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같은 여자
상태바
산소같은 여자
  • 승인 2003.03.1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즈음도 그 광고가 TV에 나오는지 잘 모르겠지만 한동안 어느 화장품 광고에서 ꡐ산소같은 여자ꡑ라는 맨트를 사용하여 인상깊게 본적이 있다.

ꡐ산소같이ꡑ라면 다른 사람에게 꼭 필요한 상큼하고 청량한 역할을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ꡐ산소같은 여자‘ꡐ산소같은 남자ꡑ를 생각하니 졸업을 하고 떠난 사랑하는 제자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입학식날 대학생활의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가득찬 새내기에서 졸업할 때 의젓함을 잃지 않았던 주간반 학생들, 또 만학도로서 낮에는 직장에서 근무하고 밤에 공부하였던 산업체반 학생들,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사회에서 꼭 필요한 산소같은 역할들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해마다 졸업식이 끝난 후 학생들이 다 떠나고 나면 필자는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하곤 한다.

여느 스승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졸업을 마음껏 축하하면서도 못내 아쉬움과 서운함에 혼자서 회상에 젖는다.

교수님 하면서 재잘거리던 여학생들, ꡒ교수님, 무슨 일이든지 저희들을 불러주십시오ꡓ 하면서 힘 자랑을 하던 남학생들, 특히 수업시간 늦을까 식사도 못하고 헐레벌떡 달려오던 산업체반 학생들의 모습들, 늦은 시간까지 수업하고 돌아가면서 피곤함도 모른체 연구실에 불이 켜져 있으면 찾아와서 교수님 하면서 웃어주고 가던 그 모습들, 힘들고 지칠때면 서로를 위로하며 같이 시험공부하고 과제물을 준비하던 그 모습들, 이제 그들은 더 큰 항해를 위해 떠났다.

막상 그들이 떠나고 나니 평소 말하여 주고 싶었던 것을 다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에게는 이 말을 해주어야 하는데, ○○○에게는 칭찬을 더 해주어야 하는데, ○○○에게는 격려의 말을 해주어야 하는데….

이렇게 필자의 마음은 아쉬움만 남는다. ꡒ학교 다닐때도 숫기가 없어 말을 잘못하였는데 졸업 후에는 더더욱 연락을 못하겠지.

지금이라도 먼저 내가 해야되겠다ꡓ라고 수화기를 들었다가 ꡒ아니 다음에 하는 것이 낫겠지ꡓ하며 수화기를 내려 놓았다를 반복하다 보니 시간이 밤11시가 넘어 결국은 하지 못하고 지금은 너무 늦은 시간이라는 생각에 내려놓는다.

집에서는 이런 나를 보고 졸업생들은 떠났지만 신입생들과 또 새로운 만남이 있는데 무슨 남자가 그렇게 마음이 약하냐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산소가 없으면 우린 존재할 수가 없다. 우리 졸업생들 모두가 그 아름다움과 그 향기로움으로 있는 곳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역할을 하여 ꡐ산소같은 여자ꡑ ꡐ산소같은 남자ꡑ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요즈음 캠퍼스는 신입생들로 활기가 가득하다. 우리 신입생들도 캠퍼스와 사회에서 ꡐ산소ꡑ의 역할을 다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