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앞장서 ‘에너지 자립’ 이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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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앞장서 ‘에너지 자립’ 이뤄가야”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4.05.0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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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환경연구소, 에너지 위기시대 대안제시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부설 한국교회환경연구소는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에서 ‘에너지 위기 시대에 대한 생태신학적 성찰’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부설 한국교회환경연구소(소장:전현식)는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에서 ‘에너지 위기 시대에 대한 생태신학적 성찰’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에너지가 부족함에도 아끼지 않고 생태계를 사랑하지 못했던 모습을 기억하며 ‘에너지 위기’ 시대를 반성하는 예배로 시작됐다. 인도자 신석현 목사의 안내에 따라 스스로의 죄의 고백과 사죄의 선언, 다짐 기도로 참가자들은 마음을 다잡았다.

“우리는 가정과 직장, 교회에서 사용하는 에너지가 하나님께서 지으신 지구동산을 통해 오는 것임을 알고 생각을 바꿔 필요한 만큼 사용함으로 하나님 보시기에 참 좋은 세상을 이루려 노력할 것입니다.”

연구소장 전현식 교수는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아파하는 이 때 에너지 위기를 생각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불완전한 에너지인 원자력으로 인해 인재가 다가오기 전에 에너지를 절약하고 자립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나님이 주신 생태계, 이제 한계에 다다라

‘에너지 자립을 꿈꾸는 녹색마을, 녹색교회’라는 주제로 주제발제에 나선 이유진 박사(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위원)는 “작년 겨울, 북미는 체감온도 영하 70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에 사상자와 피해가 속출했다. 이는 기후의 변화 때문이며 기후의 변화는 결국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오는 것인데 석유의 생산량 또한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시점”이라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생태계는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며 “2030년에는 최대 41개의 원자력발전소가 한반도에 세워질 위기에 있다. 2005년을 기점으로 유럽은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고, 많은 나라들이 탈핵의 길로 가는데 유독 대한민국은 원전 국토에 세우는 것을 넘어 수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럽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지금도 증가하고 있다. 국민들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고, 국가는 원자력발전소를 더 짓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

더불어 신규 원전이 건설될 때마다 그곳에서 생산된 전기를 보내는 송전탑이 지어져야 하기 때문에 제2의 밀양 사태가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는 상황이다.

이 박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전 대신 재생가능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기득권 세력 때문”이라며 “이미 후쿠시마에서부터 원전의 위험에 대한 경고는 시작됐다. 지금이야말로 에너지 전환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녹색마을, 녹색교회가 대안

이유진 박사가 에너지 전환을 위해 제안한 것은 녹색마을. 에너지에서 자립된 마을을 만들자는 것이다. 영국의 토트네스 지역에서 시작된 ‘에너지 하강행동 계획’이 그 모델이다.

6~10개의 가구를 하나의 거리로 묶은 후, 1단계 에너지와 자원 절약, 2단계 주택단열개선사업, 3단계 지붕 위에 태양광 발전기 건설로 계획은 이어진다. 먼저 애초에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의 양을 50% 수준으로 줄이고 에너지를 사용할 만한 요소를 제거한 후 태양광에서 생산되는 전기만으로도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토트네스 지역의 사례를 모델로 삼아 에너지 자립에 나선 거리만 60여 개에 이른다.

이 박사는 “서울에도 탈핵을 위해 에너지 자립에 나선 마을이 벌써 11개”라며 “특히 서울시 동작구 성대골은 어린이도서관을 중심으로 에너지 공부가 시작돼 현재는 에너지 자립은 물론 이를 위한 ‘에너지건축협동조합’(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건축을 지향)도 생겨나 50여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도 했다. 이것이 바로 에너지 자립 마을의 순기능”이라고 설명했다.

녹색교회와 관련된 사례도 발표됐다.

청파교회(김기석 목사)의 경우 교회건립 100주년을 맞아 교인들의 헌금으로 지붕위에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했다. 여기서 나오는 전기는 한전에 판매해 에너지 빈곤가구를 위해 지원하고 있다. 항공기로 출장을 다녀오거나 여행을 다녀온 교인들은 자발적으로 ‘탄소발생 부담금’을 헌금으로 내고, 이는 ‘녹색꿈헌금’이라는 이름으로 사막화 방지를 위해 몽골의 사막에 나무를 심는데 쓰인다. 교회 내 음식물 쓰레기가 없는 교회로도 유명하다.

이유진 박사는 “미국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종교 간의 공동대응을 위해 ‘인터페이스파워앤드라이트’라는 조직이 결성되었다”며 “이들은 기후변화와 에너지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범종교적 차원으로 에너지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창세기 1장의 생명과 생태사상’으로 성공회대 김은규 교수가, ‘기독교교육적 관점에서 본 에너지 위기와 대안’으로 한국기독교문화연구소 손문 전문연구원이, ‘에너지 위기와 여성신학의 종말론’으로 이화여대 김수연 교수가, ‘목회사회학적 관점에서 본 에너지 위기와 대안’으로 실천신대 조성돈 교수가, ‘생명, 평화, 정의의 관점에서 본 에너지 위기와 대안’으로 생명평화마당 운영위원장 김영철 교수가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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