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윤리적 타락은 ‘신앙의 약화-불신’에서 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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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윤리적 타락은 ‘신앙의 약화-불신’에서 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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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15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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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채 목사(향상교회 은퇴)

한국 교회와 목회자, 성도들의 윤리성이 땅에 떨어졌다는 말이 나온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어떤 노력으로도 교회의 건강성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 한국 교회 안팎에서 도덕성 회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져간다. 이런 때에 한국복음주의협의회가 월례발표회에서 이 문제를 강하게 질타, 교회의 윤리성 회복을 위한 과제들을 제시했다. <편집자 주>

오늘날 한국 교회는 복음 전도보다 윤리운동을 먼저 해야 할 상황이다. 약 100년 전 부크만 목사가 일으켰던 도덕 재무장운동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간절한 요망일 뿐 아니라 교회적 사회적 요청이다. 이는 윤리가 기독교 신앙의 주된 목적은 아니라 할지라도 한국교회는 기독인들, 특히 목사들의 추락한 윤리생활로 인해 복음 전도의 문이 닫히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목사로부터 말을 듣기보다 말하는 사람의 인격과 삶을 보기 원한다. 특히 현대는 비주얼 시대여서 보이는 것이 없으면 신뢰하지 않는다. 그러나 역시 윤리는 신앙에서 나온다. 하나님의 존재와 계시에 대한 믿음 없이는 윤리는 그 설 자리조차 찾을 수 없다.

그리스도의 존재와 그의 주되심에 대한 신앙고백은 윤리를 보장하는 전제이다. 나아가 그리스도의 주 되심은 관계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또한 그 기초가 된다. 신앙은 관계이다. 교리적인 지식이나 종교적 감정이 아니라 관계이다. 그리고 인간이 갖는 대표적인 관계는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이다. 우리는 흔히 하나님과의 관계를 수직적 관계라고 하고, 이웃과의 관계를 수평적 관계라고 한다. 그런데 수평은 수직이 있어야 설정된다. 곧 하나님과의 관계가 올바르고 좋아야 이웃과 올바르고 좋은 관계를 가질 수 있다.

윤리적인 타락은 곧 신앙의 타락이다. 그 열매로 나무를 안다고 하였으니 한국 교회의 윤리적 타락은 그 나무인 교회가 어떤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교인이나 목회자들 가운데 실수든 고의든 잘못하여 윤리적인 흠결이 드러나 문제가 되었을 경우 일반 범죄자들과 마찬가지로 무조건 부인하고 반발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런 문제로 소(訴)가 제기되면 교회(상급 기관)가 이를 조사해서 치리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 교회가 정부처럼 경찰권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강제 수사가 불가하고, 또 본래부터 교회의 치리란 도덕적 권위와 양심에 의존하고 있고 또 그럴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나 원고의 진실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권징이 불가능하다.

교회가 치리의 권위를 잃게 되니 신자나 목사들도 결국 정부의 사법기관에 호소하게 되고 결국 세상이 교회를 다스리는 기이한 일들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요즘은 교회의 권위를 무시하고 사법기관을 의존하는 이들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주되심에 대한 경외심이 없으면 교회는 무법천지가 될 수 있다.

목사가 담임목사직을 대물림하는 일반적인 이유는 욕심이다. 대물림하는 목사들이 여러 가지 이유들을 갖다 붙이지만 실제로는 세속적인 정욕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자신이 이룩한 업적과 영광을 다른 사람들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자기가 모운 재산을 자녀들에게 유산으로 넘기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 처사이다.

그런데 이를 이렇게만 단순히 말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곧 불행하지만 대물림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다는 것이다. 지나친 예가 될지 모르지만 북한이 리더십을 세습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같은 경우이다. 즉, 교회의 로드십에 혼란이 생겨버린 것이다. 이는 주로 대형 교회에서 많이 일어나는 문제이다.

교회가 크든 작든 교회의 교회다움은 그리스도의 주권에 대한 교인들의 충성에 달려 있고, 신자의 영적 건강, 곧 성령으로 충만함도 그리스도의 주재권이 그 사람의 신앙과 생활 속에 어느 정도 확립돼 있는지 그 정도에 달려있다.

우리의 마음을 주재하시는 이가 그리스도이심을 알고 확신하는 사람은 그를 경외하지 않을 수 없고, 이런 경외심은 범사에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을’ 이룰 수 있도록 우리를 자극하고 독려한다. 따라서 한국 교회, 특히 목회자들의 윤리적인 실패와 타락은 그리스도의 주되심에 대한 신앙의 약화 내지 불신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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