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 한국교회 개혁의 원년으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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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년, 한국교회 개혁의 원년으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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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1.14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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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윤석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총무)

‘2014년 한국교회에 바란다’는 주제를 듣고, 청년입장에서 생각해 보았다. 어떤 바람을 가지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문득 이런 의문이 들었다. 지금 한국교회에 바랄 것이 있을까? 혹은 바람을 갖는 것이 가능한 일이기는 할까? 딱히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던 건 아마도 바랄 것이 너무 많아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새 해의 시작이니만큼 희망찬 이야기를 해야 할 터인데 우울한 이야기를 좀 해야 할 것 같다. 현실이 그러니 말이다.

청년에 관한 어떤 이야기가 적절할까 생각하다 보니 떠오른 것이 교회를 떠나는 청년들의 이야기였다. 이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것이 아니다. 2005년 발표된 종교인구조사를 보면, 전체적으로 개신교 인구가 95년부터 10년간 14만 3천여명이 감소했는데, 세대별로 볼 때 청년층의 감소폭은 더욱 컸다고 한다. 청년층의 감소로 교회의 미래가 어둡다는 위기의식에서 설문조사 등을 통해 문제와 원인을 분석한 몇몇 자료들과 기사들도 확인해 볼 수 있지만, 한국교회가 지금까지도 그다지 달라진 모습은 없어 보인다.

한국교회는 여전히 한결같다. 교회세습, 헌금유용 혹은 오남용, 교회건축, 목회자들의 문제(납세, 성범죄 혹은 불륜, 비리 등) 등 세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이 줄어들 줄 모른다. 게다가 문화의 측면에서 볼 때도 변해가는 세상에 비해 교회의 문화는 너무나도 고리타분하다. 강압적이고 권위적이며, 배타적이고 일방적이다. 너무 부정적인 모습만 부각시킨다고 할지 모르겠으나, 좀 스스로 솔직해 진다면 이런 부정적 표현들이 한국교회의 아주 그리고 너무나도 일반적인 모습들이 아닌가 한다.

차라리 신앞에 솔직히 ‘우리는 이래요’라고 겸허하게 말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입으로는 온갖 선하고 긍정적인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표리부동이다. 그러니 청년들이 교회에 실망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런 면에서 조금 달리 생각해보면,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는지 모르겠다. 2015년이면 다시 종교인구조사가 있을 텐데, 한국교회가 위기의식을 가지고 자성하여 스스로 지금의 길을 되돌리기도 전에 매우 암울한 결과를 확인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문제는 실제 개교회에서 이런 위기의식이 공감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는데 있다. 확언할 수 없는 이유는 모든 교회를 다 만나보지 않았기 때문일 뿐이지, 충분히 추정가능하다. 그 이유는 교회의 양극화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 대형교회는 청년들이 많이 모여 있으니 큰 걱정이 아니다. 소형교회의 경우는, 청년이 아예 없거나 가족관계로 얽혀 있거나 청년수가 줄더라도 비중이 낮다 보니 청년인구수 변동에 민감하기 어렵다. 하여 전체적으로 개신교 인구, 특히 청년들이 줄어가는 건 잘 보이나 그 원인이 되는 문제들의 변화, 즉 교회의 변화는 보이지 않는 이 기가막히게 자연스러운 현상은 비로소 이해가 간다.

2014년 한국교회에 대한 어떤 바람을 가져본다면, 그 내용이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어떤 변화를 전제하고 있다. 그리고 변화라는 것은 스스로 느낄 때에만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스로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변화란 억압과 강요에 불과할테니 말이다. 2014년은 갑오농민전쟁 120년을 맞이하는 해인데,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부정적 모습을 스스로 개혁해 나갈 의지를 굳건히 하는 교회개혁의 원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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