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회, “실종자에게도 예수 부활의 기적 일어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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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회, “실종자에게도 예수 부활의 기적 일어나길”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04.2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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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맞아 전국 각지에서 ‘세월호 여객선 침몰’ 희생자 위한 기도회 잇달아

“사흘 만에 죽음을 딛고 부활한 예수님과 같은 기적이 실종된 어린 학생들에게도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번 ‘세월호 여객선 침몰’ 사건은 올해 전국 각지에서 열린 부활절 예배의 풍경을 바꾸어 놓았다. 사고 이후 처음 맞는 20일 부활절에는 사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들이 무사 귀환해 예수 부활의 기쁨에 참예하길 기도하는 교회들로 가득했다. 또 각종 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하는 교회들도 잇따랐다.

먼저 가장 많은 피해자가 나온 안산지역에서는 안산시기독교연합회(대표회장:유재명 목사) 주최로 안산동산교회에서 열린 부활절연합예배가 열렸다. 이들은 피해자들이 구조돼 속히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기도했다.

특히 53명의 피해 학생이 소속된 안산 지역 교회의 기도 소리는 더욱 간절하고 비통했다. 

설교를 전한 고훈 목사(안산제일교회)는 “70여년 살아오면서 목사로 이처럼 무능하고 부끄러운 적은 없다. 예수 부활의 기쁨을 전해야 할 부활절에 애통함을 감출 수 없다”며 “배 속에 갇힌 수많은 어린 생명들의 생사도 알지 못하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기도밖에 없다”며 참석자들과 피해자 가족을 위로했다.

피해 학생들을 향한 안타까움에 눈시울이 불거지면서도 고 목사는 예수 부활의 소망을 전하고자 노력했다. 그는 “부활 앞에 죽음은 한순간에 삼천리 밖으로 물러나는 것”이라며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말자. 거대한 재난 앞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먼저 회개함으로 우리가 있어야 할 자리를 지키자”며 절규하듯 말했다.

예배에 참석해 편지를 낭독한 안산빛나교회 진주은 교사는 실종된 학생을 가르쳤던 때를 떠올리며 “아무리 목 놓아 불러봐도 대답 없는 너희들에 선생님의 가슴은 타들어간다. 수학여행에 가기 전 따뜻한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해 맘에 걸린다”면서 “주님,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아이들에게 빛 되신 주님이 기적을 베풀어 달라”고 말했다.

또 여객선 침몰 사고 현장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진도 팽목항에서도 부활절 예배는 피해자 가족을 위한 위로예배로 진행됐다. 한국구세군, 이랜드복지재단,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진도군 교회연합회 등이 마련한 예배에서 유가족을 비롯한 실종자 가족 20여명은 자녀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짖으며 부활하신 주님의 기적이 진도 앞바다에도 임하길 기도했다.

진도군 관내 78개 교회 공동주관으로 진도 향토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진도지역 부활절 연합예배’에서는 김주헌 목사(북교동교회)는 실종자 가족을 위한 기도문을 발표했다.

김 목사는 설교에 앞서 ‘어린 생명을 지켜달라’는 기도문을 발표하고 “하나님, 어린 생명들을 지켜주시고 애통하는 부모들의 눈물을 주의 위로와 자비의 손길로 닦아 주소서”라며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도문을 읊었다.

이날 예배의 참석자들은 “예수님이 어두운 바다를 훤히 비춰주시고 바다 속까지 구원의 밧줄을 내려달라”고 기도하며 모든 생명들이 하루 속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랬다.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에서도 1만 여명의 성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실종된 이들을 위해 ‘주여 삼창’을 외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했다.

메시지를 전한 김장환 목사는 “꽃도 피우지 못하고 찬물 속에 갇혀 있는 어린 학생들과 가족들에게 하나님이 산 소망을 주실 줄 믿는다”며 “부활을 확신하는 한국 교회 성도 모두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날 예배에 참석한 강영진 청년(인천세광교회)은 “한국 교회 전체가 연합해 드리는 시간이라 너무 뜻깊다”면서도 “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하다”며 예배를 통해 한국 교회와 사회가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안양시기독교연합회(대표회장:홍성국 목사)도 부활절 예배와 함께 세월호 여객선 희생자 가족을 위한 ‘특별기도회’를 진행했다. 당초 젊은이들과 함께 하는 문화축제로 이번 예배를 기획했지만, 이번 사고로 예배 장소를 안양감리교회로 변경하고 안양의 모든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 청년 학생들이 모여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산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김태영 목사)는 여객선 침몰사고를 애도하는 뜻에서 축하공연을 축소하고 경건한 분위기에서 부활절 예배를 진행했다.

이날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설교에서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특별한 위로와 구원이 있길 바란다”면서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사람은 죽음을 극복할 수 있다”며 “부활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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