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모두 백석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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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모두 백석인입니다”
  • 이석훈 기자
  • 승인 2014.03.13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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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사모·세딸 모두 백석동문 한승교회 유용원 목사 가족

목사와 사모 백석신학교·세딸 백석대 기독교학부...주의종으로 한 길 다짐

둘째 예은 양의 졸업식에 가족들이 함께 했다. 왼쪽부터 막내 연주, 유목사, 예은, 사모, 첫째딸 샤론.

‘방배동 신학교’. 1980년대를 보냈던 백석 교단 목회자들에게는 고향처럼 포근하고, 어머니처럼 그리움을 담고 있는 표현이다. 현재 예장 백석총회 경서노회 소속 한승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유용원 목사는 당시 방배동 신학교(현, 백석신학교)에서 주님을 위한 사명의 길을 선택했다.

당시 시대 흐름은 민주주의에 대한 갈망이 사회 전체를 움직이고 있던 때였다. 그때 젊음과 열정을 온전하게 드리는 삶이, 주님 앞에 받은 사랑을 갚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생각했다고 그는 고백한다. 그의 아내 김은숙 사모 역시 함께 신학교를 다닌 친구요, 목회 현장에서 가장 든든한 동역자이다.

가장 좋은 길은 주의 종의 길

한승교회 임직식에서 유목사 가족이 기념촬영을 했다.
한 평생을 주님께 헌신하고, 그 자녀들을 목회자로 양육하는 일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부모의 헌신이 담겨 있는 백석 교단에서, 하나님이 허락하신 세 딸을 사역자로 헌신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쉬운 선택이라 볼 수 없다.

첫째인 유샤론 전도사는 백석대학교 기독교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한승교회 유·초등부 전도사로 섬기고 있다. 둘째, 유예은 전도사 역시 백석대학교 기독교학부를 졸업하고, 이번에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에 합격했다. 셋째, 유연주 학생은 2014년 백석대학교 기독교학부에 합격했다. 그의 표현처럼 다섯 명의 가족 전체가 오로지 백석 교단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자녀들에게 목회자로서의 삶을 제시한 이유에 대해 유용원 목사는 “이 세상에서 주님을 위해 살아가는 가장 좋은 길을 가르쳤을 뿐”이라면서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를 위해 가장 좋은 길을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어느 누구도 고단한 삶이 자녀의 몫이 되기를 원하는 부모는 없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단순히 자녀들의 평탄한 삶을 위한 방향 선택이 아니었다. 주님께 받은 사랑에 대한 충성의 길을 선택하면서, 가장 좋은 길이 목회자의 삶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모로서, 목회자로서, 인생을 앞서 살아온 선배로서, 자녀의 행복과 삶의 가치를 위해 목회자의 길을 제시했다는 것은 분명 개인적 취향이나 소신으로 치부하기에는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 배어있다.

요즘 시대에 어떤 자녀가 부모의 제안에 아무런 생각 없이 자신의 삶의 방향을 선택할까. 평소 지켜봤던 부모의 삶이 존경과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 않는다면, 부모가 걸어가는 목회자의 길에 대해서 흔쾌하게 동의할 수 없을 것이다.

유 목사 자녀들의 사역을 보면 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유샤론 전도사는 전임 사역자로 아버지가 섬기는 한승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다. 평소 그가 갖고 있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사역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다. 신학 전공과 함께 사회복지학을 복수 전공했다는 것은 그의 사역 대상이 누구인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유예은 전도사는 신학을 전공하면서 상담학을 복수 전공했다. 그의 달란트는 청소년 사역을 통해 활용되고 있다. 새내기로 대학생이 되는 유연주 학생은 찬양에 남다른 재능을 갖고 있다. 총회 청소년국에서 실시했던 찬양 경연대회에서 입상하기도 했고, 교회에서도 찬양 사역에 관심을 갖고 있다. 고3 마지막에 기도하며 신학 전공으로 방향을 수정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실용음악과에 입학했을 것이다.

예배 중심의 성장을 꿈꾸다

유 목사가 섬기고 있는 한승교회는 철저하게 예배 중심의 목회 사역으로 성장하는 교회라고 할 수 있다. 교회 성장에 대한 열정을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지 않고, 오직 하나님을 마주하는 예배 중심의 믿음을 통해서 완성하는 것을 목양의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것이 부족하다고 해도, 예배에서 하나님의 마음을 감동시키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표현도, 그가 어떤 목회 철학을 갖고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한승교회가 예배 중심의 교회를 꿈꾸는 이유는, 오늘날 한국 교회가 예전과 같은 예배 중심의 교회 성장을 포기하고 있는 현실 때문이라고 한다. 주일이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성도들이 교회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가장 소중하게 지켜야 할 예배는 자꾸 사역 모임으로 대체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 때문이라고 유 목사는 강조한다.

예배를 대신하는 어떤 모임도 하나님 앞에서 환영할 수 없다는 것이 한승교회가 예배 중심의 성장을 꿈꾸는 이유라고 말하고 있다. 한승교회의 예배 문화는 그래서 예전 방식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365일 새벽기도회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진행하며, 요즘에는 거의 사라져 가고 있는 저녁예배를 지켜가고 있다. 명절에도 새벽기도회를 쉬지 않는다는 웃음 섞인 그의 고백에서, 한승교회가 얼마나 예배 중심으로 하나님을 향하고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교회의 목적은 하나님 나라 확장

유 목사가 생각하는 교회의 핵심 가치는 ‘하나님 나라 확장’이다. 교회가 이 땅에 존재해야 할 분명한 가치와 목적을 다른 것에서 찾을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 교회의 위기를 진단할 때마다 화두가 되는 교회의 세속화 또는 방대한 조직 문화의 병폐 또는 목회자들의 가치 기준 상실을 주장하지만, 이런 현상들이 핵심 원인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이 교회가 세상을 향한 영향력을 상실한 주변 현상들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교회가 고민해야 할 문제의 본질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국 교회가 놓치고 있는 것은 교회의 존재 목적과,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성의 변질이라는 것.

나무가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어떤 외부 환경에도 성장을 멈추지 않는 동력은 뿌리를 깊이 내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교회가 견고함을 세워가는 역할은 세상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관계성이나 친밀함의 구조에서 찾을 수 없다는 뜻이다.

교회의 기능이 요구되는 핵심 가치는 결국 하나님 나라 확장이라는 말이다. 전도하고 선교하는 교회의 존재 목적을 붙들지 못하면, 어떤 경우에도 하나님의 영광을 뿌리 내릴 수 없으며, 교회는 주님께서 명령하신 전도와 선교 명령을 위해서 필요한 현장일 뿐, 다른 대안이나 요구를 충족시키는 기관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목회의 정열을 쏟아내기 위한 현장에는 그에 상응하는 희생을 요구받는 가정이 있다. 유 목사에게도 이와 같은 고민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고 설명한다. 조금 여유롭게 자유하게 삶을 선택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안고 있는 것처럼. 그럼에도 묵묵히 인내하고 협력하며 희생을 수용해 준 가족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특히 자녀들의 고민을 함께 하지 못한 미안함이 크고, 목회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오랜 시간을 내조해 준 아내의 고마움에 감사할 뿐이라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목양의 터전을 잘 세워갈 수 있는 것도 결국 남모르는 희생의 눈물을 담아내고, 섬김을 감당한 가족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이룰 수 없는 결실이었다고 유 목사는 고백하고 있다.

“우리 가족은 뼈 속까지 백석입니다.”
이 고백은 당연한 표현이다. 자녀들에게 오직 백석대학교 입학을 추천했고, 그 기대는 자녀들의 순종과 선택을 통해 오늘에 이르렀다.
젊음을 바쳐 주님을 위해 충성의 삶을 선택한 유용원 목사의 열정, 그 사역의 길을 묵묵히 내조하며 동역하고 협력했던 사모로서의 인내, 부모의 기도와 기대에 한 순간도 비켜서지 않고 순종하며 함께 동역자로서의 길을 선택한 자녀들의 결단. 오직 백석인임을 자부하는 이들의 다짐과 고백은 모든 백석인들에게 자랑스러운 일로 큰 도전과 희망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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