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 진보-보수 ‘시국 선언’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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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계 진보-보수 ‘시국 선언’ 제각각
  • 김동근 기자
  • 승인 2013.12.1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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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사태와 현상 놓고 단체-교단들 엇갈린 시각

종교계의 시국 선언이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시국 미사 이후 타 종단들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기독교계의 시국 기도회와 시국 선언 또한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계의 경우 보수-진보로 양분된 상황. 보수측은 정권 친화적인 반면 진보 교단과 단체들은 정권 퇴진까지 요구하는 등 그 대립각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

지난 12일 북한인권한국교회연합, 기독교사회책임,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나라를 사랑하는 기독교인들’은 서울 연지동 다사랑에서 ‘목사ㆍ장로 시국 선언’을 통해 나라의 안정을 촉구했다.

북한인권한국교회연합 상임대표 이종윤 목사는 “국민이 선거를 통해 뽑은 대통령을 헌법에 저촉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국가를 혼란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이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홍재철 목사)도 13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한 시국선언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에는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정몽준, 김무성 의원 등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한기총은 “종교 지도자들의 사명은 갈등과 분쟁이 있는 곳에 사랑과 평화를 전하는 것인데, 정치 이념에 물든 몇몇 이들이 사제복과 승복을 방패삼아 정치 투쟁, 사회 분쟁에 나서는 것은 반종교이자 반사회적 행위”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또한 참가자들과 함께 △국론 분열 세력 규탄 △대한민국 영토 주권 사수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사죄 △막말 의원 사퇴 △남북 평화통일 이룩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진보 교계들도 시국을 염려하며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행동을 같이 하고 있다.

예장 통합 김동엽 총회장은 지난 5일 발표한 대림절 목회서신을 통해 “우리 총회는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과 국방부사이버사령부의 개입으로 인한 국론 분열, 정치권의 비정상적 국회 운영, 민생문제의 소외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며 “이것은 우리가 소중히 지켜온 민주주의와 국민의 주권을 무시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또한 “정부가 성직자의 말씀 선포 사역에 대해 감시, 고소 및 수사를 하는 행위는 자유로운 종교 활동과 언론의 자유,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이에 총회는 이 일 중심에 있는 책임 있는 당국자들의 사과를 요청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사후 대책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 또한 지난 12일 시국 선언문을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사제단은 “정의와 평화는 모든 종교인들이 지키고 추구해야 할 첫 번째 덕목”이라며 “사회가 부패할 때 소금의 역할을, 진실이 탄압받는 어둠의 시대에는 빛의 역할을 하는 것이 종교인들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있는 행동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국민에 대한 마녀 사냥식 종북 몰이와 선동, 탄압 즉각 중단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의 진실 보도 등을 요청했다.

오는 16일은 진보 교계의 대대적인 시국 선언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박동일 목사)는 오후 2시 향린교회에서 시국 선언 및 기도회를 갖고, 오후 4시 대한문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김영주 목사)가 주최하는 ‘정의, 평화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 기도회’가 열린다. 또한 저녁 7시 청계광장 파이낸스빌딩 앞에서는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의 시국 미사가 거행될 예정이다.

또한 예장 통합총회는 시국 토론회와 금식 기도회를 잇따라 개최한다. 시국 토론회는 오는 19일 오후 2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제1연수실에서 ‘오늘의 시국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비상 시국 금식기도회’는 다음 날인 20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개최한다. 11시부터 1시까지 점심을 금식하며 드려지는 기도회에는 총회 임원, 증경 총회장단, 전국 65개 노회 대표 등을 비롯해 평신도 1천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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