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 당신의 자녀는 수성(獸性) 우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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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 당신의 자녀는 수성(獸性) 우월자?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4.05.0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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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품성 없는 한국의 교육, ‘유대인 공부법’에서 대안 찾자
▲ 이대희 목사가 이스라엘에서 어렵게 구해 온 토라를 펼쳐보이고 있다. 이 목사는 “유대인들은 토라를 성스럽게 여겨 함부로 팔지 않아 구하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나님 말씀 중심으로 가정서 부모와 함께 다양한 학습
주입식 아닌 체험 통해 습득 …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공부
한국형 유대인 공부법으로 시스템 바꾼다면 인성은 저절로

한국만큼 교육열 높은 나라가 있을까? 우리나라가 빠른 경제 성장과 고도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교육의 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부모들의 ‘대입을 위한 교육열’이 한 몫 했다.

하지만 부모들은 자녀 ‘입시’교육 뒷바라지 하느라 정작 중요한 인성과 품성 교육을 신경쓰지 못했다. 학업 성취도는 세계 1위에 빛나는 대한민국이지만 아동 우울증 급증,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 청소년의 70%는 ‘사는 게 스트레스’라는 통계까지 나왔다.

국민대 이의용 교수는 “오늘날 많은 청소년과 청년들은 수성(獸性)화되고 있다”며 “앞만 보고 공부만 하는 교육 시스템이 한국 사회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지능지수(IQ)는 평균 106으로 세계 최고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지능지수는 평균 94로 세계 45위다. 국제성취도평가(PISA) 결과 또한 한국은 OECD 국가 중 수학 1위, 읽기 2위, 과학 4위이지만, 이스라엘은 30위 정도다. 유대인의 교육열도 높다고 하지만, 기러기 아빠를 자처하는 우리나라에 비할 바는 아니다. 교사 수준도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다.

하지만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결과가 신통치 않다. 대한민국 노벨상 수상자는 노벨평화상 1명인데 반해, 유대인은 현재 스스로 유대인이라고 밝힌 경우만 해도 200명 가까이로 노벨상 수상자의 22%에 이른다. 2013년 한 해에만 6명으로 개인 수상자의 50%를 차지했다. 한국계 학생의 하버드 대학 입학률이 1%가 채 되지 않는 반면, 유대인은 30%의 입학률을 기록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한두 분야가 아닌 어떤 분야든 각계각층에서 특출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이 최고의 지능지수와 성취도평가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하브루타교육협회장 전성수 교수(부천대)는 “이러한 결과의 핵심적인 요인은 공부 방법에 있다”며 “유대인의 공부 방법은 질문하고 생각하고 토론하고 실천하는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으로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 토론, 논쟁하는 ‘하브루타’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 현실은 매우 심각하다. 교사 대부분이 학과과정을 잘 따라오는 학생들 중심으로 공부를 진행한다. 그리고 학교는 상위대학 입학률에 의한 평가에만 관심이 쏠려있다. 그러다보니 사교육, 저출산, 가정경제, 1인 가족 등 많은 사회문제들이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있다. 이는 교육문제만 해결되어도 사회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교사와 부모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어 그저 시류를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해결의 출구를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부모와 자녀들이 늘어가고 있다.

예즈덤영재교육원장 이대희 목사는 저서 ‘한국인을 위한 유대인 공부법’에서 “좋은 학교에 들어가고 시험을 잘 보기 위한 공부를 넘어 인간을 인간 되게 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을 이루기 위해 공부하기보다 스스로가 행복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대희 목사는 “책보다 사람을 공부하고, 책과 씨름하기보다는 사람과 소통함, 스펙보다는 진리를 찾는 것이 유대인 공부법이고 소외되고 무너지는 가정이 다시 세워질 수 있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가 필요하다. 공부의 목적은 출세가 아닌 관계를 바르게 하는 데 있다. 되도록 이른 나이부터 인성과 관계성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 너무 일찍 실용주의 교육을 받으면 인성을 공부하기 힘들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힘들어지는 것은 실력 부족이 아닌 인성 미달 때문이다.

필립스엑시터아카데미는 미국에서 명문 사립 고등학교로 손꼽힌다. 졸업생 35명 중 1명이 미국 명사 인명사전에 올라 있을 정도로 대통령을 비롯해 국회의장, 국회의원, 주지사, 대법관, CEO 등 많은 인재를 배출한 학교다.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진학률도 가장 높다. 이 학교가 명문으로 자리 잡은 이유는 건학 정신 때문이다. 바로 ‘Not for Self’.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이라는 뜻이다. 창립 멤버였던 존 필립스 박사가 청교도적인 철학을 바탕으로 누가복음 7장 38절을 배경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즉, 공부의 목적은 자신의 이기적인 욕심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에 봉사하기 위함이라는 뜻이다.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찾았다면 공부시스템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 이대희 목사는 “이성적인 지식공부에 있어 시스템을 조금만 바꾼다면 살아 움직이는 공부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즉 입력하고 저장한 후 공유, 재구성해 마지막 출력하는 시스템이다.

제일 먼저 시작되는 ‘입력’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풍부한 언어 환경이다. 유대인들은 0세부터 13세까지 가정환경 내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기초교육으로 인간의 본질을 다룬다. 여기서 인성 공부가 이루어진다. 인간의 본질을 다루는 ‘인성’에 관한 공부를 통해 창의성과 언어력도 함께 다뤄진다.

괴테는 어릴 때 부모로부터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주변을 산책하면서 역사나 지리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때로는 노래를 만들어 괴테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의 어머니 역시 괴테가 두 살 때부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일과로 삼았다. 때문에 괴테는 놀라운 상상력을 가질 수 있었고, 위대한 소설과 희극 작품을 후대에 남길 수 있었다.

이대희 목사는 “진정한 창의력은 자연스러움에서 나온다. 인위적인 것들은 새로움을 만들어 낼 수 없다”며 “사실적인 이야기(역사 이야기)가 자녀에게 큰 감동과 실천을 이끌어 낸다. 유행처럼 지나가는 허탄한 이야기보다 평생 기억하고 지침으로 삼을만한 좋은 이야기를 선별해 들려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저장’ 단계에서는 질문과 암송이 중요하다. 한국인은 질문이 부족하다. 오랫동안 내려온 유교적인 공부법 때문에 모두가 듣는 데 익숙하다. 주입식 공부는 주체적인 인간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가정에서부터 자녀에게 사물에 호기심을 가지고 질문하도록 유도하고 질문을 통한 공부법을 어릴 때부터 훈련한다면 사고가 확장되어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익히게 된다. 여기에서도 본질을 찾는 질문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대인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닌 친구와 함께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하브루타식 공부다. 즉 ‘공유’하고 ‘재구성’하는 방법이다. ‘하루부타’는 ‘친구’라는 의미가 있다. 유대인은 공부할 때 무리지어 공부하는데, 학생끼리 혹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질문하고 대답하는 상호작용 방식의 공부를 한다. 함께 공부하며 사물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새로운 내용을 첨가해 지식의 폭을 넓혀 간다. 또 현장체험을 중요시 여겨 자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교육에 적용했다. 유대인 부모의 주된 일과는 아이들과 야외 나들이를 가는 것이다. 현장 체험이 많으면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힘도 기를 수 있다. 토론과 협력이 잘되고 창의적인 배움이 이루어진다.

마지막으로 글쓰기, 프레젠테이션, 퀴즈, 시험 등으로 ‘출력’해 배운 것을 완전히 나의 것으로 익히는 방법이다.

“문제는 지식의 양이 아니라 현명한가 어리석은가다.” 탈무드에 나오는 구절이다. 현재 한국 교육은 주입식 교육과 과열된 입시 경쟁으로 인한 참담한 결과를 떠안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동방예의지국’이라 칭함받던 한국 교육의 근본은 어디로 갔을까? 가난해도 행복했던 한국은, 행복은 사라진 채 가난한 자는 여전히 가난하기만 한 나라로 전락했다. 눈부신 경제 성장의 이면을 잘 살펴보고, 교육 시스템을 전환해 모두가 행복하게 공부하고, 인성도 바로 선 교육을 ‘한국식 유대인 공부법’으로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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