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전하는 복음에서 ‘삶으로 전하는 복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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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전하는 복음에서 ‘삶으로 전하는 복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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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2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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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기 (서울대 기독인 연합 학부 대표)

새 학기가 됐다. 이제 캠퍼스는 신입생들과 청년들의 기운찬 움직임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하지만 캠퍼스 선교를 준비하는 선교 기관들과 단체들의 고민은 만만찮다. ‘복음에 대한 거부’가 주된 이유다. 이 고민들을 서로 공유하고 새로운 전도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 학원복음화협의회가 ‘캠퍼스 선교 포럼’을 열고 캠퍼스 선교의 새 방향을 제시했다. <편집자 주>

현재 캠퍼스에서 이뤄지고 있는 기독교 복음의 전파 형태는 어떠한 지 살펴보고자 한다. 2013년 한해 서울대에서 이뤄진 전도 사역에 관해 정리하면 크게 ‘노방전도’와 ‘집회를 통한 전도’로 나누어 볼 수 있겠다.

노방 전도는 서울대 학내 캠퍼스에서 선교 단체 또는 외부 단체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전도 퇴치 카드’에서 볼 수 있던 것처럼 가히 호의적이지는 않다.

학생 사회의 큰 사건들과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거나 꺼리는 이유에 대한 통계 자료는 우리에게 분명한 것을 시사한다. 그것은 목회자의 부도덕한 관행, 교회의 스캔들, 복음 전도자의 강압적 태도 등 표면적으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그들이 하는 말과 그들의 삶이 유리되어 있음’이라는 이유로 축약되지 않는가 싶다.

현재 학생들은 본인이 예수와 기독교 복음에 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이러한 학생들의 생각 토양은 학생들로 하여금 ‘말’로 전해지는 복음에 관해 더 이상의 궁금함이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학생들은 자기 주변의 그리스도인의 삶이나 언론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대형 교회의 여러 가지 추문들에 관해서는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그 말은 여전히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선과 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해석해도 좋을 듯하다. 그들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 대해 실망하는 것을 미뤄 보건대 말이다.

한 해 동안 사역을 해 본 결과 전도에 관해 생각해 볼 때 기독 청년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예수의 복음’에 관한 이해라는 생각이 든다. 기독 학생들도 전도를 하면서 기존의 익숙한 전도방식에 대한 고민을 많이 갖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 거기에는 말로써 전해지는 복음에 관한 회의감도 다소 포함되어 있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그리스도인들이 신자와 비신자를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생각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글 복음이라고 생각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경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노방 전도든 집회 전도든 예수에 관한 소식을 나누는 것은 중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전부라고 여기는 순간 우리는 예수의 복음에 관해 도입부도 밟지 못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예수가 한 말뿐 아니라 그 분의 삶 전체가 복음이듯이, 우리 학생 기독인들 역시 말과 유리되지 않은 삶으로 복음을 증거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학생으로서는 자신의 과에서의 생활에 충실해야 한다. 자신의 생활권이면서 누구와도 친구로 지낼 수 있는 공간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우리는 선교 단체와 기독인 커뮤니티로 게토화 되지 않은 모든 사람과 부대끼며 살 수 있는 공간에서 가장 많은 활동력을 발휘해야 한다. 예수의 복음은 세리와 창녀들과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학생들이 반응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았을 때 과연 교회가 세상 속에서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고 청렴한 모습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청년들이 자연스레 교회를 찾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 과연 교회가 세상의 소망일진대, 원래의 교회의 기능이 그렇듯이 사람 간의 교제를 회복시키고 사회의 약자를 돕고 불의에 대해 분투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또한 시대적 과제 앞에 문제를 제기하고 관심을 독려해 시대적 선구자의 노력을 한다면 이런 본래의 교회의 모습은 청년들의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교회로 유도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말로 전하는 복음에 합하여 우리의 삶으로 복음을 완전하게 증거하기 위해 그들과 가까운 삶의 거리를 유지해야 하고, 가까이서 그들의 영적인 필요를 보고 채워줄 수 있는 학생들이 되어야 한다. 또한 시대와 사회의 과제에 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전도자들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단지 전도의 문제뿐만 아니라 학생 사회 전반을 인도할 수 있는 탁월한 자리로 기독인들의 자리를 안내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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