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적 교회론-교회 질서에 대한 순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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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적 교회론-교회 질서에 대한 순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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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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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본철 교수 (성결대학교)

최근 한국 교회가 이단 문제로 다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교단이 규정한 이단을 연합기관에서 해제하는가 하면, 이단 규정에 대한 기준도 교단과 기관이 제각각이다. 그렇다면 신약성경이 말하는 이단 규정은 무엇이었고, 어떤 기준으로 이단을 규정해야 하는 것일까. 신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편집자 주>

한국 교회의 영성이 새로워져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런데 이 말은 결국 오늘날 한국 교회의 영성이 복음적인 영성의 내용으로부터 많이 빗나가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의 복음적 영적 갱신을 향한 과제는 무엇일까? 그리고 교회에 기승하고 있는 Neo-Montanism에 대한 대응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

이에 관해 무엇보다도 가장 절실한 것은 신학적으로 그리고 교단적으로 권위 있는 이단분별위원회가 범 교단적으로 구성되어 제 구실을 다 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여러 신학교에서 영성과 학문적으로 권위가 있는 교수들에게 이에 대한 평가와 진단을 의뢰하여, 여기에서 나오는 일치된 결론을 따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단 분별에 있어서 이제는 교회사적인 분별법을 활용해야 한다. 필자는 교회사적 분별을 통해 특정 인물이나 집단에게 Neo-Montanism 성향의 특성이 이들에게 어느 정도 심각성이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각 교단 교리나 신학의 입장에서만 이단 여부를 다루는 방법은 당연히 교파 간에 균열과 이견을 일으켜 합치된 결론을 얻는 데 도움이 못된다. 그러나 교회사적 분별법을 사용하면 교단 신학 노선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일치된 결론을 도출해 낼 수 있게 된다. 그 유익은 다음과 같다.

첫째, 그들 대상에게 복음적 잣대를 제시함으로써 전향할 여지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단 정죄나 배척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잘못된 점을 깨닫고 정통적인 신념 속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그 길을 축구하고 안내하는 것이 우선 급선무이다. 그리고 전향을 하지 않는 경우라도, 교회사적인 분별에 의한 잣대는 어느 교단의 교리, 어느 신학 노선에도 서로 충돌되지 않고 공통적으로 공유될 수 있다. 그러므로 교단 간의 이견 때문에 힘이 분쇄되는 것이 아니라, 온 교계가 힘 있게 이단을 저지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한 자세는, 체험과 현상을 과도히 자극하는 영성운동은 경계해야 한다. ‘성령의 권능은 우리 영혼의 본질에 접근하여 본질적인 회복과 변화 그리고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권능은 권능 받은 이후의 삶과 사역을 통해 뚜렷이 증거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현상적 차원은 현상 그대로 끝나는 것이지, 거기에 필연적인 본질적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런가 하면 영성운동의 용어 사용에 있어서도 지혜가 필요하다. 신학적으로 공인하는 ‘계시’라는 용어는 하나님의 전 인류의 구원과 창조의 질서에 대한 초시대적이면서도 객관적인 진리를 나타낼 때 사용하는 말로서,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진정한 계시는 기록되어진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에 나타나 있는 것이다. 물론 신자 안에 내주하시는 성령께서 개인적인 인도하심과 진리에 대한 교훈을 주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내적 현상을 ‘계시’라고 표현해서는 안 되며, 또 각자에게 주어진 이 같은 깨달음이나 인도하심이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Neo-Montanism에 대한 대응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복음적 교회론이 강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구원론, 성령론, 종말론, 삼위일체론, 기독론 등 여러 영역에서 이단 판정을 해왔으나, 사실상 이단 결정의 최종 잣대는 언제나 교회론적인 문제였다. 교회와 목회자들을 갱신시키겠다고 그들을 비난하고 공격하여 교회의 통일성을 깨는 일은 교회론적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그러면 이 같은 극단적 갱신주의의 영이 가져다주는 유혹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신앙의 기준에 있어서 주관적 체험보다는 성경의 교훈을 더욱 신뢰하는 일이며, 그리고 교회생활에 있어서 독선적 소그룹을 만들기 보다는 교회의 질서에 더 잘 순응하는 일이다. 물론 여기에다 성경적 교회 갱신의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교회의 유기적 통일성 속에서 독선에 빠지지 않는 지혜를 실천하면서 동시에 교회를 복음적으로 갱신시켜 나가는 지속적인 열매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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