장은 “역사문화관 건립에 있어 1차적 목표는 한국 교회가 하나 될 수 있는 연합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과 2차적으로는 교단이나 개교회중심으로 건립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교회 성도들이 하나의 ‘운동’처럼 함께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이 한국 교회 성도들의 염원이 될 수 있도록 캠페인 등을 통한 홍보에 더욱 열심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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