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죽음’의 영성이 한국교회 윤리 회복의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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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죽음’의 영성이 한국교회 윤리 회복의 대안”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04.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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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협, 4월 월례발표회 및 조찬기도회 개최

고난주간을 지나 부활절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십자가의 영성’이 한국 교회 윤리 회복의 대안으로 요청된다. 한 때 고공행진을 하며 성장했던 유럽교회들의 부패와 타락의 근간에는 돈에 기반한 윤리 문제가 있었다. 한국 교회는 짧은 시간에 큰 성장을 이루었지만 그 이면에는 성장주의 개교회주의, 물질주의가 도사리면서 유럽교회의 전철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제2의 종교개혁’을 외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복음주의협의회(대표회장:김명혁 목사)는 월례발표회를 지난 11일 오전 7시 강변교회에서 열고 한국 교회 윤리 회복을 위한 과제를 짚었다.

#윤리 문제의 본질 ‘신앙’에 기반

한국 교회 윤리 문제의 진정한 본질이 신앙에 있다고 진단한 정주채 목사(용인향상교회 은퇴)는 “오늘날 한국 교회는 복음전도보다 윤리운동을 먼저 해야 할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하고, “윤리 문제에서 가장 우선은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그리스도의 주되심에 대한 신앙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리스도의 주되심(로드십)을 중심으로 한국 교회의 윤리 문제를 지적한 정 목사는 “그리스도의 주되심에 대한 신앙고백이 신앙생활의 알파와 오메가이며 이것이 없으면 윤리적 기초도 없어지고 윤리적인 삶의 궁극적인 의미도 없어진다”고 밝혔다.

그리스도의 존재와 그의 주되심에 대한 신앙고백은 윤리를 보장하는 전제이며 하나님과의 관계가 올바르지 않으면 윤리적인 삶과 태도도 흔들리거나 환경과 상황에 따라 그 기준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목회자들의 윤리적인 실패와 타락에 대해서 그는 “그리스도의 주되심과 신앙의 약화 내지 불신에 기인한다”며 “교회가 크든 작든 교회다움은 그리스도의 주권에 대한 교인들의 충성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윤리적 삶을 뒷받침하는 힘으로는 ‘십자가’의 능력이 강조됐다. 정 목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하나님과 우리를 화목케 하셨고, 이웃과의 수평적 관계를 회복시켰다”며 로드십이 윤리의 기초라면 십자가는 윤리적인 삶을 뒷받침하는 힘이라고 말했다.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 역시 “성경에서 말하는 믿음은 근본적으로 행동의 동력을 포함하는 것”이라며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실천과 윤리적인 삶의 문제는 이것의 원천인 믿음의 문제가 있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오늘날 한국 교회가 침체에서 벗어나 갱신과 부흥을 경험하려면 ‘윤리적인 삶이 약하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더 근원적으로 ‘성서적 믿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고 말해야 하는 것”이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 목사는 “교회의 갱신과 개혁은 영성이라는 심령의 변화와 사회성이라는 사회 구조의 변화 두 가지 방향의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믿음의 확신과 윤리적 삶은 참되고 살아있는 믿음에서 통전적 구조로 작동한다”고 전했다.

#목회자가 ‘성결・거룩’ 회복해야

한국 교회의 신뢰 회복에 있어 목회자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성찰도 나왔다. 최근 발생한 한국 교회 일련의 윤리 문제는 목회자의 교회세습, 탈세, 배임, 불륜 등으로 그로인해 한국 교회 전체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병금 목사(강남교회)는 “한국 교회의 신뢰도 추락은 성도보다는 목회자들의 문제로 귀결된다”며 “일부 목회자들의 문제를 그저 개인적 일탈로 치부하고, 개인의 극적인 회개만 추구했다”며 근본적 대책과 구조적인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목회자들의 가르침에 있어서도 “한국 교회의 윤리 문제는 지금까지 영혼구원만 강조해 온 가르침에 문제가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면서 “개인적인 차원의 가르침을 넘어서 ‘사회적 영성’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교회가 성도들에게 ‘개인적 영성’과 ‘행함’이 없는 믿음만을 강조해온 결과 개인적 신앙생활과 교회 중심 활동에는 적극적인 반면 크리스천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은 등한히 하게 됐다는 것.

전 목사는 “그리스도인의 신앙은 교회뿐만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도 정의, 평화, 창조 질서 보존 등의 윤리적 차원으로 드러나야 하는 것”이라며 “교회는 이러한 신앙의 사회적 차원을 지속적으로 가르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성도들을 훈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정한 참회는 ‘죽음’에 있어

처절한 참회와 죽음을 통한 회개의 모형을 나실인 삼손의 삶에서 찾은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는 한국 교회 지도자들의 진정한 회개와 참회를 촉구했다.

손 목사는 “삼손의 진정한 참회는 죽음으로 드러났다”며 “십자가에서 죽음으로 죄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한다면 삼손과 같이 겁 없이 죄를 범하는 종교 지도자들도 회개를 통해 변화되고 세상에는 반드시 희망의 날이 밝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삼손의 실패에 대한 교훈으로 “힘은 언제나 수단에 불과한 것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성직자들이 교권에 눈이 멀면 드릴라에게 몸을 빼앗기고 물질에 노예가 되어 현대문명이라는 거대한 맷돌을 돌리며 어지럼증에 걸려 허둥거리게 된다”고 밝혔다.

손 목사는 십자가의 죽음으로 모든 죄를 해결한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모형으로 삼손과 같이 죄를 범하는 종교지도자들이 삶에서 절제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에게 주어진 힘의 사용을 주기적으로 진단, 평가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권력의 자기중심성과 제도 교회의 권력이 강화되면 집단적 자기중심성이 증폭되고 지도자가 물리적 힘을 의존하는 경향이 심해진다”며 권력의 비정상적 강제성에 대응할 수 있는 사회윤리적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대안으로 손 목사는 “성경의 계명을 근거로 하는 윤리적 규범들을 제정해 운영하고 이를 준수할 수 있는 실천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그러한 능력의 근원이 성령에 있다고 보충했다. 성령의 능력으로 윤리적 실천능력을 강화하는 교회공동체의 공동노력은 더욱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

손 목사는 “목회자의 궁극적인 목표는 하나님 앞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라며 “교회가 주님 앞에서는 단장한 신부가 되어 칭찬받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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