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의 삶에 깊숙이 파고드는 새로운 청년운동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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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삶에 깊숙이 파고드는 새로운 청년운동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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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0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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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원석 목사 (소망교회)

한국 교회에서 청년들이 사라져간다. 교회나 교단들의 노력으로 그나마 장년층들은 현상 유지라도 된다지만, 웬만한 교회에서 청년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다. 언제부턴가 청년들이 한국 교회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사라지는 청년들, 교회를 등지고 떠나는 청년들을 잡고, 불러들일 방법은 없을까. 삼일교회가 설립 60주년을 맞아 이 문제를 고민했다. <편집자 주>

위기는 기회라 하지 않는가! 지금이야말로 세상이 말하는 힐링과 다른 소망과 구원이 선포되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교회는 주류에 매뉴얼화된 제조 방식이 아닌, 하나님의 창조성에 기초한 새로운 매력을 제시해야 한다. 승자만 살아가는 세상에 또 다른 방식의 삶의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

필자는 이런 고민에서 지난 2년간 ‘세나비(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비전)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이른바 복음의 나비 효과를 기대한 것이다. 프로젝트의 개요는 간단하다. 요사이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서 청년들의 꿈과 비전에 힘을 실어주면서 동시에 그들을 자극할 바람으로 그 형식을 차용했다.

우선 소재와 형식에 제한 없이, 뜻을 같이 한 사람들이 모여 소정의 신청서를 작성한다. 신청서는 여느 공모전 못지않게 구체성을 요구했다. 서류 심사에 통과한 팀은 청년예배 후 저마다 프로젝트의 이유와 목적에 대해 프리젠테이션을 했고, 이에 청년들에게 공감을 얻은 팀이 최종 선택되는 방식이었다. 최종 선택된 팀에는 적게는 2백만 원에서 많게는 9백만 원까지 프로젝트 별로 지원했다.

선정된 팀 중에는, 아이티에 봉사활동을 다녀온 청년이 주축이 되어, 여러 가지 필요한 것 중에, 그 나라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는 동화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동화 제작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 친구들이 모여, 성경적 세계관으로 그 나라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 동화를 제작, 책으로 출판하여 보급한 팀이 있다. 다녀 온 후 그들의 증언에 의하면, 지금껏 아이티에 많은 구호품과 도움이 있었지만, 자기 언어와 자기 나라 아이들의 모습을 주인공으로 한 동화책을 만들어 온 경우는 처음이라며 반겼다고 한다. SNS를 통해 총 2,300여 명이 이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비단, 도시 중대형 교회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얼마든지 상황에 맞게 변형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몇몇 교회들이, 선교단체들이 연합할 수도 있다. 이제 교회는, 세상과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다른 매력으로, 동시대 청년들을 끌어안고 복음으로 날개를 달아주어야 한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발행한 ‘한국 기독교역사 100선’이 말해 주듯, 한국 근대화를 말할 때, ‘조선YMCA’를 빼 놓을 수 없다. 기독교 청년운동 단체로서 한국 근대화 곳곳에 족적을 남기며 한 몫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조선YMCA가 사업을 펼쳐 가는데 있어 두 가지 기본 정신이 있었다.

하나는, 청년 개인을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게 하며, 그 청년들을 연합하여 하나로 묶기를 추구한다는 ‘파리선언’이었고, 또 하나는 정신적, 지적, 사교적, 신체적 요소를 모두 전인적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4중 목적 사업인데, 그 일환으로 지덕체의 균형 잡힌 인간형성을 위해 체육 사업을 확대한 것이다. 야구, 축구, 배구, 농구 등 근대 스포츠 종목의 절반 이상이 YMCA를 통해 시작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YMCA뿐 아니라 베를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의 마라톤 코치가 김교신이었다는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 기독교는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력을 미치며 지도력을 이어왔다. 이에 작금의 청년 사역도 변화한 환경에 부응하여 청년들의 삶에 깊숙이 파고드는 새로운 청년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얼마 전 시민운동 활동가로 있는 청년을 만났다. 청년들의 주거문제에 대해 꾸준히 제기해 온 ‘민달팽이유니온’이다, 배달 아르바이트생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도미노 피자의 ‘30분 배달 보증제’ 폐지에 앞장선 ‘청년유니온’같은 2030세대 청년 활동가들의 모임을 이끌고 있는 청년이다. 외가로 따지면 5대째 신앙의 내력을 이어온 자랑스런(?) 후손인데, 지금은 ‘가나안 교인’이라 했다.

이것도 하나님이 주신 마음이라 생각하고 생활고에 힘들어도 사명감으로 하고 있는데 주위 반응이 너무 싸늘하다는 것이다. 차라리 해외 선교사가 되겠다고 했으면 교회든 가족들에게 축복을 받았을 텐데 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고 이내 “앞으로 이런 일도 축복받으며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하며 다시 웃었다.

역사가 요청하는 새로운 청년운동은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청년들의 삶의 틈새로 깊숙이 파고들 때, 들불처럼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청년 그리스도인의 감소에 한탄만 아니라, 예전 같지 못한 역사인식과 전인적이지도, 치열하지도 못한 운동성에 대한 각성과 꾸준한 노력으로 교회의 지도력과 영향력이 다음 세대에도 계속 이어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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