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환’을 외친 2014년 환경주일 연합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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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을 외친 2014년 환경주일 연합예배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4.05.2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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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산교회, 구름산교회 등 다섯 교회 녹색교회로 선정
▲ 올해 녹색교회에 선정된 교회 대표들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담당자들이 함께 모였다.

신록이 우거진 5월, ‘에너지 전환으로 녹색 교회, 녹색 세상을’이라는 주제로 2014년 환경주일 연합예배가 지난 21일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열렸다. 올해로 서른한 번째를 맞는 환경주일 연합예배는 특별히 에너지에 초점을 맞춰 전깃불 없이 드리는 촛불예배로 드려졌다.

참가자들은 서로에게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하나님이 창조하신 풍성한 자원을 낭비하고 오염시켰다며 죄의 고백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하나님께 조용히 나아가 용서를 구했다.

이날 말씀을 전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윤리위원장 이상진 목사는 “교회가 세상보다 앞서 절전에 나서야 한다”며 “하나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깨닫고 주신 것을 최대한 활용하며 욕심으로 인한 많은 것들을 절제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교회가 나서 에너지 전환을 시작하고 자립한다면 녹색 교회는 녹색 마을이 되고, 녹색 마을은 녹색 세상이 될 것이다. 나무 하나, 하나를 심어갈 때 숲이 이뤄지듯 녹색 교회가 세상 속에 세워져 녹색 은총이 이 땅에 가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환경주일 연합예배를 시작으로 에너지 전환운동이 시작되길 바란다고 말한 교회협 김영주 총무는 “하나님은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모든 피조물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보시기 좋았더라고 하셨다”며 “하지만 무분별한 에너지 사용과 원자력 발전소 증설, 송전탑 건설 등으로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3년 전의 후쿠시마 사고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린 벌써 잊은 듯하다. 이제 에너지 전환으로 녹색 세상을 지향하고 소비위주의 삶에서 벗어나 에너지를 생산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다시 한 번 함께 드리는 기도를 통해 “피조물의 신음소리를 듣는 마음을 주셔서 인간 생명과 지구 생명이 조화를 이뤄 사는 길을 찾게 해 달라”며 “전기를 아끼고 에너지를 절약하며 청빈의 삶을 살게 하시고, 원자력 같이 위험한 에너지를 멈추고 하나님이 주시는 햇빛과 바람의 에너지로 대안을 찾게 해 달라”고 읊조렸다.

한편, 환경주일 연합예배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1984년부터 6월 첫째 주를 정해 한국 교회와 창조 질서의 보전을 다짐하는 예배로 시작해 1992년부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원교단 전체가 함께 지키고 있다.

▲ 지난 21일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는 2014 환경주일 연합예배와 제7회 녹색교회 시상식이 열렸다. 전깃불 없는 예배라 어두컴컴하지만, 촛불이 빛을 밝히고 있다.

2014년의 다섯 ‘녹색 교회’
올해 일곱 번째 녹색교회 시상식에는 갈산교회(기감, 안인철 목사), 구름산교회(기장, 권의구 목사), 사랑방교회(예장통합, 정태일 목사), 원주교회(성공회, 국충국 신부), 푸른마을교회(예장통합, 이상은 목사)까지 총 다섯 교회가 선정됐다.

갈산교회는 해수 순환을 막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가로림만 조력 댐 백지화’를 외치며 환경운동에 힘써왔다. 2007년부터 2008년까지는 태안기름유출 사고 방제작업에 참여했으며, 안면도 바람아래 해수욕장에서는 쓰레기 모니터링에 나서기도 했다.

안인철 목사는 “그간 우리 교회는 녹색을 지향점에 놓고 설교하거나 모든 부분을 환경에 집중하지는 못했다. 우리 교회는 사실 이런 부분에 있어 상을 받을 자격이 없다”며 “하지만 오늘 전해 받은 명패를 교회에 걸어놓고 녹색 교회가 되기 위해 교우들과 함께 애쓰고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푸르고 푸른 생명공동체’라는 표어를 단 구름산교회는 교회 담장을 허물고 입구에 꽃밭을 만들었고, 최근에는 봉숭아꽃이 많이 핀 교회에서 ‘봉숭아 꽃 축제’를 통해 생태교육에도 나서고 있다.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전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운동, 잔반 안 남기기 운동 등을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권의구 목사는 “지난 주 녹색 교회 선정 소식을 들은 교인들이 이제는 종이컵 사용을 그만두고 개인 컵을 만들자는 운동이 일어났다”며 “봄이 되면 아이들이 직접 씨앗을 심어 꽃이 피는 것을 보게 하는 등 하나 하나 목표를 세워 진행했다. 완전한 모습을 바라기보다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랑방교회는 1984년부터 매월 마지막 주를 ‘자연예배’로 드려왔으며, 운영하는 네 개의 대안학교의 식단을 최대한 자급자족하고, 어려운 식자재는 유기농 식자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학교에서는 자연생태교육으로 아이들을 길러내고 있다.

우리 교회는 색깔부터 녹색 교회라고 말한 정태일 목사는 “생명을 구하고, 생명을 생명답게 살게 하는 것이 기독교인데, 그 생명을 어떻게 존중하며 살아갈까 고민했다”며 “우리는 그냥 살아가고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보며 큰 의미를 부여해줘서 어색한 마음도 크다. 더욱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시상교회들에 전해진 명패.

대한성공회 소속 원주교회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녹색교회로 소문이 났다. 교회 주변 골프장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활동을 이어가고, 마을카페 ‘초록햇살’도 무인카페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 더불어 교회의 건물은 목조건축을 택했고, 장의자를 없애고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개방했다.

국충국 신부는 “시골임에도 불구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들을 보고 이를 자원화 하기 위해 ‘두엄자리’를 만들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이 뿐만 아니라 교우들이 뭉쳐 공방을 만들고, 학생회는 천연비누를 만드는 등 어릴 때부터 환경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 푸른마을교회는 2002년부터 지금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것은 물론 조금이라도 남은 것은 퇴비로 사용하거나 닭 모이로 사용하고 있다. 푸른마을 자연학교를 운영해 격주 토요일이나 방학마다 생태교육을 진행하고 자급에 기초한 농사교실과 천연염색, 목공, 철공, 옹기도예, 바느질 등의 체험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이날 녹색교회로 선정된 교회들에는 명패와 ‘대기전력차단 멀티탭’, 사용하는 시간에만 콘센트에 전기가 통하게 하는 ‘주간세팅 타이머’, ‘전력 소비량 체크기’, ‘삼구 차단 멀티탭’, 녹색의 눈으로 성서를 묵상할 수 있는 도서 등이 수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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