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고백’ 가장 효과적인 이단 대처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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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고백’ 가장 효과적인 이단 대처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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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0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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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선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최근 한국 교회가 이단 문제로 다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교단이 규정한 이단을 연합기관에서 해제하는가 하면, 이단 규정에 대한 기준도 교단과 기관이 제각각이다. 그렇다면 신약성경이 말하는 이단 규정은 무엇이었고, 어떤 기준으로 이단을 규정해야 하는 것일까. 신학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편집자 주>

신약성경에 나타난 정통과 이단 문제는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다. 하나는 신학적 접근이다. 신약성경 저자들이 진술하는 이른바 ‘바른 믿음’과 ‘거짓된 믿음’에 대한 이해에 따라 정통과 이단을 구분할 수 있다. 예컨대 갈라디아서에서 바울은 자신을 비판하는 유대주의 선교사들을 향해 저주를 말하는데(갈 1:8~9), 이 경우 바울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비판하는 유대주의자 그리스도인들이 저주 받아 마땅한 이단이 된다.

반면 바울을 비판한 유대 그리스도인들의 입장에서는 율법의 가치를 훼손한 바울이야말로 이단적 의혹의 대상이 된다. 또한 바울 유산의 대표자로 자신을 이해한 목회서신은 ‘다른 교훈’과 구분되는 ‘바른 교훈’(딤전 1:10; 4:6; 딤후 4:3; 딛 1:9; 2:1)을 실상 사도 바울의 가르침과 동일시하면서 신앙의 규범이자 모범으로 내세운다(딤전 1:15~16; 딤후 1:13; 3:10~11). 반면 ‘다른 교훈’이란 사도 바울의 유산에 어긋나는 것으로 교회가 배척해야 할 대상으로 이단의 가르침을 뜻한다.

교회들은 크게 두 가지 측면의 도전에 직면한다. 첫 번째 도전은 시간이 흐르면서 1세대 그리스도인들이 전해 준 사도적 신앙과의 연결고리가 점차 약화되면서 ‘그릇된 신앙’으로 변질되는 경향이다. 다른 하나는 복음이 팔레스타인을 넘어 광대한 헬레니즘 세계에 전파되면서 나타나는 도전이다. 이러한 시대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2~3 세대의 기독교 분파들은 자신들이 처한 삶의 자리에서 저마다 해결책을 찾았고, 그것이 나중에 신약성경으로 결집된다.

신약성경은 대략 3세대에 걸쳐 살았던 다양한 기독교 분파들의 증언을 담고 있다. 따라서 각각의 신약 문서들이 강조하는 신학적 입장은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세대를 거쳐 후대에 면면히 내려온 신학적 유산이 있다. 그것은 최초 신앙공동체로부터 유래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 전승이다. 이 신앙고백 전승이 당시 기독교 분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연결고리였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원시 기독교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기준이기도 했다.

그것은 최초 신앙공동체가 후대에 물려준 위대한 신앙 유산이었고, 그 유산에 근거하여 신약의 저자들은 자신들이 처한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새롭게 수용하여 선포할 수 있었다. 그들이 선포한 메시지가 훗날 신약 정경으로 거듭나고 신앙을 위한 규범이 된다. 이처럼 원시 기독교는 사도적 신앙고백과 신약성경이라는 위대한 유산을 정통과 이단을 구분하는 시금석으로 우리에게 물려주었다.

오늘 우리의 상황과 관련하여 두 가지 제안을 한다. 첫째, 예컨대 요한계시록에 집중하면서 왜곡된 ‘복음’을 전하는 이단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약성경이 선포하는 다양한 중심 메시지를 강조할 필요가 있다.

신약성경은 흔히 신약의 두 왕관으로 불리는 바울신학 및 요한신학 외에도 바울 못지않게 십자가신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마가의 신학이나 놀라운 대제사장적 기독론을 선포하는 히브리서의 메시지를 포함한 다양한 주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신약성경이 증언하는 다양한 메시지를 올바로 수용할 때 오늘날 한국 교회를 위협하는 기복주의나 이단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우리의 신앙 지평을 넓힐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둘째, 기독교가 증언하는 정통 신앙은 ‘구원사적인 전망’과 더불어 ‘사도적 신앙’ 위에 있다는 사실을 항시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예수는 구세주 메시아이고 교회는 그의 백성이며 새로운 이스라엘이라는 사실에 대한 역사적 자의식은 오늘의 한국 교회가 예루살렘 모 교회와 구원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뜻한다. 오늘 우리의 신앙고백은 바로 원시 기독교가 전해 준 사도적 신앙고백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이단의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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