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조직-프로그램, ‘목회자에서 성도 중심’으로 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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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조직-프로그램, ‘목회자에서 성도 중심’으로 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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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3.05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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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응종 목사 (아멘교회)

한국 교회에서 청년들이 사라져간다. 교회나 교단들의 노력으로 그나마 장년층들은 현상 유지라도 된다지만, 웬만한 교회에서 청년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다. 언제부턴가 청년들이 한국 교회에서 사라져가고 있다. 사라지는 청년들, 교회를 등지고 떠나는 청년들을 잡고, 불러들일 방법은 없을까. 삼일교회가 설립 60주년을 맞아 이 문제를 고민했다. <편집자 주>

예수님의 사역은 특정 공간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들의 필요가 있는 곳으로 파송하고 직접 찾아가는 사역이었다. 그 곳곳에서 사람들의 필요를 채우고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게 했다. 사람들은 그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현장의 경험을 통해 하나님을 알고 믿고 또 다른 이들을 세우는 자로 세워졌다. 예수님은 그들이 살고 있는 그곳에, 그들을 만나 함께 공감하며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지금 대학생들은 거의 대부분이 IMF와 금융 대란 시절에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다. 이들에게 ‘안전한 직장’을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이 세상에 안전한 직장은 없음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직장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복음을 소개하고 성경이 말하는 진정한 안전을 가르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교회는 예배와 교제와 교회의 사역을 위한 공동체만 조직되어 있다. 개인의 진로나 삶의 현장에서 겪는 문제는 개인이 알아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 고독은 치명적이다. 이런 고독 속에 성도들은 점점 세속화가 되고 있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과 복음의 능력은 개인과의 인격적인 만남과 삶-공동체와의 구체적인 만남 속에서만 맛 볼 수 있다.

교회는 이들의 구체적이고 절실한 고민에 대해 공감하고, 해결을 시도할 수 있는 현장에 속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교회가 세상에 있는 이들을 찾아가 그들의 필요를 채우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모습으로 예수님이 그랬던 것처럼 ‘육화(肉化)’해야 한다.

세상 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할 성도들에게 꼭 필요한 사람은 그들에게 영적으로 삶의 방향을 잡아 줄 목회자들도 필요하지만, 그들 곁에서 함께 걸어가면서 인도해 줄 평신도-지도자가 필요하다. 결국 이들을 세우고 훈련시켜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도 목회자의 중요한 사역이다. 교회는 이제 목회자 중심이 아니라 수혜자인 성도 중심으로 사역과 조직과 프로그램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평신도들은 교회뿐만 아니라 세상에서도 의미 있는 지도력을 발휘하기 원하고, 세상 속에서 자기들이 매일 겪고 있는 실제적인 문제에 대해 성경적이면서도 구체적인 과정과 실제적인 해결을 원한다. 이제 목회자와 평신도는 함께 머리를 맞대어 이들을 돕고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지도력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목회자와 평신도는 서로를 돕고 서로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목회자와 평신도가 함께 만들고 사역하는 모델을 찾아야 한다.

세상은 강력한 시스템이다. 학교는 입시라는 강력한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고, 대학은 취업을 중심으로 시장의 논리에 의하여 움직인다. 70~80년대에는 가수가 노래했지만, 지금은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소비자에게 맞는 가수를 찍어내는 시대이다. 교회가 성도들을 바르게 가르친다고 성도들이 세상 속에서 바르게 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교회는 성도들이 세상에서 충분히 승산 있는 싸움을 싸울 수 있도록, 혹 그 싸움에서 예수님처럼 지는 싸움을 싸웠더라도 절망하지 않는 삶의 공동체와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홀로 성경적인 세계관으로 제자다운 삶을 살기란 매우 어렵다,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

교회의 구비뿐만 아니라 교회 간의 연합 역시 필요하다. 요즘 연합 운동에 대한 부정적이다. 교회의 조직적 연합으로 인한 부작용과 일회성 연합 대형 집회의 한계와 부정적 경험 때문이다. 시대를 생각하고 성도들이 살아갈 세상의 견고함을 생각할 때, 교회들의 연합 사역은 반드시, 더더욱 필요하다. 이제는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성도들의 싸움을 지원하고 응원할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사역의 연합이 필요하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새 포도주는 세상과 거꾸로 세워진 하나님 나라와 그 나라를 이 땅에 심기 위해 세운 우주적인 교회다. 지상의 교회와 선교단체가 구성한 조직?시스템?인력?전략?프로그램은 유한하고 불안정하다. 시대의 변화와 상황, 성령의 인도에 따라 탈바꿈해야 한다. 어떤 조직이나 프로그램이 부흥과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는 허황된 믿음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나라의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세상 속 ‘공감의 공간’을 만들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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