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직 목사는 타 종교인들에게도 ‘본받아야 할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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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직 목사는 타 종교인들에게도 ‘본받아야 할 모델’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4.04.0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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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주기, ‘한경직 목사 기념강연회’ 성료
▲ (사)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는 지난 9일 오후3시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에서 ‘교회와 민족의 지도자 한경직 목사’라는 주제로 기념강연을 개최했다.

다른 종교인들이 바라보는 한경직 목사는 어떤 모습일까.

(사)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는 지난 9일 오후3시 숭실대학교 한경직기념관에서 ‘교회와 민족의 지도자 한경직 목사’를 주제로 기념 강연을 열었다. 이날 강연회는 조금 특별하게 진행되었는데, 타 종단의 지도자들을 초청해 그들이 본 한경직 목사의 모습을 되돌아봤기 때문이다.

먼저 강단에 선 원불교 전 교정원장 이성택 원로교무는 “한경직 목사의 별세 14년을 맞아 이웃 종교인들을 초청해 그를 추모하는 일은, 종교를 넘어 서로 상생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하나의 계기가 되는 것 같아 의미가 깊다”며 입을 열었다.

그가 바라본 한경직 목사의 발자취는 교육의 선진화와 나눔을 통한 종교의 사회적 역할 구현, 종교간 협력과 대화의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을 다진 것 등이다.

천도교 교령 박남수 선도사는 “한경직 목사가 성취한 많은 결과보다 그 성취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이 우리에게 귀감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한 목사가 일궈놓은 성과에 안주하기보다 그를 닮은 신앙인이 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의 배우는 자세를 본받을 때 그의 뜻을 온전히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경직 목사의 생애를 통해 시련 속에 예비된 신의 섭리를 읽고 의연하게 대처하면 성공의 길을 가는 것이요, 시련을 시련으로 받아들이고 굴복하여 불의와 타협하거나 하늘을 원망하고 세상을 원망하면 명명백백히 실패하는 것임을 보여준 것이 한 목사의 일생”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이 타 종단 지도자들의 한경직 목사에 대한 평가 또는 시각 뿐 아니라, 같은 개신교계에서의 발표도 뜻 깊은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서울대 손봉호 명예교수는 “한국 개신교가 언행일치에 실패해 사회의 신뢰를 상실한 가장 중요한 원인은 영광, 사랑, 희생 같은 기독교적 가치보다 돈과 명예, 권력 같은 세속적 가치를 더 추구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한경직 목사는 돈의 우상을 숭배하지 않았고, 돈 한 푼, 땅 한 평 자녀들에게 남기지 않아 무소유의 삶을 살았다. 만약 이럴 때 그가 살아있었다면 한국 교회는 이렇게 처참한 상황에 놓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또 “모든 그리스도인과 교회 지도자들에게 훌륭한 모범이었지만, 그도 역시 인간이었고, 그에게도 약점이 없지 않다”며 영락교회를 대형 교회로 만들어 대형 교회를 이룩한 목회자는 모두 훌륭하다는 신화를 만든 것과 교회의 잘못과 교계 지도자들의 잘못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충분히 고쳐주지 못한 것 등을 지적했다.

그는 “그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경직 목사를 한국에 보내신 하나님께 감사드려야 한다”며 “마음 놓고 존경하고 쳐다볼 수 있는 모범이 있으며, 자신을 비춰보고 부끄러워 할 수 있는 거울이 있다는 사실은 소중하다. 후대 그리스도인들과 교회 지도자들이 잘만 이용하면 엄청난 교육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대한성공회 주교원 의장 박경조 주교도 말을 보탰다.

박 주교는 “한경직 목사의 생애는 우리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며 “그것은 이 시대의 한가운데서 복음의 가치를 따라 살아간 한 인간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 목사는 복음적인 삶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따라갈 수 있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 증언해 주었다. 이것이 한경직 목사의 가장 위대한 점”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날 강연회에는 전 조계종 송월주 총무원장과 법륜 평화재단 이사장, 천주교 김홍진 신부 등이 참석해 한경직 목사의 삶을 이야기했고, 개신교에서는 강변교회 김명혁 원로목사, 영락교회 이철신 목사, 노량진교회 림인식 원로목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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