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교회 결산] ‘교회의 본질’에 대한 깊은 숙고와 성찰 … 일치의 진정성 ‘선교’를 통해 구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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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교회 결산] ‘교회의 본질’에 대한 깊은 숙고와 성찰 … 일치의 진정성 ‘선교’를 통해 구현해야
  • 특별취재팀
  • 승인 2013.12.1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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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주의권 VS 에큐메니칼

최형근 교수•서울신학대학교 선교학

복음주의교회들, 세속화된 교회에 성경적 대안 제시
로잔과 WEA 등 WCC 총회 참여로 유연한 대화 나서

2013년 글로벌 기독교의 화두는 교회론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

글로벌 기독교는 전반적으로 세계경제의 불안정과 불균형, 그리고 글로벌 문화의 혼재현상으로 인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심화되고 있는 종교다원주의의 도전과 세속화, 그리고 교회의 신뢰도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인해 복음주의 기독교 진영에 속한 복음주의 신학자, 목회자,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은 올 한 해 동안 “복음의 의미”와 보냄 받은 세상 가운데서 “교회의 본질과 존재양식”에 대해 깊이 숙고할 뿐 아니라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방식에 대해 심각한 질문을 제기했다. 이러한 양태들은 본질적인 부분들에 더욱 천착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11년 타계한 존 스토트(John Stott)의 마지막 저작인 “급진적 제자도”(Radical Discipleship)가 제시한 주장과의 연장선상에서, 미국 복음주의 진영(프랜시스 챈, 데이빗 플랫, 팀 켈러 등)에서 나온 주요 화두들 가운데 하나는 “급진적”(radical) 갱신과 회심에 대한 강조이며, 이는 한국교회가 처한 위기상황에 대해서도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미국의 “선교적 교회 운동”(missional church movement)은 복음주의 진영의 신학교들과 교회들에게도 파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한국교회의 위기상황을 감지한 소수의 신학자들/목회자들과 평신도 지도자들이 본질과 괴리된 크기와 숫자 중심의 교회의 모습을 반성하고 새로운 대안들을 제시하는 고뇌에 찬 시도들이 주변부에서 부상하고 있다. 복음주의의 신학적, 선교적, 그리고 목회적 길라잡이로서 로잔언약과 마닐라 선언문, 케이프타운 서약과 다양한 로잔 문서들은 복음과 교회와 세상에 대한 선교적 해석학을 제시하며 오늘날 본질과 괴리되고 복음을 왜곡하는 세속화된 교회들에 대한 예언자적 외침이자 성경에 근거한 대안적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2013년 한 해 세계 복음주의와 연관된 이슈들은 다양한 이유들로 한국교회가 연관되어 있다. 지난 2월 초, 국제로잔위원회는 2004년 로잔 방콕포럼 이래 로잔운동을 이끌어 온 덕 버드셀(Doug Birdsall) 총재 후임으로 40대 초반의 한국계 미국인 마이클 오(Michael Oh, 한국명 오영석) 목사를 지명했다. 마이클 오의 지명은, 단순히 한국교회의 위상의 반영 뿐 아니라 글로벌 복음주의 선교운동이 보다 젊고 생동감 있는 차세대로의 전환을 보여주며 다수세계 교회와 서구교회의 가교를 놓고 글로벌 선교운동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한편 지난 6월 덕 버드셀 전 총재는 미국성서공회 이사장으로 지명되어 3월부터 업무를 시작했으나, 여러 이유들로 인해 짧은 임기의 이사장직을 사임하고 암 투병을 하고 있다. 미국 복음주의 진영의 주요 인사들 가운데, 덕 버드셀 뿐 아니라 소저너스를 이끌고 있는 짐 월리스(Jim Wallace)도 암수술을 했으며, 새들백 커뮤니티 교회의 릭 워렌 목사의 아들이 자살한 사건은 많은 충격을 주었다.

로잔운동은 지난 6월 인도의 뱅골라에서 글로벌 지도자 포럼을 열었다. 이 포럼은 인도 복음주의협회(Evangelical Fellowship of India)의 초청으로 350명의 글로벌 기독교 지도자들이 참여하여 케이프타운 서약에 대한 평가와 적용을 논의했다.

이 지도자 포럼에 바로 이어, 아시아로잔 교회지도자포럼이 장신대에서 열려 98명의 중국교회 지도자들을 포함하여 300여 명의 선교 지도자들이 참석하였다. 이 포럼은 오늘날 중국교회를 로잔운동의 신학과 정신에 근거하여 “선교중국”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귀중한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2014년 10월에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복음주의 연맹(WEA) 서울총회를 위한 준비가 한기총의 분열 및 국내외로 파장이 확산된 J목사 이단논란과 같은 복음주의 진영의 혼란으로 작년 한 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에도 그 논쟁이 지속되어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특히 세계총회 준비와 연관하여 WEA의 준비의 주체로서 한기총을 옹호함으로 인해 반쪽 총회를 염려하는 한국복음주의협의회(KEF)와 갈등을 빚게 되었으며, 결국 WEA 회장 김상복 목사의 사임으로 이어졌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WEA 총회가 비정상적으로 흐르지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월 아시아 복음주의연맹(AEA) 주최로 “삼위일체 하나님: 창조, 교회, 완성”이라는 주제로 태국 방콕에서 열린 회의는 아시아의 신학적 관심이 총체적이고 건전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교와 생태계 문제, 교회의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한 관심은 로잔신학, 특히 케이프타운 서약의 통전적 주장들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난 10월 부산에서 열린 WCC 10차 총회는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로잔의장인 마이클 오의 연설과 WEA 위원장인 토마스 슈마허의 참여로 인해 복음주의 진영의 주장하는 ‘불변하는 복음’에 대한 분명한 입장과 함께 에큐메니칼 진영과 더불어 글로벌 의제들을 함께 다루어 나가려는 개방적이고도 유연한 자세를 보여주었다.

이제 2014년을 바라보는 글로벌 복음주의 진영의 기대와 염려는 다층적으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 역사를 통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교회는 그 도전들에 대응할 수 있는 방식들을 구비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복음의 능력, 즉 십자가와 부활의 능력이며 종말론적 공동체로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삶의 방식일 것이다. 내년에는 2010년 제3차 로잔대회에 이어 WEA 총회가 분단의 비극을 안고 있는 한반도에서 개최된다.

또한 2014년에는 로잔운동 40주년을 기념하여 로잔 국제리더십회의가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다. 이 회의는 로잔의 과거를 회고하고 현지를 직시하며, 미래의 도전과 기회를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전 세계 복음주의 진영이 글로벌 기독교 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모든 교회는 궁극적인 인류의 소망의 이유를 묻는 자들에게 대답할 것을 항상 믿음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이홍정 목사•예장 통합 사무총장

오순절운동의 저변확대, WCC 총회에서 영향력 확인
기구중심의 에큐운동 한계…지역교회 중심 새틀 짜야

세계교회협의회 제10차 부산총회가 막을 내리고 세계교회라는 성막은 지역의 구체적 삶의 정황 속에서 상호의존적 관계성을 심화시키며 함께 정의와 평화와 생명을 향한 선교적 순례의 여정을 떠났다.

부산총회는 1961년 제3차 뉴델리 총회에 이어 52년 만에 두 번째로 아시아 대륙에서 개최되는 총회로 한국교회로서는 기독교선교 130여 년 만에 세계교회를 초대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전 세계 110개국의 349개 회원교단에서 5억 6천 만 명을 대표하는 826명의 총대를 포함하여 약 9,000여 명이 모인 부산총회는 규모와 그 운영에 있어서는 역대 최대의 총회로 기록되겠지만 이후 역사적 에큐메니칼 영향력에 대해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른 단계이다.

세계기독교의 인구지도가 급격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2025년이 되면 전 세계 26억 명의 기독교인 가운데 라틴 아메리카와 캐리비안,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교인이 12억 7천 3백 만 명이 되어 약 49퍼센트에 달하게 될 것이고, 2050년에는 전 세계 30억 명의 기독교인 가운데 아프리카에 거주하는 교인이 50%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반면에 유럽의 기독교인은 2025년이 되면 5억 5천 5백 만 명으로 정체되어 세계 기독교인의 21%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오순절운동이 세계교회의 저변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런 면에서 부산총회는 세기를 가르는 교회사의 새로운 분수령이 된 것이다.

또한 부산총회는 학제 간 융합시대의 흐름에 맞게 정의와 평화와 생명을 통합한 주제를 채택하였고 정의와 평화와 생명을 추구하는 에큐메니칼 선교와 교회의 일치는 동전의 양면임을 천명하였다. 선교의 진정성은 일치를 통해 입증되어야 하고 일치의 진정성은 선교를 통해 구현되어야 한다. 부산총회의 이 같은 정신은 다양한 정책문서들, <공동의 비전을 향한 교회>, <하나님의 창조와 우리의 일치>, <함께 생명을 향하여: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선교와 전도에 관한 에큐메니칼 확언>, <만물의 생명과 정의와 평화를 위한 경제>, <정의로운 평화로의 에큐메니칼 부름> 등을 통해 선언되었다. 이 문서들은 해설서를 만들어 지역교회에 배포하고 교육을 통해 공동의 이해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는 중요한 문헌들로 부산총회 이후 한국교회의 일치운동을 한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부산총회 이후 한극교회의 일치운동의 지형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는 미지수이지만 분열의 고착화로 이어지지는 말아야 한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아시아기독교교회협의회는 WCC 부산총회를 아시아총회로 인식하고 총회 기간 중 아시아 본회의를 주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아시아에서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인권문제와 AIDS 문제를 지속적인 선교의 과제로 부각시키고, 아시아의 잦은 자연피해를 위한 항시적 연대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별히 아시아교회들의 일치를 위한 노력으로 1996년부터 로마천주교회의 아시아비숍회의, 아시아복음주의연맹과 함께 AMCU(Asian Movement for Christian Unity; 아시아기독교일치운동)을 전개하였고, 올해 제 6차 회의는 세계교회협의회, 천주교 교황청 종교간 대화국, 세계복음주의연맹이 공동으로 발표한 문서인 “다종교세계에서 기독교의 증언”을 주제로 태국 방콕에서 개최하였다. 한편, 올해 필리핀교회협의회는 창립 50주년 희년을 기념하였고, 미얀마 침례교는 선교 200주년을 기념하였다. 이외에도 에큐메니칼운동의 저변확대와 조직화를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인 에큐메니칼 활동가 교육을 실시하였다.

세계개혁교회커뮤니온(WCRC)이 1948년 이후 65년 동안 터를 잡고 있던 제네바를 떠나 독일 하노버에 있는 독일개신교회 소속 칼빈 센터로 이전했다. 1948년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제네바로 사무실을 옮긴 WCRC (당시 세계장로교연맹)는 그동안 WCC를 비롯해서 루터교 세계연맹(LWF), 세계기독학생회총연맹(WSCF) 등과 함께 에큐메니칼 센터에서 동역해왔다.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부금을 유로와 미국 달러로 받고 있는 WCRC는 스위스 프랑으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차손 폭이 커지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독일 이전을 결정했고, 독일로 이전한 뒤에는 매년 2억 3500만 원 정도를 절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구중심의 에큐메니칼운동은 혹한기에 접어들고 있다, 21세기 세계교회는 전(全)교회가 전(全)복음을 전(全)세계에 전하기 위해 일치를 기반으로 한 협의회적 선교운동을 새롭게 전개해 나가야만 한다. 전 지구적 차원에서 지역상호간 치유와 화해의 생명망짜기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지역교회를 중심으로 한 에큐메니칼운동의 재구성은 필연의 과제이다.

지역 에큐메니즘(Local Ecumenism)의 구현을 위해 아래로부터의 일치의 과정을 강화하고 탈 기구적 지역교회연합을 지향하며 에큐메니칼하게 지속가능한 지역교회 성장을 위한 지역 에큐메니칼 사업을 전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자기 비움과 상호의존성의 영성과 전략이 에큐메니칼운동의 원리가 되는 계절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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