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속 기독교 교육적 대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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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속 기독교 교육적 대안 “가능하다”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4.04.0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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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한국기독교교육학회 춘계학술대회

현 평준화 제도 아래의 종교교육 초기 기독교 학교처럼
종교교과 뿐 아니라 전 교육활동에서 신앙 체험되도록 해야

교사의 인격적 감화도 중요한 역할 현 시점에서 충분히 되새겨볼만한 가치
종래와 다른 시각에서 교육과정 다변화 모색해 볼 수도

▲ 오늘날 많은 교육자들은 공교육 속에 기독교 대안을 접목시켜 많은 기독교 학교들이 대외적으로 발언하거나 사회안에서 함께 도모할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기독교 교육이 공교육에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공교육 전반에 기독교 신앙교육을 구현하기 보다 기독교 학교 안에서 기독교 교육적 시각으로 현 흐름과 현상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공교육의 정당한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 대안에 더 가깝다는 의견이 많다.

최근 기독교 학교 전반에 대해 새로운 성찰과 노력을 촉구하는 목소리와 운동이 점증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독교교육학회(회장:박상진 교수)가 지난 5일 서울 연세대학교에서 ‘한국 교육 현실에 대한 기독교교육적 대안’을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주제 발표로 ‘공교육에 대한 기독교교육적 대안 모색-기독교학교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제에 나선 송순재 박사(감신대)는, 우리나라 공교육 아래 기독교 학교를 살펴보고 실천적 과제를 던졌다.

송순재 박사는 “오늘날 기독교 학교들은 구한말 선교 초기와 일제치하 때에 비해 여러 면에서 위기에 봉착해 있고 쇠락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이 현상에 대해서는 1970년대 이후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어 왔으며 이에 대해 최근 빈번하게 심도 있는 논의가 되고 있지만, 공적 사회에서의 기독교 교육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 예년에 비해 점점 줄어가는 기독교 학교와 입시교육과 지식교육에 연연하는 퇴색된 기독교 학교 교육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송 박사는 “교회의 무관심과 더불어 국가 주도적 통제 정책에 많은 기독교 학교들의 본래 역할이 심각하게 퇴색되고 있다”며 “국가주도적 통제 문제에 대해서는 기독교학교 자체의 자율권을 신장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는 현 평준화 정책과 맞물려 있는 문제로 어떤 범위와 방식으로 접근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위기 타결 방안으로 제도적 개선책 뿐 아니라 현 체제 하에서도 가능한 길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이를테면 현 평준화 제도 아래에서는 종교교육을 개성적으로 만들어낼 수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접근하기에 따라 다른 해법도 가능하다. 송순재 박사는 “초기 기독교 학교들은 종교 교과 뿐 아니라 학교의 전 교육활동에서 신앙을 체험하도록 했으며 교사들의 인격적 감화도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현 시점에서 충분히 되새겨볼 가치가 있다”며 “종래와는 다른 시각에서 교육과정의 다변화를 모색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각 교과목이 함축하는 종교적 모습을 찾아내 다루어보는 것이다. 이 경우 해당 교과목 범위 안에서 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교과와의 연계 구조 속에서 접근해 볼 수 있다. ‘융•복합교육과정’ 혹은 ‘통섭적 교육과정’ 등이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종교와 역사, 종교와 문화, 종교와 예술, 종교와 음악을 연계해 종합적으로 가르치도록 하는 교육과정 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교육과정 뿐만 아니라 교수법 개선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교회신앙전통을 배우기 위한 성경고부나 교리문답 교육도 필수적이긴 하지만 현 시대정신에 비추어 볼 때 학생들의 자유나 체험세계에 기초한 다양한 교수법 개발이 시급하다. 송 박사는 “시각은 종래에 거의 도입되지 않았거나 간과되어왔다”며 “디지털 문화를 어떻게 소화해 낼 것인가 하는 물음도 중요하다. 그 가능성과 한계에 대한 논의는 아직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기독교 학교들이 대외적으로 발언하거나 사회 안에서 함께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은 기독교 학교들의 자체 성찰로는 불가피하다. 이에 송 박사는 △기독교 학교들이 초기에 견지했던 개척적이며 시대를 넘어서는 관점과 입장들을 견지하고 있는가 △국가에 대해서 ‘왜 종교교육을 할 수 없게 하느냐’는 틀에 박힌 물음에 매달려 있으면서 전통 교리교육적 접근방식에만 연연해하는 반면, 변화된 사회 상황이나 현 체제 하에서 가능한 실질적 해법에는 무력한 형세를 보이지는 않고 있는가 △파국에 처한 공교육적 상황 앞에서 대세에 영합하거나 묻어가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한 물음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는 또 융•복합교육과정, 통섭적 교육과정이 공교육에 대한 기독교 교육적 대안 모색으로 이어진다. 송순재 박사는 특정한 계층이나 교원들끼리의 모임이 아닌 교장, 교사, 교수, 학부모, 대학생이 구별 없이 한 자리에 둘러 앉아 대화와 협력해 △학교와 학교 간의 대화와 교류, 협력 촉진 △교사 하나 하나의 철학과 삶, 방법 닦아나가기 △이론과 현장 사이의 교류와 협동 촉진 △서로 간의 관점과 입장의 차이를 생산적으로 만들기 △작은 변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전체적 시야를 확보하고 서로 관련지어 보기 △교육을 일종의 예술적 행위로 이해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조성국 박사(고신대)는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한 기독교 학교의 미래 과제’를 내놓았다. 그는 “기독교 공동체는 현대 민주국가 안에서 기독교학교 교육의 온전한 자유를 인정받아야 하며, 그 성취의 과제를 안고 있다”며 “기독교 학교 교육의 자유란, 기독교학교 설립과 선택의 자유, 기독교적 교육이념 추구의 자유,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한 교육과정 편성과 운영의 자유, 기독교학교 교육에 적합한 교사 임용의 자유 등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의 자유와 합법성 문제는 근대국가의 교육법 때문에 발생한 것이므로 민주국가의 기초에 근거해서도 기독교학교가 차별받지 않고 운영될 있는 수준에 이르도록, 사회적이고 법적인 연구 및 운동이 필요하다”면서 “기독교 학교 혹은 대안학교, 홈스쿨링 등의 협회가 구성되어 공동으로 대처하는 것도 사회적 공동 대응의 한 방법”이라고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20여 년 동안 교사선교단체들의 선교활동, 기독교 세계관 운동, 기독교 대안학교를 실험한 모험적인 기독교교육학자들의 연구 등이 기독교 학교의 확립에 기여한 바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학교는 여전히 대안적 실험학교 수준이며, 특히 재정에서 영세성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학교들이 대부분이다.

공교육에 있어 제도권 아래 기독교 학교 교육을 위한 여러 가지 변화와 합법적인 방법론도 필요하지만 범 기독교계의 지원활동이 더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 이제는 한국 교회의 미래와 한국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더 많은 교회와 학교, 그리고 가정이 연합해 기독교 교육을 함께 꾸려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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