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교계 결산] 통일·연합사업·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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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교계 결산] 통일·연합사업·여성
  • 특별취재팀
  • 승인 2013.12.1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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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이기주의에 무너진 연합 ‘후유증’ 심각

통 일
정전 60주년 맞이한 한국 교회
‘치유 화해 평화’의 목소리 높여

정전 60주년을 맞은 한국 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 ‘평화’에 대한 열망이 드높았다. 연초 전쟁위기까지 몰아갔던 냉각된 남북관계를 풀고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 담론을 열어가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예장 통합은 정전협정 60주년을 앞두고 ‘민족의 치유와 화해, 평화통일을 위한 3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는 기도와 캠프, 북한 구호와 새터민 돕기 등을 사업을 내세웠다.

▲ 평화열차가 평양을 통과하지는 못했지만 세계 교회에 한반도 분단의 문제와 통일의 시급성을 알리는 역할을 감당했다.
WCC 총회도 주최국인 한반도의 평화 문제를 깊숙이 다뤘다. 공식 프로그램으로 ‘평화열차’를 가동, 베를린으로부터 시작되는 대장정을 시작했다. 평양을 관통해 부산까지 통일의 열기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은 개성공단 정상화 등으로 가능성이 엿보였지만 우리 정부의 원칙적인 태도로 인해 결국 불발되고 말았다. 하지만 독일과 러시아, 중국을 잇는 평화열차의 여정 가운데 한반도 분단의 문제를 세계인들에게 알리고, 평화의 중요성을 나누는 의미있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WCC 총회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관한 성명서’가 채택됐다. 성명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강하게 주문했으며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가 인권상황을 악화시킨다는 비판도 담아냈다.

인간의 안보를 가장 중요시한 WCC는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촉구했으며 더불어 남북교회 교류 프로그램과 비무장지대의 평화구역 전환, 평화협정 체결 등을 강조하며 세계교회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에큐메니칼 일각에서는 북한 정권의 탄압에 의한 ‘북한인권’ 문제가 다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WCC 총회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보수권에서는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아 한국전에 참전한 해외 용사들을 찾아다니며 ‘보은메달’을 선물하는 등 형제 국가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북한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북한의 실질적 권력자인 장성택이 숙청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한 정권의 예측 불가능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질 권력층의 붕괴가 김정은 중심의 새로운 권력 강화를 위해 강경책으로 선회하게 될 경우 남북관계는 다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이현주>

연합사업
‘이권’이 목적된 후 연쇄적 손실과 갈등 일어

해결 없는 찬송가 사태로 성경 반포 등 악영향
연합사업 불신에 저작권자까지 권리 주장 나서

찬송가공회로부터 시작된 연합사업의 파행은 서회와 성서공회 등에 타격을 입혔다.

‘연합’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목적이다. ‘무엇을 위해 연합할 것인가’. 이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 교회 연합사업은 이 목적을 상실했다. ‘하나님을 위한 연합’이 아니라 ‘이권’이 목적이 됐고, 결국 목적지 없이 떠다니는 ‘난파선’과 같은 모양새다. 서로 상처내며 부서지고 할퀴어지길 수차례, 이제는 회생의 기미조차 힘겨워 보인다.

지난해 주무관청인 충남도청으로부터 ‘법인설립 허가 취소’ 통보를 받은 재단법인 찬송가공회는 교단들의 외면 속에서도 살 길을 찾아 법적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복잡한 경우의 수 가운데 법원조차 여러 판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판결을 유보한 상태. 이런 가운데 그나마 찬송가공회를 지탱하던 예장 통합이 지난 9월 총회에서 “찬송가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교단 모임을 만들라”는 주문을 내놓으면서 재단법인 공회와 거리두기에 나섰다.

찬송가공회의 변칙과 파행으로 피해를 입은 대한기독교서회는 법원 판결을 기다리며 원래의 찬송가공회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당초 “성경과 찬송은 성물이지 상품이 아니다”라며 일반출판사들의 무한경쟁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낸 바 있는 서회는 결국 찬송가가 상품으로 전락하고 이권싸움으로 얼룩지면서 저작권조차 모호한 상황에 처한 현실을 보며 개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찬송가 문제 해결을 위해 3번이나 사장을 맡았던 정지강 사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후 서회는 신임사장 선출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일에 예장 통합에서 강력한 후보를 추천했지만 서회 일각에서는 “통합이 찬송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서회 사장을 배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불법적으로 재단법인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교회적 불신이 높아진 공회에 저작권을 양도하지 않겠다는 저작자들이 늘어나면서 현재 사용중인 21세기 찬송가가 엄청난 저작권 분쟁에 휘말릴 위험을 안고 있다는 사실.

이미 6명의 저작자들이 소유한 10여 곡에 대한 저작권료가 1억 5천만원 가까이 공회에 청구된 가운데 비용 지급을 미루는 공회를 불신한 저작자들이 아예 출판사들에 저작권료 청구를 하고 나서 문제가 확산되고 있다. 저작권료 청구를 통해 알려진 비용은 1년 치만 1억원 이상. 불과 10여 곡의 저작권료라고 할 때 저작권을 주장하는 작가들이 늘어날 경우, 한 마디로 지금의 찬송가 사용은 불가능한 현실에 처하게 되며 성경 찬송의 막대한 비용의 증가도 감수해야할 상황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찬송가의 혼선이 각종 연합사업에 연쇄적인 후유증을 남긴 가운데 성서공회 역시 국내 성서반포 감소를 감수해야만 했다. 성서보급 감소를 보고한 성서공회는 모바일 성경과 해외 성서수출로 활로를 찾고 있다. 찬송가공회가 지난한 싸움을 시작한 사이 소셜 네트워크 등 문화적 환경의 변화가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 있고, 이제는 더 이상 종이 성경과 찬송이 필요 없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

이 같은 변화를 체감한 성서공회는 스마트폰용 모바일성경과 아이패드용 연구성경을 출시했으며 올해는 USB성경을 선보여 신학자와 목회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여전한 경쟁에 시달리는 기독교계 방송 사업은 지난 10월 극동방송 신사옥 완공 후 더 거센 경쟁 앞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현재 한국 교회 연합으로 운영되는 방송사업은 CBS 기독교방송과 CTS 기독교TV 두 곳. 여기에 대형교회가 대주주로 참여하는 C채널과 굿TV, CGN에 이어 극동까지 TV방송을 선언하고 나서면서 6개 방송사가 난립하는 무한경쟁 체제로 들어가게 됐다. <이현주>

여 성
여성 리더십 돋보인 해, 군종 문호도 개방
위안부 공감대로 남북여성 첫 만남도

지난 2013년에는 여성들의 활발한 활동이 여러 곳에서 드러나는 해였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11월에 열린 WCC 총회에서 한국의 15개 기독여성단체들이 한마음으로 한국여성과 한국교회여성을 위해 워크숍 프로그램을 마련해 진행하는 등 활발한 여성대회가 개최됐으며, WCC 아시아 의장으로 이화여대 전 총장인 장상 목사, 중앙위원으로 배현주 교수가 선출되면서 여성의 리더십이 세계를 향해 나아갔다.

또 같은 달 중국 심양에서 남북 여성단체 실무자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 ‘일본군성노예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해외여성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번 토론회는 여성들이 나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북 해외 여성들의 공동대응 활동 내용들을 논의하는 자리라는 의미와 함께 그동안 단절됐던 민간사회문화 교류가 새롭게 재개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고 평가받았다.

군종장교 가운데 ‘여성목사’를 만날 수 있게 된 점도 주목된다. 국방부가 내년부터 군종병과로 임관하는 장교에 여성도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군별로는 육군 9명, 해군 2명, 공군 3명이다. 현행 군인사법에는 군종 및 법무장교 임관 자격을 1년 이상 성직자 경력은 중위, 2년 이상 성직자 경력은 대위로 규정하고 있다.

여성 군종장교는 장병들의 심리적 안정과 상담 효과 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으며, 보수 교단의 여성안수 시행에도 자극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첫 여성대통령이 취임했다.

기독교계는 성명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 정부가 대한민국의 사회,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모든 영역에 정의를 구현하고 그 위에 사랑과 자비를 더하는 진정 하나님이 기뻐하는 위정자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다문화 가정에 따른 몰이해에 따른 인식개선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문화 가정이 겪는 어려움으로 △이주여성의 문화적 부적응 △다문화가정 아동의 사회 부적응 등이 부각됐다.

특히 문화부적응 문제에 있어 남편이나 시댁이 외국인 아내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프로그램의 필요성과 함께 참여 프로그램을 이주여성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가 함께할 수 있는 영역으로 확대가 요청됐다. <김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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