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지성 양성을 위한 기독교철학의 활성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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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지성 양성을 위한 기독교철학의 활성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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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5.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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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국원 교수 (총신대)

기독교 철학이 한국 교회와 사회, 개인과 성도를 넘어 한국 교회와 사회, 그리고 복음 전파를 위해 감당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이런 고민을 안고 있는 한국개혁신학회와 한국기독교철학회가 공동 학술대회를 열고 그 역할과 범위를 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 주>

기독교철학은 본질적으로 실천적인 면에서 비기독교철학과 달라야 한다. 그러나 의도적이 아니라 바로 복음적 진리에 입각한 실천의 결단에서 비롯해 자연스레 다른 철학과 차이가 나야 한다. 이러한 기독교 철학의 기획은 삶과 문화의 여러 분야를 바른 성경적 기초에 올려놓아 문화적 영향력을 회복하는 일에 필수적이다.

기독교철학은 교리와 삶의 서론일 수 있으나 결코 서론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그것은 기독교 공동체의 삶을 이루는 성경적 세계관에 기초한 교리와 삶의 기초인 동시에 실천으로 이어져야만 한다.

개혁주의 전통의 기독교철학이 또 다시 철학과 사회 문화적 담론에 활발히 복귀하고 있다는 사실이 한국 교계에 던지는 시사점은 분명하다. 우리 한국 교회가 직면한 근본적 문제 중 하나는 마크 놀이 미국 교회에 대해 지적했던 이른바 ‘복음주의 지성의 스캔들’이다. 기독교철학과 그에 기초한 학문은 바로 이 지성의 결여를 극복하는 일에 필수적이다. 기독교철학은 한국 교회가 현 시점에서 씨름해야 할 과제를 발견하는 일과 미래 신학의 한 중심으로서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한 기초가 된다.

한국 장로교는 개혁주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지만 내실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신앙과 신학은 정통이지만 실천에 특히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단순한 결핍이 아니라 치명적인 문제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포스트모던적 다원주의 사회에서 이성주의적 변증은 지난날처럼 핵심과제가 아닐 수 있다.

이 시대는 이성적인 변증만큼이나 살아있는 문화적 변증이 더 중요하다. 더욱이 지금의 한국 교회처럼 사회적 신뢰를 상실한 상황에서는 바른 교리(orthodox)보다 오히려 바른 실천(orthopraxis)의 회복이 너무도 중요하다. 이 바른 실천은 교회 안팎에서 문화와 윤리의 싸움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기독교 공동체가 이 싸움을 수행함에 있어 신학은 계시에 대한 이해를 보다 명료하게 하고 기독교철학은 세부적 전략을 도출하여 기여할 수 있다. 특히 기독교철학은 세상사조의 이해를 돕는 일을 통해서 교회가 시대풍조를 이해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일을 도와야 한다. 삶과 문화의 전략 수립에는 현실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찰이 필요하다. 지성의 부재는 문화적 영향력을 잃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오늘 학문적 사변의 문제가 내일엔 군대를 움직이며 제국을 무너뜨린다”는 그레샴 메이천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불신사상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경우 기독교는 무해한 망상 이상으로 대접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성적 영향력의 회복을 위해서는 세계와 삶을 넓고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보편적인 진리를 추구하는 철학 훈련이 필요하다. 특히 성경의 안목을 갖춘 기독교 지성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철학의 활성화가 절실히 요청된다.

물론 기독교철학은 손에 잡은 ‘실재’이기보다는 ‘결단’이다. 이는 ‘성취’가 아니라 ‘사명’이라고 말하는 것이 보다 정확할 것이다. 철학의 위기감이 팽배한 지금도 철학은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철학은 진리와 삶의 원리를 규명하고, 문화의 이상과 사회의 윤리와 규범을 규정해 삶의 형태를 구성하는 열쇠였다. 기독교철학은 이런 핵심 사안에 대한 기독교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기독교철학은 세속 학문을 비판하고 학문 연구가 신앙과 통합되어 연구하는 일에도 기초적이며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 기독교철학의 건전한 존재 여부는 바로 문화의 지도력과 삶의 형태를 구성하는 관건이다. 기독교철학의 지속적 발전은 한국 교회가 간과해서는 안 될 현재와 미래의 핵심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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