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다니면 성적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제대로만 다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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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다니면 성적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제대로만 다니면!
  • 이성원 기자
  • 승인 2014.02.25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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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예배다’의 저자 박철범의 결론
▲ 박철범 씨는 ‘하나님께서는 실패를 통해 겸손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셨다’고 말하는데, 입시를 떠나 평생을 간직해야 할 교훈이라고 강조한다.

신학기가 되었다. 방학 중 그나마 얼굴 좀 비쳤던 아이들이 교회에서 다시 종적을 감출 때다. 공부와 예배 사이에서 방황하는 교회 아이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없을까? 수십 만 부가 팔린 ‘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의 저자 박철범 씨가 최근 ‘공부는 예배다’라는 책을 내놓았다. 여기 답이 있을까? 적어도 박철범 씨가 찾은 답은 만날 수 있다. 거저 얻은 답은 아니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외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빚쟁이가 학교까지 찾아오는 궁핍한 살림 탓에 7번 전학을 했다. 고2 때 비로소 중1 수학책을 보며 공부 시작, 성적이 급상승했지만 입시에서 낙방. 재수의 아픔을 이기고 들어간 서울대 공대를 자퇴, 다시 고대 법대에 입학했다. 말 그대로 ‘파란만장’한 학창시절을 보낸 박철범 씨, 그래서 더더욱 후배들에게 해줄 말이 많다.

공부할 필사적인 이유가 있어야
먼저 궁금하다. 어떻게 해야 공부를 잘 할까? 답은 두 가지. 먼저 올바른 공부법을 알아야 한다. 자기의 약점이 무엇인지 진단이 필요하다. 막연히 집중력이 약하다고 착각하는 아이들이 있다. 알고 보면, 예습이 관건이었다. 예습을 소홀히 하니 수업이 잘 이해되지 않고, 수업이 재미없으니 자연스레 딴 생각에 빠지게 된다.

태도도 중요하다. 선생님만 시야에 들어오도록 맨 앞에 앉는다. 수업을 들을 때는 자습서, 문제집을 옆에 다 펼쳐놓고 비교해서 들으면 3-4배 효율적이다.

방법도 중요하지만 필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비법으로 공부한다고 해도, 하기 싫으면 그만이다. 공부가 지겨워도, 그래도 버티고 앉을 수 있게 하는 ‘필사적인 이유’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신앙을 가진 사람은 오히려 조건이 더 좋아요. 성경의 인물이나, 선교사님, 주변의 모범적인 분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꿈을 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하기만 한다면 그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소망이, 공부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지요. 그것은 어떤 세속적인 동기보다도 강력하고 어떤 위기도 극복하게 합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선 하나님이 나에게 바라는 뜻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성경도 살펴봐야 한다. 기도의 작은 응답을 체험하며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확신해야 한다. 그러면 내 공부가 단지 100점을 받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내 삶과 역사를 움직이시는 하나님의 일을 돕는 것이라는 소명으로 다가온다. 그 에너지는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교회는 학생들이 바로 이 지점까지 오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

“예전에 공부에 관한 책을 쓸 때에는 이런 신앙적인 부분을 빼고 써야 했기 때문에 답답했어요. 사실 공부법 보다 더 중요한 게 왜 공부해야 하는가 하는 이유와 동기거든요. 신앙은 그 이유와 동기를 충분히 줍니다. 이번에 ‘공부는 예배다’라는 책에선 정말 공부 못하던 제가 신앙적인 힘을 통해 어떻게 공부를 잘 하게 되었는지, 제대로 소개할 수 있었어요.”

실패를 통해 얻은 교훈 겸손
박철범 씨도 교회 덕을 많이 봤다. 그는 음식을 가리지 않지만 미싯가루는 못먹는다. 어렸을 때 아침마다 밥 대신에 미싯가루를 먹었다. 하루 이틀은 먹을 만 했는데, 매일 먹으니 신물이 났다. 자고 있는데 누가 배를 걷어차서 놀라 깨어보면 빚쟁이들이 방까지 들어와서 행패를 부렸다. 심지어 학교까지 찾아왔다.

살 곳이 없어서 대구, 부산을 오가던 시절, 외할머니가 계신 구미 칠곡군에서 어머니가 보낸 생활비로 살게 된다. 이마저 어렵게 되자 거리로 나앉게 될 형편. 집을 달라는 간절한 할머니의 기도가 통했던지, 교회에서 부엌에서라도 살게 허락해 주었다. 나중엔 교회 어떤 분이 이사 가면서 살던 집을 그냥 쓰라고 내주었다. 기적 같은 일이었다.

이때를 회상하며 쓴 책이 ‘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 시골에서 중학교를 다니다가 구미 도시의 고등학교를 가니, 거긴 정말 ‘천재’들만 모였다. 수학 점수는 70점에서 25점까지 떨어지고 반에서 꼴찌가 되었다. 그러나 고1이 끝날 즈음에 정신 차리고 시작한 공부. 놀랍게도 6개월 만에 1등으로 올라섰다.

“환경이 안좋아서 얼마든지 비뚤어질 기회도 많았죠. 신앙생활을 통해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을 수 있었어요. 할머니의 영향도 컸고요. 할머니가 매질까지 하시면서 저를 붙잡았죠. 성경을 읽으셔도 어떻게, 아이들은 채찍으로 때려도 죽지 않는다는, 그런 말씀만 쏙쏙 외우시면서 때리셨어요. 내가 성경대로 너를 다룬다고 하시면서요.”

고3이 되어서도 열심히 공부했다. 신앙생활도 나름대로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학입시에서 떨어졌다. 실패했다는 아픔보다도, 내가 믿고 있던 것이 가짜였나, 하는 의심으로 가슴이 철렁했다. 살아있지도 않은 하나님을 내가 있다고 믿었나?

“그때 성경에서 욥기와 요나서를 읽으며 많은 도움을 얻었어요. 특히 요나를 좋아해요. 그가 죽게 될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돌아보죠. 내 삶이나 마음가짐에 무슨 잘못된 게 있었던 건 아닐까. 하나님이 말씀하시고 싶었던 건 무엇일까. 그렇게 접근했더니 문제가 보이더라고요.”

성경, 찬송이 공부에 유익해
교만이었다. 꼴찌에서 1등으로, 성적이 갑자기 오르면서 겸손을 잃었다. 선생님의 수업 방식이 맘에 들지 않았다. 느리게 나가는 진도가 짜증났다. 사실은 아닌데, 다 알고 있다며, 그저 빨리 시험이나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나님께선 실패를 통해서 겸손의 중요성을 깨우쳐주셨다. 입시를 떠나, 평생 간직해야할 교훈이었다.

“그래서 재수 때에는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공부했죠. 학원에서 수업을 들을 때에도 수업에 집중했어요. 매일 아침 성경을 읽는 것으로 시작했어요. 성경을 읽으면 마음의 평안함이 하루 종일 유지되니까요. 또 통일찬송가에서 제가 알고 있는 찬송은 모두 하루에 한곡씩 아침마다 부르는 거예요. 그러면 종일 공부하면서 흥얼거리게 되고, 마음이 가라앉더라고요.”

재수해서 서울대 공과대학에 합격했다. 그러나 적성에 맞지 않아 다시 시험을 봐서 고려대 법학과에 들어갔다. 이런 경험을 나누고 싶어서 ‘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이라는 책을 썼는데, 수십만 권이 팔렸다. 지금은 ‘데이스터디(www.daystudy.co.kr)’라는 공부 관련 포털의 대표로 있으면서 학생들의 공부를 돕는 일을 하고 있다. 공부와 예배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이들에게 그는 이렇게 충고한다.

“사람들은 대개 자기가 하는 일이 안 풀리면 그 이유를 외부에서 찾고 싶어 하죠.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교회 탓을 합니다. 저는 교회 안다니는 사람에게도 일요일에는 공부하면 안된다고 말합니다. 일요일에 ‘공부해야 하지 않나’ 불안한 것 자체가 문제예요. 지난 일주일동안 치열하게 공부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일주일간 밀어붙이듯이 공부해서 일요일에는 아주 다운될 정도가 되어야 하죠. 푹 휴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월요일부터 달리는 거죠. 그게 효과적입니다.”

학업 때문에 교회에서 멀어지는 학생들의 발걸음을 되돌리려면 교회가 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는 여러 교회에 공부와 신앙에 관한 강의와 컨설팅을 해주고 있는데 반응이 좋다고 한다. 그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체험, 공부가 예배가 되고 예배가 공부가 되는 노하우를 나누고 싶다. 결론은 이거다. 교회 다니는 게 성적 올리는데 훨씬 유익하다는 것. 다만 이것을 잊지 마라. 다니려면 제대로 다녀라! 괜히 교회 탓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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